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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쉽지 않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1 00:02:30
▲ 김기찬 경제산업부 기자
침 뱉고 뺨 때리는 행동을 다 견뎌 가면서 일하는데 오래 버틸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2년차 사회복지사는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의 도전적 행동(발달 장애인이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 등)으로 업무 피로도가 높아 사회복지사들의 근속연수가 1~2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복지관에서 근무 중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급작스러운 도전적 행동으로 한 쪽 눈이 파랗게 멍들어 있었다. 그럼에도 견디면서 발달장애인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처럼 가뜩이나 업무 강도가 높은데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의 일부 내용이 사회복지사 등 복지 인력의 근무 환경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는 장애 정도가 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24시간 돌봄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광주광역시에서 시범 시행하던 돌봄 지원 사업이다. 올해 6월부터는 20226월 발달장애인법이 개정되면서 서비스 제공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낮 시간(오전 9~오후 5) 일대일 주간활동 지원과 야간 시간 공동생활 주택 지원 등이다. 가족 돌봄 부담이 큰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하루 종일 돌보는 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마련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사업 대상자는 발달장애인 중 일상생활·의사소통이 어렵고, 도전적 행동으로 기능 제한이 있고 환경·중복장애 등 지원 필요도가 높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반 직장인처럼 사회복지사도 해당 시간 내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업무를 수행한다. 장애인이 복지관을 이용하는 시간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9시간의 근무 시간 중 약 7시간으로, 사회복지사는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떠나고 남은 근무 시간에 행정 업무 등 관련 서류 작성을 한다.
 
다만 통합돌봄서비스가 시행되면 서비스 제공 인력의 총 근무 시간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예컨대 통합돌봄서비스 중 서울시 시책 사업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낮 활동 지원사업 챌린지2’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총 2시간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이용 시간이 늘어난다.
 
이 경우 사회복지사는 오후 5시 이후 약 1시간 동안 행정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실상 퇴근 시간 이후에도 추가로 행정 업무 등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렇게 업무가 가중되면 가뜩이나 짧은 사회복지사의 근속연수가 더욱 짧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용인(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복지 인력 간 신뢰를 쌓는 과정에도 3~4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이 자신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와 신뢰를 쌓기도 전에 인력이 교체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는 보호자 및 장애인들의 반응이 우호적이지만, 정작 이들을 돌볼 근무자들은 달가워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정부가 의도하는 정책의 실효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디 복지부가 사회복지사 등 복지 인력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세밀한 검토를 통해 정책의 방향타를 바로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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