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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강제북송 규탄 결의안 민주당 눈치 보기로 무산
국제사회도 나서는데 당사국이 결의안 채택 못 해
탈북인 실태와 난민 사유 파악이 왜 더 필요한가
中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 체약국 의무 준수하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8 00:02:01
중국이 자국에 억류돼 있던 탈북민 600여 명을 강제북송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나서서 이를 규탄하는 가운데, 당사국인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결의안 하나 채택  못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 중국과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후 억류하고 있던 탈북민 중 600여 명을 북한으로 송환했다. 중국은 탈북민 강제송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탈북민들이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온 ‘불법 이주자’이지 ‘난민’이 아니라는 억지 논리를 대며 탈북민 강제북송을 강행했다. 이들이 유엔 난민지위협약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핑계를 만들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변명에 불과하다.
 
최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OHCHR에 보낸 서한에서 “현재 북한에서는 고문이나 소위 ‘대규모 인권 침해’가 벌어진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에 대해 한결같이 지적해 온 사실을 귀 막고 듣지 않았거나 듣고도 못 들은 체한 것에 지나지 않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가 OHCHR에 보낸 서한의 날짜는 9월13일이다. 그런데 그보다 약 1주일 전인 9월7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북한 인권 상호대화’ 토론회가 열렸고 그 자리에서 제임스 하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은 “탈북민이 송환되면 고문 위험에 처한다는 상당한 근거들이 있다”며 중국에 강제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했을 당시 우리 정부가 탈북민 강제북송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중국이 탈북민 북송을 강행한 것은 한국과 외교 갈등 소지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국회에서는 최근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소위원회가 처리하려던 탈북자 강제북송 규탄 결의안이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국민의힘 태영호·지성호 의원 등이 발의한 결의안에는 중국 정부에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 ‘고문방지협약’ 체약국으로서 의무를 준수하고 탈북민의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외통위 법안소위 8명 가운데 민주당 의원 5명이 이를 반대했다.
 
이들이 반대한 이유는 탈북민 실태나 난민 사유에 대한 현황을 더 파악해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탈북민이 난민이 아니라 불법 이주자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꼴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 소식도 듣지 못했단 말인가?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 동의)로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2005년부터 19년 연속 채택됐다. 더욱이 올해 결의안에는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사건을 반영해 “모든 회원국이 근본적인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며 “특히 (북한과의) 국경 간 이동이 재개된 점을 고려할 때 그러하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5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세계자유회의(WLC)’에서 탈북민 A씨는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탈북한 이들이 제3국인 중국에서 체류하다 북송돼 겪는 고문, 즉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봐 달라”고 호소했다. ‘인권 정당’을 자처해 온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북한의 눈치를 보는 대신 이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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