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둥 흔들린다” 이탈↑ 충원↓… 하반기 ‘軍 간부층 붕괴 현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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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단순 국방부 노력만으로는 한계”
중견 간부 이탈 “창군 이래 최대치”
간부 충원은 ‘반토막’…하사·소위 급감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2 09:43:47

군 간부층의 인력 이탈이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사 처우는 개선된 반면, 간부 계층의 근무 여건과 복지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면서 ‘간부보다 병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병력 이탈 및 충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관 10~20년 차 간부들의 희망전역·휴직 건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올해 들어서도 유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의 ‘각군 임관 10년~20년 차 간부 희망전역 및 휴직자 현황’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희망전역자 1495명, 휴직자 3068명으로 창군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도 이미 희망전역 1327명, 휴직 3401명에 달해 연말까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육군의 경우 부사관과 장교 모두 이탈이 심각했다. 육군 부사관의 휴직자는 2209명으로 전년 전체치(2047명)를 이미 추월했으며, 장교 휴직자도 700명에 달했다. 해군과 공군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공군은 휴직자 285명, 희망전역자 202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간부 충원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전투력 발휘의 핵심 계층인 ‘하사’ 임관 인원은 2021년 1만500명에서 올해 9월 기준 4900여 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특히 육군의 하사 임관은 2720명으로 4년 전(6590명) 대비 60% 가까이 줄었다.

‘소위’ 임관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다. 육사·3사·ROTC 전 채널에서 임관자 수가 줄었으며, ROTC 임관자는 2021년 3300명 → 올해 2400명으로 27% 급감했다. 초급 간부층 붕괴가 눈에 띄게 심화된 셈이다.

유 의원은 “병사 처우 개선에 비해 간부 처우는 제자리”라며 “군 복무의 동기부여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임관 10 년 ~ 20 년차 부사관 · 장교 희망전역 및 휴직 현황. 유용원 의원실

육군이 하사 계층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0년대 초부터 도입한 ‘임기제 부사관 제도’ 역시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병사 신분으로 복무 중인 인원을 하사로 전환시키는 제도인데, 임관 인원은 2021년 5300명에서 지난달 1일 기준 2190명으로 급감했다.

육군은 현역·민간·RNTC·단기전환 등 다양한 경로로 부사관을 모집하고 있으나 대부분 목표 대비 선발 인원이 미달했다. 유일하게 목표를 초과 달성한 분야는 ‘특전부사관’ 제도였다. 올해 모집 780명 중 890명이 지원해 초과 선발됐는데, 이는 특전사 복무가 전역 후 소방·해경 등 안정 직군으로 이직이 용이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전사 간부 이탈 가속… “진급·수당·인식 삼중고”

공군 조종사·정비사·관제사도 빠져나가

군무원도 “과중한 업무에 떠난다”… 면직 증가세

그러나 특전사 내부의 중견 간부 이탈은 심화되고 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특전사 1·3·7공수여단 및 13특임여단, 707특임단 간부들의 전역·휴직 건수는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13특임여단의 휴직자는 2021년 10명에서 올해 31명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특전사 관계자들은 “훈련 강도 대비 낮은 수당, 원사 진급 제한, 사회적 인식 부족”을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다. 유 의원은 “특전사 간부의 이탈은 곧바로 특수작전 수행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보 공백을 막기 위한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군 역시 간부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간 조종사 전역자는 35명에서 132명으로, 정비사는 160명에서 233명으로 늘었지만 충원율은 각각 95%에서 90.6%, 98.1%에서 90.7%로 하락했다. 관제사 충원율은 71.7%로 5년 새 10%p 이상 하락, 사실상 공백이 누적되고 있다.

국방부는 병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군무원·민간인력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으나, 기존 군무원들의 이탈이 지속되면서 제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군무원 채용 지원자는 2022년 6만7426명에서 2024년 3만409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의원면직자는 3년간 1803명 → 1348명으로 꾸준히 발생했다.

유 의원은 “일반 공무원 대비 높은 업무 강도와 낮은 수당, 외지 근무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군무원층 불만이 구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군 초급 및 중견 간부층의 이탈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붕괴 조짐”이라며 “이는 국방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는 “국방부의 자체 인력관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인력 유출 방지·사기 진작·인사제도 개혁·복지체계 재정비 등 종합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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