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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태아 부모는 임신 진단 시점부터 심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명욱 중앙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 센터장은 24일 쌍둥이 포럼에서 많은 다태아 부모가 육아 시작점부터 트라우마 생존자로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서 한 다태아 산모는 “아이들을 처음 본 곳이 분만실이 아니라 인큐베이터 안이었다”며 “엄마인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태아 산모의 산후우울증 발병률은 단태아 산모보다 2.5배 높고 조산율은 60%에 달한다.
다태아는 출산에서 끝나는게 아니다. 부모는 아이 생후 6개월까지는 연속 2시간 이상 수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양육이 아닌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전명욱 센터장은 지적했다. 배영민 쌍둥이 부모는 “아내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이 3가지 밖에 안하는데 2명에게 동시에 하려니까 너무 버겁다고 했다”며 “다태아 양육은 엄마아빠 한 명이 버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배영민 쌍둥이 부모는 “쌍둥이 돌까지는 엄마·아빠가 같이 케어해야 한다며 혼자 보면 우울증에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화 인구보건복지협회 본부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쌍둥이 부모의 우울증을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 쌍둥이 임신부 우울증은 20.4%였다가 출산 후에는 고도 우울증이 무려 30.2%를 차지했다. 출산 후 양육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이 심각하게 증가한 것이다. 이은화 본부장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게 내 탓인 것 같아 괴롭다는 답변이 44.1%에 달한다고 말했다.
전명욱 센터장은 다태아 부모에게 심리지원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 연계를 강화해 아이를 양육하느라 사회적으로 고립된 부모를 직접 찾아가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쌍둥이 맞춤 상담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쌍둥이 양육 경험자가 돕는 모임을 구축해야하는 등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한아 한국보육진흥원 센터협력부 부장은 자녀 양육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부모 역량 부족이 아니기에 적절한 지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자녀 연령별 발달과업 등 단계별 부모 교육을 제공하고 상담 등을 통해 부모의 정신건강 케어를 지원한다.
대한민국은 2023년 기준 다태아 출산율은 1000건 당 26.9건으로 세계 2위다. 세쌍둥이 이상인 고차 다태아도 0.59건으로 HMBD(인간 다태아 출산 데이터베이스) 평균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배영민 쌍둥이 부모는 “(양육) 초반 1년은 2배가 아니라 폭발적인 지출이 이어졌다”며 “육아휴직 급여 총액 중 일부를 앞으로 당겨서 몰아서 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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