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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무리 급해도 ‘돈 살포 선거공약’ 남발 안 된다
국힘·민주, 재원 대책 없이 ‘지르고 보자’ 식 공약
포퓰리즘은 투자와 생산에 제약 가해 경제 위축
나랏빚은 미래세대에 부담 넘기는 무책임한 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3 00:02:02
여야 정치권에 국가 앞날을 위한 철학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빚을 담보로 ‘총선 승리’를 노리는 정략적 의도가 물씬 풍기는 ‘무원칙한 돈 살포 공약’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쏟아 내는 공약 중 상당수가 재원 확보 방안이 없는 이른바 ‘묻지 마 공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공약 중 재원 규모가 제시된 13개에 들어갈 예산만 최소 143조 원인데, 재원 마련 방안은 ‘공란’으로 남겨 둔 것이다. 이러니 여야 거대 양당이 모두 재원 대책 없이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포퓰리즘 공약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의 공약 가운데 60대 이상의 표심을 잡기 위해 내놓은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경로당 주7일 점심’은 소요 예산 규모조차 밝히지 않았다. ‘철도 지하화’ 공약도 “민자 유치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을 뿐 재원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5호 지역 공공병원 확대·7호 노인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확대’ 공약 등도 재원 규모와 마련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가장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심 철도 지하화’ 공약에도 재원 대책은 빠져 있다. 9개 철도 노선을 포함해 주요 도심 철도를 지하화하는 데 80조 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지만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선 “민간투자 유치 외에 별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4호 공약인 저출산 대책도 자녀 수에 따라 빚을 탕감해 준다는 것인데 연간 28조 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여야를 떠나 이처럼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업에 밑도 끝도 없이 재정을 쏟아 부으면 민생만 힘들어진다. 우리는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 혼란스러운 정국·한반도 주변 격랑의 국제 정세와 여전히 경색돼 있는 남북 관계·고금리 등 3고(高)로 대표되는 경제 현실에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빚은 1875조 원·공공부채는 1000조 원·기업 부채는 2200조 원 등 총 부채 5000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야말로 시한폭탄의 뇌관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국면이다. 외화내빈, 이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처한 현주소다.
 
포퓰리즘적 선거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도 문제이지만 무리하게 실행해서 국가경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게 더 큰 문제다. 포퓰리즘 정책은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단기적 경제 성과를 추구하며 경제의 수요 측면을 강화한다. 단기적 혜택 제공은 소비를 촉진해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으나 공급 측면을 고려하지 않아 투자와 생산에 제약을 가해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결국 포퓰리즘 정책 시행은 통상 과도한 지출과 세제 인하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며 국가의 경제적 안정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공공서비스 확대·사회복지 프로그램 강화·고용 증대 등을 위한 예산 증액으로 대규모 예산 지출이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예산 지출이 정부의 수입을 초과하면 결과적으로 재정적자가 초래된다.
 
특히 재정적 영향이나 경제적 효율성과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대중의 인기 위주로 계획한 지출은 재정건전성에 더 큰 위협요인이 될 게 불 보듯 훤하다. 포퓰리즘 정책이 초래한 재정적자를 과도한 통화 발행으로 메우게 되면 장기적인 생산능력을 증가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고 물가상승 압력만을 초래할 수 있다.
 
나랏빚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일이다. 정치인들은 아무리 총선 득표가 절실해도 국민에게 잠시 위임받은 ‘권력’을 완전 자신들의 것이라 생각하는 착각에서 깨어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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