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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청년부채(下-청년대출정책)

미래주역 빚더미 내모는 한국장학재단 ‘묻지마대출’

대학생 지원 명분 앞세워 간편 대출…용돈 삼아 빌렸다가 빚쟁이 꼬리표

정수민기자(smju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2-01 1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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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학재단의 무분별한 대출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은 대출 문턱이 낮은 점을 이용해 돈을 빌린 후 여가·유흥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진은 한국장학재단 서울사무소가 위치한 연세 세브란스 빌딩 ⓒ스카이데일리
  
생활비·주거비 등의 마련을 목적으로 대출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면서 청년부채의 심각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의 청년 대출에서도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해 문제시 되고 있다. 복지·지원 등의 명분으로 추진된 정책이 소득·담보가 없는 청년 및 사회초년생의 대출 경계감을 허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일부 대출상품의 경우 대출과정이 지나치게 간소해 사회초년생들에게 오히려 대출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대출금이 취업 못한 대학생들의 ‘일회성 용돈’으로 전락하는 부작용까지 발생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중에 갚겠지”…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대학생 비상금 창구 ‘학자금 대출’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원) 신입생 및 재학생의 학비 부담을 덜기 위한 학자금 지원정책을 일임하는 기관이다. 2009년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됐고 2010년 위탁 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학자금은 대학(원)이 통보한 등록금과 학생의 생활안정을 위한 생활비로 구분된다. 생활비 대출의 경우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대출 후 학생계좌로 곧바로 입금된다.
 
학자금대출 종류는 크게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 ▲농어촌출신 대학생 학자금융자 등으로 나뉜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은 연간소득금액이 상환기준소득을 초과하거나 상속 증여재산이 발생한 경우 일정금액을 의무적으로 상환하는 제도다.
 
▲ 자료 : 한국장학재단 [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은 거치기간 동안 이자 납부 후 상환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더한 원리금을 상환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생활금 대출 한도는 학기당 최대 150만원, 일반 상환 학자금 생활비 대출 한도는 학기당 최대 100만원이다. 직전학기 12학점 이상 이수, 성적은 70점 이상 등이 요구된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생활비)의 경우 신용요건은 없다. 소득구간 10분위 중 1~8분위의 갓 대학에 입학한 20세 대학생도 큰 어려움 없이 연 최대 3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일반상환은 장학재단 대출 채무불이행, 부실채권 보유 등 신용기준이 있지만 소득분위는 무관하다.
 
주목되는 사실은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도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학자금 대출이라도 연체 시 신용등급이 떨어져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 이미 생긴 부채 때문에 신용자체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이후 집, 결혼 등과 관련된 대출 진행시 이미 저리의 빚을 빌리기 어렵게 된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불리한 조건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최한석(24·남·가명) 씨는 “대학생 1~3학년 때 내리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생활비 대출을 받았다”며 “받는 용돈은 한정돼있고 술·옷·볼링 등을 위한 돈이 필요했는데 제1금융권보다 이자가 저렴해서 빌렸다”고 털어놨다. 최 씨는 “생활비 대출을 받는 절차는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진 않지만 전혀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사진은 장학재단 대출 및 이자납입 안내 문자 캡쳐 ⓒ스카이데일리
 
이어 최 씨는 “세 차례에 걸쳐서 총 250~300만원을 대출받았으며 금리 2.7%였던 것 같다”며 “용돈처럼 빌렸다가 취업 후 상환이라 잊고 있었는데 취업하면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앞길이 막막하다”며 후회했다.
 
배주은(25·여·가명) 씨는 “지난해 2학기에 여행을 가려고 한국장학재단 생활비 대출 받았다”며 “100만원을 받아서 한 달에 이자로 2123원씩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이자 문자가 올 때마다 ‘대출이 있구나’를 느끼지만 평소엔 아예 잊고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씨는 “아직 수입이 없는 학생이고 취업 또한 쉽지 않아 사실 대출금을 언제 갚을지 불확실하다”며 “대출이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심적으로 부담이 있긴 되긴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 첫 발과 동시에 빚더미 내몰리는 청년들…한국장학재단 대출 행태 도마 위
 
지난달 금융위원회(이하·금융위)가 실시한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청년 850명·대학생 850명 대상)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을 제외한 19~31세 청년 20.1%, 대학생 12.5%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청년·대학생의 연체 경험률도 다른 연령 대비 높게 나타났다. 청년의 연체경험률은 15.2%를 기록했다. 대학생 4.7%가 연체를 경험했다. 금융채무불이행 등록 경험 여부 및 채무조정 경험 여부에 있다고 답한 청년·대학생도 32.3%를 차지했다.
 
▲ 자료 : 정채호 의원실, 한국주택금융공사 [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주택금융공사가 보유한 학자금 채권은 약 150억원 규모다. 채무자는 2만9095명으로 이 중 1만3289명이 연체사유로 신용불량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려 46%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택금융공사는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되기 전 학자금 대출업무를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해 왔다. 채무액 규모로 보면 30만원에서 50만원 사이가 31.4%(91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만원에서 100만원 21.3%(6201명) ▲20만원에서 30만원이 15.4%(4469명)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100만원 이상 채무자는 12.5%(3651명)다.
 
학계 한 관계자는 “대학진학률이 거의 90%인데 한국장학재단은 소득분위를 통해 대학생에게 등록금, 생활비 등을 쉽게 대출해주고 있다”며 “학생들 가운데 1학년 2학기부터 졸업 전까지 7학기 내내 대출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자금 대출이 은행보다 유용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졸업 전에 빚더미를 떠안는 셈이다”며 “이제 막 사회에 나온 대학생 이름으로 대출 진행되는 것 자체가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부채 문제가 가계부채만큼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 청년부채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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