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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물결에 ‘서안지구 합병’이라는 이스라엘 측 강경론이 터져나오고 있다. 21(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정착촌 운동가 출신의 시온주의자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을 요구하며 “영국과 다른 나라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던 시절은 지났다”고 천명했다.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역시 동일한 논리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완전 해체”를 말했으며 다른 장관들도 같은 목소리다.
니르 바르카트 경제산업장관의 이날 엑스(X)엔 “우리의 진정한 답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해체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에 주권을 적용해 헤브론 토후국처럼 아브라함협정 가입 의향을 가진 지도자들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헤브론 토후국이란 서안지구 아랍계 부족 연합으로 극단주의에 반대하며 유대인들과의 공존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서방 4개국(캐나다·호주·영국·포르투갈)이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한 상태이며 이번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열릴 때 몰타·룩셈부르크·벨기에 등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총회(23~29일) 때 서안 일부 합병을 선언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그는 “이스라엘 한복판에 테러국가 깃발 꽂히는 것 용납 못 한다”고 말해 왔다.
서안 전체 면적의 60%인 ‘C구역’ 합병이 가장 유력하다. 현재 이스라엘에 통제되며 유대인 정착촌 대다수가 위치한 곳이다. 서안·요르단 국경의 ‘요르단 계곡’ 합병이 두번 째 방안, 이마저도 부담스러울 경우 이스라엘과 서안지구 구분선인 ‘그린 라인’ 인접 정착촌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FT가 전망했다. 또 어떤 방안이든 미국 지지 확보에 주력한다는 소식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각각 이집트·요르단 점령지였던 가자·서안 지구를 차지해 정착촌을 건설했다. 2005년 가자에선 철수했으나 서안지구는 여전히 이스라엘이 실질 통치한다.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란 하마스 10.7 테러 단죄 대신 보상하는 꼴이 되기에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이스라엘 입장이다. 다만 서안 합병 시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국가들 반발이 예상된다. UAE는 도널드 트럼프의 중동평화 구상인 ‘아브라함 협정’으로 2020년 이스라엘과 수교한 국가다.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는 확고해 보인다.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서한을 통해 “팔레스타인 승인은 미국의 오랜 정책과 이익에 반하며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결정들이 현재 핵심 목표인 인질 석방에 아무 도움도, 분쟁·전쟁 종식에 아무 역할도 못하리라 생각한다”며 “솔직히 말해 대통령은 그것을 하마스에 대한 보상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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