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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섬’된 제주[上] 경기침체 막막
‘고난의 섬’된 제주[上] 中부동산 큰손 이탈 쇼크… 흥청대던 삼다도의 몰락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1 19:55:00
“당장 6개월 후 생계 막막”
대기업·금융업 종사자 아니면
제주에서 5년 버티기 힘들어
신성장 동력 먹거리사업 절박
 
“관광도 먹고살기 힘들어”
중국 부동산 투자자 파산 사태
숙박·유통시설 줄줄이 폐허 
그랜드하얏트호텔 ‘개점휴업’
 
▲ 제주 포럼 폐막일인 지난달 3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글로벌 협력 등불로서의 지방외교' 특별 세션이 열려 오영훈 제주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서귀포=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제주도는 강이 없어서 물을 못 쓰니 공장을 못 지어 제조업도 할 수 없고, 관광객 물가라 먹고 살기가 박하고 중국 자본으로 부동산값도 폭등한 데다 자영업 말고 할 게 없어 외지인들이 들어와도 3년을 못 버티고 다 나간다.” (제주 토박이 5년 차 택시 기사)
 
최근 기자가 방문한 제주도 서귀포시에서도 관광지로 유명한 중문단지에서 만난 현지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들은 이처럼 당장 6개월 후 생계가 어둡다며 짙은 한숨을 쉬어 보였다. 토박이들은 감귤 농사를 하고 말·돼지 농장을 꾸리는 등 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서울 등 외지에서 올라온 이들은 주로 서비스업인 3차 관광산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장 관공서나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 혹은 금융기관 등에 종사하며 안정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들이 아니고서야 제주에게 5년 이상 적응하기 힘들다는 게 제주 현지인들의 일관된 목소리였다중국계 등 외국계 자본에 의해 한차례 부동산 가격 폭등기를 지나 저성장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제주도에는 신성장 동력 먹거리 사업이 절박하다
 
지난달 3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 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30대 제주 시민은 나는 회사에서 제주에 발령을 받아 내려와 견딘 것이라며 서울에서 같이 내려왔던 외지인 중 3년 이상 버티는 이들을 못 봤다고 혀를 찼다. 서울에서 내려와 7년 동안 서귀포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그는 제주 경기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고, 이는 단기적 문제가 아닌 제조업 등 지속 가능한 산업이 부재한 제주의 구조적 문제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 자본 탓을 많이 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중국계 자본이 붕 떴고, 제주에 영향력도 미미한 것으로 외지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주로 서울 등 도심 사람들이 관광하러 오는 수요로 먹고사는 곳이 제주라고 했다.
 
하늘길이 끊겼던 코로나19 당시 국내 관광수요가 대거 제주에 집중되자 중문 관광단지에 해산물 식당을 인수한 후 3년 동안 큰 재미를 봤다던 60대 식당 여사장도 말을 더했다.
 
그는 코로나19 당시 3년 동안 번 것을 이후 2년 동안 모두 까먹었다제주 관광수요만 믿고 들어온 외지인들이 사기를 당한 듯 실망만 하고 나가는 게 제주 자영업 실태라고 했다. 그는 내 주변만 둘러봐도 도심에서 제주로 무턱대고 내려온 이들 대부분이 몇천만 원에서 몇억 원씩 손해 보고 떠났다고 부연했다.
 
중국 부동산 큰 손도 떠났다반짝 관광 내수 말고 산업 없어
 
제주에서 먹고 삶이 힘든 이유는 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임금’에 ()물가를 견뎌내야 해서다. 물류비가 비싸 유통비용도 높은 데다, 그렇게 들어온 제품으로 최종가격을 내면 도심 대비 1.5~2배 가까운 돈을 더 받아야 현상 유지라도 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서비스업 말고는 임업과 농사 등은 제주 토박이들이 맡아 진출도 어려워 보였다. 3대째 제주에서 말 농장을 하고 있다는 60대 토박이 농장주는 제주의 특성을 모르고 온 외국 자본 등도 얼마 못 버티고 떠난 것이라고 했다.
 
▲ 항공에서 바라본 제주시에는 이렇다 할 산업단지 등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농장주는 제주 부동산 투자 외국인 넷 중 셋은 중국인인데, 이 사람들이 돈이 너무 많아서 1억짜리를 2억에 사들였다팔 때는 4, 5억에 팔려고 내놓으니, 부동산값이 4배나 5배씩 뛴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누가 이런 불경기에 그 가격 주고 부동산을 다시 사겠는가?”라며 중국인들도 사실상 망한 이들이 많다고 혀를 찼다.
 
실제 2011년부터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 제주 전역에는 중국 부동산 공습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중국인들의 제주 부동산 싹쓸이 열풍이 크게 불었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제주도 부동산을 사들여 왔다.
 
2011년까지만 해도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토지가 1245000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90350007배 이상 급증했다. 정점에 달했던 20186월 기준 외국인들이 사들인 땅 중에 중국인 소유 토지의 비율이 43%에 달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사들인 땅에 숙박시설이나 유통시설을 지었는데 대부분 파산했다.
 
코로나19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제주지역 내 중국 관광 업체들이 파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홍콩계 자본 21000억 원이 들어간 제주신화월드다. 서귀포 신화역사공원 내 소유 용지는 여의도 면적의 80%에 달하는 250인데, 현재 절반은 공터로 남아 있다.
 
▲ 제주 서귀포시 중문 단지에는 외지인이 들어와 장사를 하다 폐업하고 나간 것으로 보이는 듯한 소규모 자영업장이 곳곳에 있다. 서귀포=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부동산값 상승세도 동력이 떨어졌다. 지난해 전년(2022) 대비 7.06%로 떨어졌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 시대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를 위축시켰고 실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가 맞물린 것이다.
 
서귀포시에서 만난 제주 택시 기사는 제주시에 있는 초고층 아파트 절반이 미분양이 났다중국인들이 들어와도 먹고살 게 없어서 못 버틴다고 했다. 그는 제주 드림타워이자 제주에서 가장 높은 38층짜리 쌍둥이 빌딩 그랜드하얏트호텔 절반이 중국 지분인데 개점휴업 상태고 신화월드도 사실상 사람이 하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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