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카르텔 척결’ 사후관리 부실로 환수율 1.4%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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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미관리 241건 최다, 기재부는 환수 실적조차 비공개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05 16:54:12

윤석열 정부가 ‘보조금 부정수급 척결’을 내세웠지만, 실제 환수 조치 등 사후관리는 부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최근 30일 한국재정정보원(재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크게 증가한 반면 실질적인 환수조치는 미흡해 환수율은 1.4%에 그쳤다고 5일 밝혔다.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적발건수는 2020년 132건에서 2022년 260건, 2024년 630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적발금액은 2022년 31억4700만 원에서 2024년 493억400만 원으로 14배 이상 늘었다.

이는 당시 윤석열 정부의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등 전임 경제수장들이 ‘보조금 부정수급 척결’을 강조하며 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24년 재정원에 대한 감사 결과, 실질적 환수 조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대상 기간(2020~2023년) 적발된 부정수급 사례는 총 1116건, 금액은 864억20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중 부정수급으로 최종 확정된 사례는 282건, 금액은 80억3000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부정수급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해제된 건도 420건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아예 사후관리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다. 각 부처가 부정수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이력조차 남지 않은 건수가 414건, 금액으로는 314억8000만 원이었다.

부처별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41건으로 전체 미관리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48건, 고용노동부 37건, 보건복지부 22건, 국토교통부 18건 순이었다. 그러나 각 부처별 세부 환수 실적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재정원이 “각 소관 부처 사안”이라며 제출을 거부했다.

이처럼 사후관리가 부실하다 보니 실제 환수 실적은 미미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적발된 부정수급액 864억2000만 원 중 올해 8월 말 기준 실제 환수된 금액은 11억8000만 원으로, 환수율은 1.4%에 불과했다.

박민규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보조금 카르텔 척결을 외치며 적발 실적만 부풀렸을 뿐, 환수에 대해서는 손을 놓았다”며 “방치된 부정수급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기획재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 업무를 해태한 정부 기관의 환수 실태를 공개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부정수급 환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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