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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묻는다. 대법원장이 대선에 개입했다면 이게 정상입니까?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선 국면에서 논란을 자초한 행보는 단순한 재판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투표권 곧 민주주의의 근간을 법복 뒤에 숨어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법복을 벗겨내고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30일 국회가 여는 청문회는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헌법 질서와 주권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이었다. 조 대법원장은 소부 배당 2시간 만에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직권 회부했고 불과 9일 만에 파기환송을 선고했다. 사건 기록만 6만 쪽인데 그 방대한 서류를 읽기는커녕 훑어보기도 힘든 시간이었다. 전례 없는 속도전은 사법부가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해 국민 선택을 가로막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웠다. 사법부의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이 따라붙은 이유다.
더 가관인 건 그 이후 태도다. 조 대법원장은 각종 행사에서 “백성을 중심에 둔 사법 철학”을 거론했지만 정작 국민이 궁금해하는 건 추상적 미사여구가 아니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국민 주권을 침해한 데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겠다는 것인지다. 하지만 그는 그것에 대해 단 한 번도 입을 떼지 않았다.
12일 열렸던 전국 법원장 회의 모습도 사법부의 민낯을 드러냈다. 법원장들은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와 대법관 증원에 일제히 반대했다. 명분은 사법권 독립 침해였지만 속내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걸 모르는 국민은 없다.
대법관 증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김명수 전 대법원장조차 제안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지금 와서 일사불란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건 법관 부족 지키기 본능일 뿐이다.
사법부 독립은 권력기관의 치외법권이 아니다. 법관 개개인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라는 원칙이다. 국민 권리를 빼앗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 “우린 독립이야”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쯤 되면 ‘사법 독재’라는 비판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일각에서 청문회를 삼권분립 침해라고 하지만 사실과 동떨어진 말이다. 국회법은 대법원장 출석 요구를 명시하고 있다. 국민을 대신해 묻는 건 국회의 의무이기도 하다. 오히려 지금까지 국민의 질문을 회피해온 쪽은 사법부다. 견제 없는 권력은 부패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법관들이 모를 리 없다.
이번 청문회는 조희대 개인의 진퇴만이 걸린 자리가 아니다. 사법부가 민주공화국의 수호자인지 아니면 정치 권력의 플레이어인지를 가늠하는 심판대다. 이번에도 침묵과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사법개혁에 대한 여론은 뜨겁게 불붙을 것이다. 탄핵, 대법관 증원, 특별재판부 설치 등 강력한 제도 개혁은 국민의 요구이자 시대적 과제다.
헌법 1조는 선언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사법부도 예외일 수 없다. 조희대 청문회는 법복을 입은 권력에게,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존재할 수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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