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요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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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요소수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1 06:30:00

▲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 한 주유소 안내판에 ‘요소수 없음’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체내에서 생긴 노폐물이 용액으로 방광에 저장돼 있다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게 소변이다. 소변 성분 가운데 물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물 다음으로 많은 게 요소다. 성인 남성이 하루에 배출하는 요소의 총량은 약 30g인데, 섭취 음식물의 종류·생리 상태에 따라 양에 차이가 난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요소 배출량이 많다.

성인 남성이 하루에 배출하는 소변량은 1.5ℓ가량 된다. 그 성분은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질병이 생겼을 경우 소변 성분에도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당뇨나 혈뇨가 대표적이다.

포유동물의 오줌을 농축시켜 얻을 수 있는 게 요소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노폐물일지언정 버릴 게 없다는 얘기다. 19세기 일본 도쿄 시내의 공중 화장실 용변을 수거하는 업자가 관청에 돈을 낸 이유다.

요소는 무색 무취의 결정으로 암모니아에 이산화탄소(CO₂)를 집어넣어 만들 수 있다. CO₂와 암모니아(NH3)를 반응시켜 만드는 요소는 생산 기술 자체가 어렵지 않다.

요소에 증류수를 섞어 만든 게 요소수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암모니아를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중국 등 원재료 산지에서 수입하는 것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게 문제다. 대표적인 저부가 제품이기에 수입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국내에서 요소비료 공장이 적자 운영을 계속하다가 문을 닫은 게 2011년이다. 이러다 보니 요소를 100%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걸핏하면 중국에 휘둘리는 이유다.

요소수는 농업용 비료나 정유·철강업계나 폐기물 소각장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쓰인다. 디젤차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필수품이다. 요소수를 넣기 전까지는 시동을 걸 수 없어 디젤 차량에게는 제2의 연료다. 그러니 요소수가 떨어지면 기름이 떨어진 것과 다름없다.

2021년 10월 중국이 요소 수출을 규제하자 우리나라는 물류와 산업이 마비될 뻔한 큰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당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97%에 달했다. 최근 중국이 한국으로 수출되는 요소의 통관을 보류하면서 또 수급 불안감이 커졌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이 재현될까 걱정이다. 한국은 자원 공급망을 틀어쥔 중국이 재채기라도 하면 몸살을 앓는다.

아직도 요소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니 2년 전 대란을 겪고도 깨우친 게 하나도 없는 모양이다. 안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국영으로라도 지어야 한다.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 대란을 막아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

박병헌 디지털뉴스국장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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