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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지연 우려… PF 사업장 정상화 ‘난항’
PF 사업장 처리방안 69곳 중 10곳만 제출
계열사 블루원 골프장·에코비트 매각 추진
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6 15:17:08
▲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처리 방안 제출이 난항을 겪으며 워크아웃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처리 방안 제출이 늦어지면서 워크아웃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 59곳 중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사업장별 처리방안을 낸 곳은 23일 기준 10여 곳으로 나타났다. 당초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은 이달 11일까지였지만 사업장별 처리 방안 협의가 쉽지 않아 한 차례 연장됐다. 
 
마감 당일인 26일까지 대부분 사업장이 사업장·대주단 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처리방안을 확정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업장 사정에 따라 시공사 유지·대체 시공사 선정·추가 자금 조달 방안 등의 문제 해결이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59개 사업장 가운데 18개의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의 경우 경·공매를 결정하면 일부 채권자가 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한 사업장 대주단 관계자는 “미착공 브릿지론 사업장의 경우 경·공매를 결정하면 선순위 채권자야 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후순위 채권자들은 공사를 조금만 더 진행하면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처리방안을 제출한 곳 중에서는 경·공매 방침을 정한 사업장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브릿지론 사업장 18개 중 30~50% 정도가 경·공매를 결정하고 나머지는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사업장별로 사업 진행 상황과 대주단 구성이 달라 당초 일정 대비 처리방안 제출이 지연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이 이달 말까지 처리방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측은 26일까지로 정해져 있는 마감 시한을 추가로 연장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까지 처리방안을 제출하지 않더라도 따로 페널티는 없지만 정리방안을 늦게 수립할수록 각종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사업장 입장에서도 빠른 제출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구노력 선행과 ‘옥석 가리기’를 통한 PF 사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겸 경인여대 교수는 “원활한 워크아웃 진행을 위해서는 기업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 선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자구노력은 결국 기업의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흐름을 활성화하고 부실 자산들은 할인 분양 등을 통해서 빠르게 정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전체적인 부동산·건설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긴 어렵다”며 “PF 시장 불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 겸 미국 IAU 부동산학과 교수는 “PF뿐만 아니라 건설 사업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전체 공사비 중 5%가 자기 자본이고 95%가 대출인 상황에서 요즘과 같이 고금리 기조 하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사업장을 정리하고 주택 공급이 부족한 만큼 공공에서 시장에 나온 사업장을 인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워크아웃 진행은 태영 측에서 채권단에 자구책을 얼마만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의 문제”라며 “근본적으로는 PF 시장이 예전처럼 원활하게 돌아가야 건설사들도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루원 골프장 2곳 자산유동화 완료… 에코비트·골프장 추가 매각 추진
 
한편 TY홀딩스는블루원 골프장 매각 등을 통해 운영자금 확충에 나섰다. TY홀딩스는 23일 블루원 골프장 용인CC와 상주CC 자산유동화를 통해 14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골프장 두 곳의 자산유동화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당시 TY홀딩스가 제출한 자구계획의 일환이다. 조달된 자금은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태영건설 운영자금이 부족할 경우 지원될 예정이다.  
 
이번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2000억 원이다. 여기서 용인CC에 대한 기존 대출 600억 원을 상환하고 티와이홀딩스에 순유입된 금액이 1400억 원이다.
  
이번 자산유동화는 실질적으로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 Back)’ 방식이다. 단기간에 현금을 조달할 수 있어 매각조건 협상 등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매각(진성매각) 대신 흔히 사용되는 유동화 방식이다. 만기는 3년이다.
 
태영 측은 매각(진성매각)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고 골프장 홀당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 매각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채권단은 추가 자금 4000억 원 지원·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미상환분 조기상환 등을 결정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2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해 75% 이상의 금융채권자가 찬성함에 따라 모든 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안건은 △산업은행과 5대 은행 등이 금리 연 4.6% △대출 기한 5월 30일까지 4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안 △태영건설에 4000억 원 규모의 신규 보증서를 발급하는 안 △태영건설이 외담대 미상환분 451억 원을 상환하는 안 등이다.
 
산은 관계자는 “모든 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기업개선계획 수립까지 부족 자금 대응 및 영업활동 지원으로 태영건설의 원활한 경영정상화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며 “외담대 상환에 따른 한도 내 회전 운용으로 협력사의 애로사항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1월24일 태영건설의 작업자 임금체불 문제로 골조 공정이 중단됐던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건설 현장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노동자 체불임금 63억 원 청산… 공사 현장 재개
 
이와 별개로 PF 사업장에서 주로 발생하던 건설 현장 노동자 임금체불 문제가 곳곳에서 청산되면서 공사가 재개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설 명절을 앞두고 운영한 4주간의 임금체불 집중지도기간에 근로자 1만7908명의 체불임금 1067억 원을 청산했다. 이는 작년 설을 앞두고 청산한 570억원의 2배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집중지도는 업황 악화 속에 체불이 급증한 건설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시공 현장 105곳을 점검한 결과 63억 원의 체불임금이 청산됐다.
 
노동부는 태영건설 협력업체의 임금 체불로 공사가 중단됐던 대구 동구 현장에선 1월 말 390여 명의 임금 11억 원이 지급돼 공사가 재개됐다. 서울 중랑구 현장에서 밀렸던 11~12월 임금도 설 전에 전액 지급됐다고 밝혔다.
 
앞서 태영건설은 12월분 협력사 대금을 현금지급과 현장직불 등의 방식으로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1월31일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급될 노임성 공종에 해당하는 협력사 대금 등 60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데 이어 2월7일 현금 55억 원을 협력사에 추가로 지급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임금체불 방지를 위해 앞으로도 매월 기성 마감 후 협력사를 전수 조사하여 임금체불이 예상되거나 운영이 어려운 협력사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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