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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X-47B’라는 무인항공기를 항공모함에 탑재하겠다는 의도를 전면적으로 드러냈다. 미 항모에서 X-47B의 이륙장면이 공개된 것은 실로 전율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글로벌 MD(미사일 방어체계)를 날로 촘촘히 조여 가면서 전 세계 핵무기의 공격능력을 무력화 시키는 생존성(방패)을 확보해 온 미국이 이제는 공격능력(창)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 올릴 무인기 항모탑재를 성공시키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어디서든 원하는 시설과 인물 등 타격대상을 이전 보다 속전속결로 정밀하게 파괴하고 살상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X-47B의 폭격과 전투능력을 보강하고 편대비행 인공지능 등의 능력을 추가적으로 개발하게 되면 미 항모전단은 그야말로 무적의 괴물전단이 된다. 물론 미국이 세계의 착한 경찰을 자임하고 그것에 충실한다면 X-47B를 탑재한 미 항모는 인류평화에 기여한다는 측면이 있다. 이 시점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첨단무기 도입이나 개발 보다는 먹고 입고 쓰는 보병위주의 국방예산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 <사진=AP/뉴시스>
인류는 늘 평화를 갈구하면서도 전쟁을 안은 채 살아 왔다. 때로는 평화를 깨뜨리는 자기모순의 늪에서 죽음까지도 농단하는 처절한 아픔의 역사를 써 왔다. 전쟁은 평화의 제1조건이면서 평화는 곧 전쟁이라는 모순된 등식을 우리 모두는 상처로 간직해 왔다.
‘국가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도 ‘국가’ 또는 ‘국민’이라는 대외적 절대명분이 이 같은 자기배반과 참화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수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쟁의 공포는 여전하지만 우리 모두는 단 한시도 전쟁을 멀리하지 못한 채 오히려 보이지 않는 살상을 더 끝없이 준비하고 있다.
전쟁의 승패에는 보다 많은 효율적 살상이 가능한 첨단무기가 핵심 역할을 했다. 무기개발은 인류의 생존본능이었다는 것이고, 그 본능을 통제하는 지배자는 권력을 잡기도 했다. 오늘날 전 세계 국가들도 자국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명분으로 첨단 살상무기 개발에 열기를 내뿜고 있다. 그 선도에 미국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첨단무기 개발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게 하면서 혀를 내두르게 했다. 지구촌 전체의 하늘과 땅은 물론 해상까지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이를 유지하기 위한 첨단 살상무기들을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으로 치부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 그리고 그런 미국의 역할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공식·비공식 인정하고 있는 탓이다.
최강의 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미국은 이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배경일까. 미국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니 전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 신무기가 공개됐다. 무인항공기(드론·Drone)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점적 기술과 실전 능력을 축적해 온 미국이 이번에는 항공모함에 탑재 가능한 무인기 ‘X-47B’ 이륙 장면을 전격 공개하고 나섰다.
혹자는 무인기의 항모탑재가 무기체계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정도로 단순하게 볼지 모른다. 하지만 무인기의 항모탑재가 현실화 되면 미국의 글로벌 지배권은 몇 단계를 앞서간다. 중국이 최근 항모를 띄우고 함재기 이착륙을 성공시키면서 미국을 견제하는 일이 한마디로 우스워진다는 것과도 맥락이 통한다.
미국은 지금까지 ‘프레데터’ 등 무인기를 수천회 출격하면서 실전능력을 갖췄다. 지난 한해만도 무인기 실전 출격회수가 100회를 넘기도 한다. 하지만 무인기 출격에 필요한 하늘과 지상의 활주로를 확보하는데 미국은 상당한 제약을 받아 왔다.
무인기의 항모탑재는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고 있는 항모전단들에게 괴력을 선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X-47B가 향후 유인기와 같은 수준의 폭격능력과 전투력을 갖추게 된다면 실로 가공할 무기체계다. 미국은 글로벌 전략으로 원하는 시설과 장소 및 인물 등 타격대상을 속된말로 ‘피도 눈물도 없는 무기’로 속전속결 정밀제압이 가능해 졌다.
무인기는 유인기(조종사 탑승)와 달리 공중급유만 받으면 무제한 운용이 가능하다. 사람이 조정하면 제약을 받는 생체현상인 배고픔, 배설, 온도, 습도, 기압 등에 일체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이 조정하는 한계를 넘는 일정 시간 이상의 작전까지 수행할 수 있다. X-47B는 작전수행을 내리면 ‘후퇴를 모르는 로봇무기’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20km 이상의 고고도(여객기는 통상 11km 운항) 상공에서도 장시간 머물며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다. 레이저로 목표물에 대한 궤적을 그린 뒤 그 방향을 쫒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 지상에서는 하늘에 떠 있는 무인기의 실체 자체는 물론 위치 파악이 불가능하다.
마치 높은 하늘을 유유히 떠다니는 매가 지상의 작은 쥐를 사냥하듯 하늘을 나는 자체만으로 공포스러운 무기체계가 바로 X-47B의 실체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인기는 ‘자기 집’이 거의 없었다. 다른 나라의 공간을 빌리니 제약요인이 많았다.
X-47B의 항모는 ‘무인기의 둥지’와 같은 공간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조정을 하다보면 통제가 불가능한 순간이나 오작동시 상당한 애로요인이 있었다. 무인 함재기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근접 조정환경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무인기의 취약점인 조종의 한계를 보강하게 된다.
또 X-47B는 마치 UFO의 형상을 갖춰 위압감을 주고 있다. 실제로 X-47B의 위치파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적의 입장에서는 UFO 같은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X-47B는 아직 시재기 수준인 탓에 무기를 2톤정도 밖에 실지 못한다. 하지만 개량을 거쳐 얼마든지 무기 탑재량을 늘릴 수 있다. 나아가 인위적 조정을 점차 인공지능으로 대신하는 능력까지 갖추도록 하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명령코드만 주면 무인기가 알아서 척척 작전대상을 섬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특히 편대비행 능력까지 갖추는 인공비행 시스템을 갖춘다면 하늘의 ‘괴물군단’을 전 세계 어디서든 띄우게 된다. 가령 무인 폭격기를 무인 전투기가 보호하는 편대공격은 재래식 전력으로는 지구상의 그 어떤 무기체계도 방어하기 힘들다. 이미 실험실 수준에서 무인기의 편대비행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인기는 미래의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법한 로봇들의 전쟁 초기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비록 로봇전쟁의 원시적 형태를 띠기는 했으나 유인기를 운용하는 국가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가공할 무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미국은 이미 촘촘한 글로벌 MD망(미사일 방어체계)을 통해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MD 방어망이 100%에 근접할수록 미국에게 핵무기는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전쟁의 제1원칙인 창 보다 방패를 확실히 갖춘 후 행보는 정해져 있다.
생존성을 확보한 미국은 이제 재래식 전략에서 원하는 타격을 언제 어디서든 정밀하게 요리하는 수준에 오른지 오래됐다. 미국의 적대국가나 테러리스트들을 언제든 솎아내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다.
미국의 무기체계 혁신은 우리에게 부러움과 시샘을 준다. 도무지 미국의 군사력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향후 수백년 동안도 어려워 보인다. X-47B는 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북한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를 냉정히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여전히 무기체계 개선에 인색한 채 먹고 입는 보병위주의 예산으로 자리보존만 하는 장성들이 즐비한 상황에서는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할 첨단무기 개발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스카이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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