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의 실핏줄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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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vs 한계기업 7곳 중 1곳
한은, 2월보다 0.4%p 오른 2.5% 성장 전망치 내놔
중소기업 육성 등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7 00:02:01

한국 경제에 모처럼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의 전망치보다 0.4%p 오른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수요 확산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반도체와 기계류·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경기 개선 흐름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은과 비슷한 분석으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높였다.

눈길을 끈 것은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해 2월부터 11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2.3~2.4% 수준으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내려갈지 확신을 가질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상황이 더 갈 수 있다는 시사다. KDI가 민간 소비의 경우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내용은 바로 이 대목이다. 반도체 제조 등 대기업들은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은 아직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상장사 7곳 중 1곳은 2년째 이자 낼 돈도 못 버는 좀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요 64개국을 대상으로 상장사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13.4%로, 7번째로 높았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0 미만인 기업으로,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조사 대상국 중 한국보다 한계기업 비중이 큰 곳은 요르단·키프로스·그리스·크로아티아·포르투갈·캐나다뿐이다.

불똥은 은행권으로 튀고 있다. 3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무수익 여신 잔액은 3조7590억 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3조2040억 원에 비해 5550억 원(17.3%) 증가했다. 무수익 여신은 돈을 받아 간 기업의 채무재조정과 법정관리 돌입 등으로 이자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여신에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채권을 합한 것으로 통상 ‘깡통 대출’이라고 불린다. 5대 시중은행의 무수익 여신은 지난해 말(3조5190억 원)과 비교하면 2400억 원 증가했다. 1년 증가분 중 절반 가까이가 1~3월에 늘어난 것이다. 무수익 여신이 급증한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가 있다.

가계부채와 마찬가지로 기업부채도 양적 관리뿐만 아니라 질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한계기업이 우리 경제의 화약고가 되지 않도록 별도의 채무 관리 방안을 수립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면서도 고용 비율이 높은 중소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히 마련돼야겠다. 중소기업의 근로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90% 정도다. 나머지 10%는 대기업 근로자이다. 경제의 실핏줄 같은 중소기업의 위기는 서민 삶의 위기와 직결돼 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연구원이 중소기업을 매력적인 직장으로 만들도록 신산업 분야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 신기술·신산업 분야 인력양성 프로그램 확대·중소기업 우수 연구개발(R&D) 인력 확보 등이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신기술·신산업 분야에 투자를 하더라도 이를 수행할 인재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지능화 등의 활용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재직자 교육 강화·혁신 성장을 이끌 핵심 인재 양성 추진과 일자리 이동 지원 강화 등에 힘써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힘써야겠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