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노력 끝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람들이 존재해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들은 과거에 비해 집을 사기가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의지에 따라 충분히 현실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는 이제 막 가정의 틀을 갖춘 40대가 특히 많았다.
“아낌e보금자리론에 부부 신용대출까지 영끌”
10세 아들과 8세 딸을 두고 있다는 김준호 씨(45)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의 반지하 원룸에 신혼을 차렸다가 약 12년 만에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케이스다. 경기도 수원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그는 반지하 원룸 시절에 대해 “인도 쪽이 창문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들 발이 다 보였다”며 지금의 성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지하 원룸에서 지금의 아내와 함께 2년을 지냈다는 김 씨는 월급을 모아 이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의 베란다를 갖춘 투룸으로 옮겨 3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25년 된 빌라라서 보일러를 트나 안 트나 (춥고) 비슷했다”며 “겨울에 패딩 입고 자고 에어컨도 없었다. 쓰레기장이 옆이라 여름에는 창문도 못 열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는 대출 4000만원을 받아 보증금 5000만원의 경기 광주 소재 첫 전셋집으로 이사해 2년을 지낸 후 대출 8000만원을 받아 전세 1억원의 수원 소재 투룸 빌라로 옮겨 재차 2년을 보냈다.
김 씨는 “둘째아이가 나오고 나서 집이 좀 좁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전세 1억원 집이었지만 대출이 8000만원이니 당시 이자가 20만원 정도라 (내 돈) 2000만원에 월 20만원의 월세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며 “아내가 좀 넓은 집으로 이사 가자고 해서 2018년부터 수원에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방 3개는 최소 1억3000만원으로 시작하고 조금 마음에 드는 집이다 싶으면 1억5000만원을 넘기기 일쑤였다고 회고했다. 예금이 3000만원 있고 전세자금 대출 80%를 적용하면 최대 1억5000만원 집에는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그는 “열 집 넘게 봤는데 그 중 1~2개 집은 30년 된 아파트였고 나머지는 빌라였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의 집으로 이사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그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시세는 2억8000만원이었다. 예금에 퇴직금까지 합해도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은 5000만원뿐이라 발만 동동 굴렀다는 그는 ‘아낌e보금자리론’ 1억9300만원에 부부 신용대출 3600만원까지 합치고 2억77000만원까지 깎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운대(운수)도 좋았는지 취·등록세를 50% 감면받았다. ‘아낌e보금자리론’ 30년 짜리가 한 달에 70만원 나가고 신용대출은 5년 납으로 한 달에 80만원 정도 나가기 때문에 둘이 합쳐서 월 500만원 정도 버는 저희 부부로서는 아이 둘 키우며 빠듯한 게 사실이지만 크게 불편한 건 없다”며 “따로 예·적금을 할 여유는 없지만 이사 다니지 않는다는 점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집만 얻는 시대 왔지만 희망의 끝 놓지 않아”
최수영 씨(40·가명)는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케이스다. 최 씨는 남편 없이 10세 딸을 홀로 키우는 ‘워킹맘’이다. 몇 년 전 이혼하고 직장에 다니며 가사까지 병행 중이라는 그는 폭력적이고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 때문에 집을 팔아야 했던 아픔을 지니고 있다.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주변 집값이 두 배로 뛰어 다시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는 “어느 날 언니에게서 전화가 와서 ‘오늘 OO아파트 1순위 날인데 꼭 넣어라’고 해서 ‘가점도 낮고 계약금이 20%라 못한다’ 했더니 언니가 더 실망하더라. 그래도 될 대로 되라 식으로 청약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청약을 넣었는데 바로 접수됐고 예비번호 받아서 겨우 계약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계약금은 부모님은 물론 이모에게까지도 손 벌려 겨우 마련했다고 한다. 청약을 권유한 언니도 흔히 돈을 빌려줬다는 최 씨는 “아파트에 당첨되니 마음가짐 등 많은 게 달라졌다”며 “아이와 함께 살아나가야 할 제 나머지 인생은 좀 암담했었다. 옛 전셋집이 나쁘진 않았지만 (정부 규제 앞에) 지금의 전세금으론 더 작고 열악한 집만 얻을 돈밖에 안 되는 세상이 왔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안정감이 없었는데 작고 저층이지만 내 집이 생기니까 나름 목표와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아이 앞으로 청약통장 만들어주고 아직 나이가 안 되지만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도 해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지금까지 집과는 인연이 없다고만 생각한 나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결국 근검절약이 최고인 것 같다”며 “내 집 마련은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와 희망이 있으면 언젠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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