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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수도권의 한 도시가 공공장소 ‘(방뇨) 지린내’ 대책으로 딸기향을 뿌리는 실험에 나섰다. 23일(현지 시간) 쎄뉴스·라디오RTL에 따르면 파리 남쪽 근교 ‘빌뇌브-생-조르주’는 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공공장소 청소 제품에 딸기향이나 풍선껌향을 더한다. 취객 등의 노상 방뇨로 인한 악취에 시달리다가 ‘향기’로 이를 덮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앙드레이 알비스테아누 부시장이 라디오RTL에 “공공장소에서의 알코올 소비는 공공장소 노상 방뇨로 이어진다”며 ‘소독 효과’와 ‘좋은 냄새’를 겸한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기 전략’이 근본적 문제 해결책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시 당국에선 ‘벌금 인상’과 ‘치안 인력 증대’도 병용한다. 크리스텔 니아즘 시장은 RTL에 “공공장소에서의 부적절한 행동에 과태료를 엄격히 부과하며 시 경찰 인력도 늘렸다”고 강조했다. ‘향기 전략’에 주민들 반응은 호의적이라고 전해졌다. RTL 기자가 시장 출구에서 만난 주민이 이 시책을 반기며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벤더나 박하향을 추가해 달라는 주민도 있었다.
현지 행정 당국의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계정엔 지난 3개월간 시내 중심가에서 노상 방뇨·공개 음주 각각 40건·80여 건 과태료가 부과됐다는 소식과 현장 사진이 올라 온다. 단속과 과태료 부과는 5월부터 본격화됐으며 이달 중순부터 소독 겸 방향제 살표가 매주 금요일 새벽 시행 중이다. 한화 9만 원 정도 하던 노상 방뇨 과태료는 대폭 올라 최대 120만 원 이상 물게 될 수도 있다(무단 주차 벌금은 약 250만 원). 무단 투기·강아지 배설물 방치엔 한화 6~11만 원 벌금이 책정돼 있다.
‘공공장소 지린내 박멸을 위한 딸기향’ 식 가십성 뉴스로 국내외 매스컴을 탔지만, 사태의 먼 배경엔 프랑스 으뜸의 ‘다문화 도시’ ‘이민자 저소득 인구 밀집지’라는 고민이 있다. 유럽의 한복판이자 일찍부터 식민제국을 경영한 프랑스 과거사의 흔적이기도 하다. 니아즘 시장은 2월 보궐선거에서 집권당(LR) 후보로 출마해 승리했다. 선거 핵심 공약이 ‘치안 강화’였다.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의 ‘감시카메라(CCTV) 철거’나 ‘경찰 무장해제’에 반대하며 “치안 불안한 지역에선 가난한 약자들이 가장 피해를 본다”고 목소리 높인 바 있다.
군·읍 수준인 이 작은 도시가 범죄율 면에서 인구 대비 전국 최고 수준에 속한다. 최신 자료인 프랑스 통계청(INSEE) 작년 발표 수치에 따르면 빌뇌브-생-조르주 인구 약 3만5500명 내 이민자가 1만3600명(38.3 %)에 달한다. 프랑스 전국 평균 도시별 이주자 비율(10.7%)의 3배가 넘는다. 외국 국적자도 30% 이상이다. 이민자란 외국 태생이지만 현재 프랑스 국적을 가진 사람들로, 그런 부모를 따라 입국한 이민 1.5세대가 포함된다. 사실상 이민자지만 국적 미취득 상태에서 외국인 통계로 잡힐 수 있어 이민자와 외국인 통계는 일부 겹칠 것으로 추정된다.
다문화성 최강의 빌뇌브-생-조르주엔 그렇게 될 만한 지리적·사회적 조건이 있었다. 1960~80년대 프랑스 철도 교통망 확장으로 노동자 계층 중심 이주가 활발했으며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높아 재정적 어려움을 가진 이주민들 정착에 유리했다. 이주민들 급증은 원주민들 이탈로 이어져 현재의 인구 구성이 자리잡게 된다. 아프리카와 동유럽으로부터 이주가 지속되면서 다양한 인종·국적(110여 개국)과 배경의 사람들이 정착했다.
빌뇌브-생-조르주는 고대 로마제국 시기부터 존재한 유서 깊은 곳이라고 한다. 로마 도로가 지나던 전략적 요충지로서 센강·이부르느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물류·교통 중심지 역할을 했다. 도시명의 유래는 ‘새로운 마을’(Villeneuve)과 기독교 성인 ‘성(聖) 조즈주’에게 헌정된 교회 이름의 조합이다. 16~18세기엔 귀족들 여름별장과 수도원·포도밭(와이너리)이다가 19세기 후반 철도망의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849년~1860년대 파리~리옹 노선이 개통돼 철도 분기역 즉 프랑스 최대 화물 분류 기지의 하나로 부상하면서 ‘운수·물류·건설 노동자들 도시’라는 정체성이 생겨났다. 제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도시 외곽에 건설된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단지에 북아프리카(알제리·모로코·튀니지) 출신자들이 대량 이주해 공공부문 노동력을 채운 게 1960~70년대였다. 다만 1980년대 이래 사회적 낙후와 슬럼화가 가속화했다. 오늘날 교육·실업률·소득 수준이 발드마른주(州) 최하위권이다.
빌뇌브-생-조르주는 10년 전부터 범죄·치안 문제, 도시재생 필요성 때문에 정부의 ‘도시통합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 파리 중심(샤틀레)에서 약 20~25분(RER D선), 시간대에 따라 25~40분 정도이며, 프랑스 제2도시 리옹에선 고속열차로 약 2시간(460km) 거리의 입지는 향후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시 정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계정엔 ‘이민자 밀집 교외=문제 지역’ 이미지를 넘어 다문화 도시의 강점을 살리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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