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물 선관위’ 채용만 조작했을까… “선거 무결성 맡길 수 없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대통령실·총리실

‘편법·조작 채용 일상화’… 선관위 비리 어디까지

감사원, 선관위 전·현직 27명 대검에 수사 요청
선관위 간부 자녀 뽑으려 자리 ‘신설’ 서류 조작
선거 당국 눈치 보는 지자체에 버젓이 ‘인사 청탁’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30 18:35:14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해 5월3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후속대책 발표에 앞서 사과하고 있다.

4.10 총선에서 전산 조작 의혹이 제기된 선거 당국이 10년간 291차례 진행한 모든 경력직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비리나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감사원이 판단했다. 감사원은 비리에 적극 가담한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통상 채용 비리는 조직의 내부 부조리를 감추는 도구로 악용된다는 점에서 사정당국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주목된다.

30일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가 2013년부터 10년간 진행한 경력 채용 291차례를 전수 조사한 결과, 각종 규정 위반이 1200여 건 드러났다. 전·현직 직원 아들·딸, 결혼이 예정된 예비 사위 등 22명이 선관위에 합격했다. 이들 중 12명은 부정하게 채용된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구체적으로 중앙과 지방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자녀 채용을 비공개로 진행하거나 친분 있는 내부 위원으로만 시험위원을 구성해 면접 점수 조작·변조한 사례가 다반사였다. 심지어 선관위 간부의 자녀를 특혜 채용하기 위해 없는 자리까지 만들길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
“4.10 부정선거 의혹 즉각 감리하라”

☞“선관위 전산망 1주만 감리하면 모든 의혹 풀려”

☞[단독] 꼬리 무는 사전투표 의혹… ‘감리’가 답이다

이를 두고 부정선거 수사를 촉구하며 거리 위 ‘블랙시위(선거부정 의혹 규명 운동)’를 수년 동안 지속 해 온 시민 A씨는 본지에 “감사원 감사 결과 선거 당국의 경력직 채용 과정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의 주요 사무를 다룬다는 공직자로서의 공정성과 책임감은 사실상 실종된 것과 다름없는 충격적인 수준이었다”며 “부정선거 수사 촉구 시민은 이미 갈 데까지 간 윤리의식과 비위 사실에 직·간접으로 얽힌 이들이 선거의 무결성을 수호할 거란 기대감은 일찌감치 버렸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감사원의 감사 중간 결과 발표에 따르면 외부 인사가 대다수인 선관위원을 뺀 선관위 소속 상근 공무원 약 3000명 중 4급 이상은 350명 정도다. 이 중 전·현직 49명이 인사 비리 혐의가 드러나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다.

감사원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사안은 신속한 수사 착수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며 “조직·인사 실태에 대해서도 감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신속히 최종 감사 결과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5월 자체 특별 감사에 따라 전 사무총장과 차장 등 4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9월에는 국가권익위원회 고발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입장문을 배포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