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환급률 높은 단기납 종신보험, 따져 보고 가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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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26 06:31:00

보험상품에서 장기 목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으로는 대표적으로 연금보험이 있다. 어떻게 자금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시중금리가 적용되는 일반 연금부터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를 하는 변액연금, 달러에 투자하는 연금 등 그 종류를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각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누구나 쉽게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를 거치고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며 보험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늘어났다. 바로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단기납 종신보험이 그것이다.

종신보험은 아주 대표적인 보장성 보험이다. 필자가 과거부터 이 점을 상당히 강조해 왔던 내용의 기고문들이 있다. 절대 종신보험을 저축보험 또는 연금보험으로 오인하고 가입하면 안 된다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연금 내지는 저축보험보다 더욱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저축성 상품이 아님에도 저축 상품으로 생각될 정도로 환급률이 좋은 상품들이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줄지어 출시됐다.

이에 금감원은 이 상품들이 짧은 기간 동안의 보험료 납입 완료 후 가입 시점으로부터 10년 이내에 원금 이상의 환급률이 달성되는 구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저축보험 또는 연금보험과 혼동할 수 있다고 판단해 환급률을 수정할 것을 각 보험사들에 권고했다. 그 결과 조금 달라졌다고 할 수는 있으나 오히려 10년이 되는 시점에 더욱 높은 환급률을 형성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연금 또는 저축보험에 맞서 새로운 선택지가 된 것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소식이 된 것이다. 다만 주의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한다.

제일 먼저 단기납에 따른 긴 납입기간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납입 기간 만료 이내에 보험계약을 해지할 경우 납입한 보험료의 상당 부분에 대해 손실을 볼 수 있다. 적게는 30~40%에서 많게는 60~100%까지 손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높은 환급률만 보고 가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납입 기간이 아무리 짧다고 해도 최소한 5년 이상은 납입해야 하는 만큼 부담되는 금액 설정은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 연금상품의 경우는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가입 후 해지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2~3년 납입을 한 경우 보통은 해지 환급률이 70% 내외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한 푼도 못 받거나 납입한 원금의 30% 내외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각 보험사들이 내놓은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들의 환급률만 볼 것이 아니라 납입 방법에 대한 부분도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일부 회사의 경우 ‘체감 납입형’이라고 해서 최초 가입한 가입금액에서 일정 기간을 기점으로 납입금액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금 운용에 있어서 어느 정도 탄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에 나름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마다 차감하는 사업비가 다르고 상품운용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10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해지환급금의 환급률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10년이 되는 시점에 원금 대비 30% 이상의 금액이 더해지는 구조의 단기납 종신보험까지 출시된 상황이라 보험시장에서의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이 한층 더 불이 붙은 상황이 돼 버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 머지않아 다가올 금리인하 이슈에 대비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이보다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현재 상황들을 봤을 때 또 하나의 캐시카우(Cash Cow)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사실 높은 환급률을 가져가기 위해 꼼꼼히 상품을 분석해 가입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상품은 연금보험 또는 저축보험이 절대 아니다. 보장성 보험인 종신보험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납입 완료까지 인고의 시간을 잘 버티고 몇 년 이상 거치를 해 둔다면 분명 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중도에 변심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하지 않은 것만 못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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