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한국과 일본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과 한국 시장을 주도해온 케이캡이 FDA 허가받는 즉시 미국에서 보퀘즈나와 정면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10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미국 내 임상시험 3상에 성공하며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 신청이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케이캡의 미란성 식도염(EE) 치료 이후 유지 요법을 평가한 미국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3상 대상은 8주 초기 치료 이후 완전히 치유된 미란성 EE 환자다. 환자들은 P-CAB 계열의 테고프라잔 100mg 테고프라잔 50mg PPI 계열의 란소프라졸 15mg 중 하나를 무작위 배정받아 24주 동안 유지 요법 치료에 참여했다.
1차 평가 지표인 24주간 치료 효과 유지율, 즉 ‘관해 유지율’ 평가에서 전체 환자군은 테고프라잔 모든 용량군은 란소프라졸 투여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 환자군에서는 테고프라잔 모든 용량군에서 란소프라졸 투여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세벨라는 올해 4분기 중 EE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두 적응증에 대해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승인이 나면 케이캡은 미국에서 일본 다케다제약의 보퀘즈나와 직접 경쟁하는 P-CAB 계열의 두 번째 치료제가 된다. 현재 보퀘즈나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FDA 승인받은 P-CAB 계열 약물로 이번 독점권 확정으로 최소 7년간 제네릭 경쟁 없이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케이캡에도 제네릭과의 가격경쟁 없이 브랜드 경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판세가 갈렸다. 케이캡은 ‘타이신짠’(泰欣赞)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출시돼 역류성 식도염·십이지장궤양·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 3개 적응증을 가장 먼저 확보했다.
현재 약 2000개 병원에서 처방되고 있으며 2025년 1월부터 십이지장궤양 적응증에도 보험이 적용됐다. HK이노엔은 기술수출 파트너 뤄신(Luoxin)을 통해 직판 체제를 운영 중이며 400명 이상의 영업 인력을 투입해 처방 확대와 로열티 수익 증가를 꾀하고 있다.
반면 보노프라잔은 2019년 중국에서 허가받았지만 적응증 확장 속도와 병원 내 확산 면에서는 케이캡에 뒤처진다는 평가다. 다케다는 중국을 거점으로 삼았지만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복합요법과 특허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미 승부가 끝났다. 다케다의 보노프라잔은 국산 P-CAB의 기세에 밀려 시장에서 철수했다.
중국·한국에선 HK이노엔이 빠르게 주도권을 확보했다. FDA 허가 이후 두 약물의 맞대결은 단순 점유율 경쟁을 넘어 글로벌 P-CAB 시장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앨런 쿡 세벨라 파마슈티컬스 대표는 “테고프라잔은 중등도 이상의 미란성 식도염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군에서 뛰어난 유지 효과를 보였다”며 “가슴 쓰림에 대한 지속적인 증상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EE, NERD 치료 3상에 이어 유지요법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세계 최대 시장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파트너사와 협력해 FDA 심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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