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도 사치”… 비상경영 체제 돌입한 재계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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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깜짝 실적에도 비상 경영 체제… 초격차 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
최태원, 미국 출장 후 하반기 위기 관리 들어갈 듯… 출장 중 현지 경영
정의선, 신차 전략·대내외 리스크 점검… 구광모·신동빈, 하반기 경영 구상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7 12:35:59

국내 주요 대기업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신발 끈을 바짝 조여 매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도 대부분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하반기 위기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하반기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의 여름 휴가 없이 초격차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닐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삼성 안팎으로 위기감이 드는 모양새다.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에도 돌입한 상태다.

이에 이 회장은 최근 2주간의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만났다. 삼성전기 등 국내 사업장도 둘러보며 최근엔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2일에는 베트남 권력 서열 3위인 팜 민 찐 총리와 만나 삼성과 베트남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전방위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다만 앞서 2022년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5박 6일 간 여름휴가를 보낸 데 이어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앞으로 매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가족과 함께 짧은 휴식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귀국 이후 하반기 위기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2026년까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등을 통해 80조 원의 재원을 확보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재원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했다. 중복투자 등 비효율적인 사업도 정리하며 219개인 계열사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인다.

지난달 22일부터 미국 출장에 나선 최태원 회장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CEO와 회동한 이후 현지법인을 잇따라 찾아 반도체 소재·바이오 등 SK그룹 미래 사업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통상 생산공장 휴가철인 8월 초 또는 중순에 맞춰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신차 출시 등의 현안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에는 올해 4분기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과 신차 전략 등을 챙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에서 호실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가능성 등 대내외 리스크도 계속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여름휴가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 뒤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구성원에게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을 강조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직 올해 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는 이달 중순에 예정된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마친 뒤 구체적인 휴가 일정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계획이며,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아직 별도의 휴가 일정을 정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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