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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 상·하원 의원단을 만나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전문인력 구금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여름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근로자들이 대거 구금된 사건 이후 한국 사회에서 고조된 불안감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미국 내 제도 개선을 촉구한 메시지다.
이날 접견에는 공화당 소속 영 킴 하원 외무위 동아태소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진 섀힌 상원 외교위 간사,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여야를 아우른 의원단은 이 대통령의 우려에 공감하며, 한국 전문인력을 위한 별도 비자(E-4) 쿼터 신설을 골자로 한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 추진 과정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실은 “의회 차원에서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 간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적 합리성’은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조건에 대응해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원·달러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등장한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개념을 다시 꺼내 들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이 피스메이커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하며, 한국은 페이스메이커로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포기’ 선언을 공식화한 가운데, 북미 간 대화 재개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한국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언급하며 “앞으로 조선·바이오·방산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공고히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예방에 상원·하원, 공화·민주 의원들이 함께한 것은 초당적인 한미동맹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외교 일정이 안정적으로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AI·에너지·인구 변화’ 등 글로벌 전환 과제를 제시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 극복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어 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이번 미 의회 접견은 향후 한미 간 통상·안보 협력의 토대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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