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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포켓몬고와 한국 지도데이터 구글 반출 논란

전 세계 장악 구글지도 생태계 밖 ‘외톨이 코리아’

안보명분 효용성 의문 속 ‘집착증’ 제기…무인차·사물인터넷 4차산업 우려

이기욱 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2-01 13: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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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는 일반 지도와 같은 지형정보와 지하시설물 등 관련 정보들을 담은 지리정보시스템이다. 인공위성과 컴퓨터를 통해 수집·작성하기 때문에 검색과 분석이 용이하다. GIS는 토지, 자원, 도시, 환경,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최근에는 IT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4차산업 혁명의 핵심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 SK,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애플, 노키아, 우버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지도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그중 지도 서비스 시장의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구글의 지도서비스 플랫폼 ‘구글맵스’(Google maps)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반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도 반출이 허용되지 않는 한국에서는 구글맵스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포켓몬고(GO)’ 열풍으로 한차례 이슈가 된 바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포켓몬고 한국 정식 상륙으로 재주목을 받는 구글 지도 반출의 쟁점에 대해 진단했다.

 ▲ 최근 국내 출시된 포켓몬고(GO)로 인해 한국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문제가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구글의 잇따른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불허’ 결정을 내리자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구글코리아가 위치한 강남 파이낸스센터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여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포켓몬고(GO)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늑장 출시’ ‘반쪽짜리 게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포켓몬고는 증강현실(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 24일 출시된 포켓몬고는 출시 5일만에 설치자 수 700만명을 기록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일각에서는 포켓몬고에 대한 실망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야외활동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 겨울에 출시된 점과 지도가 부정확하다는 비판이 잇따라 지적됐다. 이런 원인이 구글맵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도 반출 문제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게임제작사 나이앤틱은 “구글맵스와 포켓몬고 출시일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부의 구글 지도 반출 불허가 늑장 출시와 지도의 부정확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견해다.
 
10년째 이어지는 지도 반출 ‘줄다리기’…흘러가는 골든타임
 
포켓몬고는 구글 스타트업 컴퍼니에서 출발해 독립한 ‘나이앤틱’과 일본 닌텐도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구글맵스의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실행된다. 지난해 7월 미국·호주·뉴질랜드 등 35개국에서 서비스가 실시됐다.
 
당시 한국은 포켓몬고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구글맵스에 한국 지리정보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3일에도 한국정부가 구글의 한국 지도반출요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려 여전히 한국의 지리정보는 구글맵스에 반영돼 있지 않다. 따라서 국내 출시된 포켓몬고는 구글맵스가 아닌 오픈스트리트맵의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실행된다.
 
오픈스트리트맵은 지난 2004년 영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프로젝트로 전 세계 유저들의 참여로 지도가 제작되는 방식이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서비스기 때문에 지도의 정확성이 구글맵스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구글의 한국지도 반출문제는 지난 2007년부터 이어져왔다. 구글은 지난 2007년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정보제공을 요청했고, 당시 한국정부는 휴전·안보 등을 이유로 거절했다.
 
2007년 한 차례 반출거부를 당한 구글은 지난 2011년에는 도로명 새주소 데이터를 요청했고, 지난해 6월에는 또 한번 고축척 GIS데이터를 요청했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구글의 시도는 모두 무위로  끝났다.
 
구글이 한국에 요청한 지도는 1:5000 고축척 지도의 데이터다. 이는 한국정부가 지난 1993년부터 약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디지털화 한 지도다. 반출지역은 구글 본사(미국 캘리포니아)와 구글 데이터센터가 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칠레 등 14개 지역이다. 현재 구글이 사용하고 있는 지도는 SK텔레콤으로부터 받은 1:25000 축척이다.
 
 ▲ 자료: 구글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10년에 걸친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이 번번이 불허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리정보서비스는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요소인데, 구글은 그런 지리정보서비스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맵스의 지도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구글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지리정보서비스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른바 구글 생태계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지리정보서비스가 필요한 기업들은 구글을 통해 쉽고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미 우버, 에어비앤비 등의 기업은 구글 지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바 있으며 포켓몬고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드론 등의 미래 신산업들이 지리정보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이런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의 경우 구글의 지도 서비스를 활용해 오토파일럿(자율주행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신산업을 통한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구글 생태계라는 흐름을 거부하는 것은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구글맵스가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은 관광산업에 있어서도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의 구글맵스 서비스는 3D지도, 차량 길찾기,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제외한 ‘대중교통 길찾기’만 지원되고 있다. 도보 길찾기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아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보를 이유로 한 ‘불허’…보완 방안 실효성 크지 않아
 
지난해 8개 부처(국가지리정보원·미래창조과학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행정자치부·산업통상자원부·국가정보원)로 구성된 ‘지도 국외반출협의체’는 산업적 실익에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를 이유로 지도반입의 불허 결정을 내렸다.
 
 ▲ 구글의 지도 반출 요구에 대해 한국정부는 ‘위성사진 보안처리’라는 조건을 내세우며 불허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구글뿐만 아니라 얀덱스,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위성 영상에도 한국의 영상정보는 모두 공개돼 있어 이런 규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글, 얀덱스,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지도에 나타나는 청와대의 모습 [사진=각 사이트 캡처화면]
협의체는 당시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상황에서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구글 위성 영상에 대한 보안처리 등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글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지도반출 불허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실제와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반출을 원하는 지도 데이터는 정확히 영상과 그림이 아닌 각종 수치 데이터다. 도로명, 건물명 등의 세부 데이터 등을 원하는 것이다.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는 이러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도보 길찾기 등을 실행했을 경우 직선거리만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협의체가 원하는 영상정보에 대한 보안 처리는 현재 구글이 요청하는 지리정보 서비스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국내 주요 시설에 대한 영상정보는 지리 데이터 반출여부와 관계없이 공개된 상황이다.
 
협의체는 이에 대해 “지도 데이터와 구글이 기존에 있던 영상정보가 겹칠 경우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따라 영상정보를 보완처리할 경우에도 안보에 대한 실효성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구글의 영상지도를 보완 처리해 가린다 하더라도 러시아의 얀덱스나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등도 글로벌 지도 서비스 등에는 여전히 영상정보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의미한 규제를 위해 신산업 성장 가능성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 지리정보산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할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 등에는 지리정보 서비스가 필수요소다”며 “타 업체들의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현재 지도서비스 시장은 당분간 구글 생태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T기업들의 원활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구글지도 서비스와 연계를 이룰 필요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스스로 구글지도 같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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