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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통신사 간 마케팅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단말기 가격을 인하시켜 결국엔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기조를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실제 폐지가 될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특히 최근 22대 총선이 여소야대 결과로 끝난 상황을 맞아 법안 폐지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 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단통법 폐지 역시 앞을 내다볼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통신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14일 단통법 폐지 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번호 이동에 따른 최대 50만 원의 전환지원금 제도를 도입한 뒤 단통법 폐지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미 포화 상태인 통신시장에서 통신사들은 더는 단통법 도입 시기인 2014년경처럼 마케팅비 출혈 경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3사 모두 탈통신을 외치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 정부가 의도하는 마케팅비 경쟁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가 단통법 폐지 전 도입한 ‘번호 이동 전환지원금’ 역시 제 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환지원금 제도가 정부 정책이고 통신사들이 규제사업자이기 때문에 없어지진 않더라도 통신사들이 향후에 금액 규모를 축소시키는 등의 대처를 하게 되면 정부가 의도한 마케팅 경쟁 활성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통신 3사는 거의 같은 규모의 전환지원금을 책정해 경쟁을 피하고 있는 모양새고 전환지원금 도입 이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단말기 가격이 인하되었음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통신사 간 경쟁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업계 꼴등인 LG유플러스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중저가 요금제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아이폰 외 외산폰에 전환지원금을 책정하는 등 틈새 전환지원금 정책을 펴면서 경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재는 단통법으로 마케팅비 경쟁이 제한되어 있지만 향후 단통법 폐지로 자유로운 마케팅비 경쟁 상황이 찾아오면 LG유플러스는 경쟁 사업자들을 앞서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마케팅비를 지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LG유플러스에게는 1·2위 사업자인 SKT나 KT보다 더욱 경쟁에 나서야 할 동기가 클 것이다. 그리고 3위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다면 나머지 사업자들 역시 가만있을 수 없다.
어떻게 분석해도 통신사들은 여전히 본업인 통신업에 대부분의 매출을 의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신 시장에서의 기득권과 위상을 유지하는 것은 통신사들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에 따른 신경전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업계에는 단통법 폐지에 따른 경쟁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만연해 있지만 곧 열릴 22대 국회는 여기에만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여야 모두 가계 통신비 부담을 절감시키기 위한 통신사 간 마케팅 경쟁 활성화에 긍정적이라면 법안을 판단할 때 반드시 이 같은 경쟁 활성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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