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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고성하이화력발전소 건설 강행 논란

생계위협 농민 피눈물 외면…“누굴 위한 농협인가”

미세먼지·온배수 1위 발전소 건립에 여론 들썩…자금줄 정체에 ‘충격’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27 16: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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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에는 지난 1983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삼천포 화력발전소’ 1·2·3·4·5·6호기가 위치해 있다. 해당 화력발전소의 경우 행정구역상 고성군에 위치해있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인구 밀집지역은 경상남도 사천시 삼천포항 일대다. 고성군청과는 직선거리로 약 20km 가까이 떨어져 있지만 삼천포터미널과의 거리는 약 3km에 불과하다.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는 지난 한달 동안 가동을 중지했다가 지난 1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문재인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30년 이상된 화력발전설비에 대해 일시 운행중지 지시를 내린데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삼천포 화력발전소 바로 옆에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추가로 건설 중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화력발전소 시행사가 농민의 금융기관인 농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 대부분이 농민 이라는 이유로 ‘돈벌이에 눈이 멀어 농민을 위한다는 존립 이유마저 잊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각종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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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하이화력발전소(사진) 건립 공사는 현재 2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거대 화력발전소의 건설은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절감 정책과 배치된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건설은 강행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에는 발전소 인근에 위치한 농어민들이 생계위협까지 토로해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경남 고성·사천=이경엽 기자] 최근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에 건설되고 있는 고성하이화력발전소 1·2호기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기존에 가동 중인 삼천포 화력발전소 6기로 인해 인근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임에서 불구하고 바로 옆에 화력발전소 2기가 추가로 건설 중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이미 가동중인 화력 발전소는 잠시나마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세먼지 감축의 일환으로 노후된 화력 발전소의 중단하기로 한 정부의 조치 때문이었다. 새로운 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행위는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을 비웃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불거져 나온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소 공사 시행 주체인 ‘고성그린파워’가 농협은행의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화력발전소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지역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농·어민들이기 때문이다. 농민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권익 보호 등을 위해 설립된 농협이 오히려 농민 생존 위협의 ‘부역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세먼지 1위 발전소 건립 강행…“문재인 대통령 미세먼지 저감 노력 비웃나”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착공한 고성하이화력발전소 1·2호기는 약 91만2396㎡(약 27만평) 부지에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민자 발전소인 고성하이화력발전소의 시행사는 ‘고성그린파워’, 시공사는 ‘SK건설’이다. 현재 2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고성하이화력발전소 1·2호기가 완공되면 총 2080MW의 전력을 생산 할 수 있게 된다. 오는 2021년 예상 전국 총 전력 생산량인 11만6195MW의 1.8%에 달한다.
 
하지만 이 발전소는 착공한 이후부터 줄곧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로부터 시작된 반대 목소리는 전국으로 확대돼 나갔다. 이미 기존에 가동 중인 삼천포 화력발전소 6기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면 피해 규모는 예상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와 온배수 배출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배수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냉각수로 사용된 후 배출된 고온의 물을 뜻한다. 온배수는 주위의 수온보다 보통 7∼9도 가량 온도가 높다. 온배수가 배출되면 인근 해역은 생태가 파괴가 불가피해진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물질을 뜻한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류두길 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온배수는 바닷속 환경조건을 변화시키는데 어장 피해는 물론 바다의 사막화 현상을 가속시켜 생태계 파괴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세먼지는 인체뿐 아니라 농작물에게도 악영향을 주는데, 토양 황폐화와 식생 손상 등을 일으킨다”며 “삼천포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은 국내 전체 대기오염물질 생산량의 8.8%를 차지해 전국 1등을 기록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어획량 감소 경제적 타격은 시작에 불과…농민 생계 위협 대기오염 ‘어쩌나’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대기오염 문제는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뿐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경상남도 사천시 등 지역민, 나아가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이미 삼천포 지역 주민들은 화력발전소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로 생계는 물론 건강상의 피해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천시 삼천포항 인근에서 키위와 쌀을 재배하고 있는 강만수(61·남)씨는 “마을 인근의 화력발전소 때문에 농사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화력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농사가 잘 안된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하우스의 경우 일조량과 수확량, 당도가 비례하는데 미세머지로 인해 대기가 탁해지고 하우스에 먼지가 앉는 등의 이유로 일조량이 낮아져 당도와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일반적인 먼지와 달리 미세먼지는 아무리 닦아도 떨어져 나가지 않아 큰 문제다”고 토로했다.
 
쌀과 배추 등 일반적인 농사도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씨에 따르면 벼를 심고 나서 95일에서 100일이 지나면 벼꽃이 피는데 이 시기에 미세먼지가 쌀에 앉으면 벼 알곡이 충실하게 여물지 않아서 쌀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대표적인 잎채소인 배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추가 잘 여물기 위해서는 배추 속 부분이 잘 여물어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끼게 되면 배추 속이 흐물흐물해져 마치 녹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해당 작물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 버릴 수밖에 없다.
 
강 씨는 “삼천포항 일대서 농사만 40년 넘게 짓고 살아왔다”며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로 인해 점점 농사짓는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더 많아진다면 농사 자체를 접어야 하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며 “평생 농사를 지었는데 뭘 먹고 살지 생계가 막막할 뿐이다”고 털어놨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도 상당하다는 농민도 있었다. 삼천포항 인근에서 거주하는 정일권(남·가명) 씨는 “화력발전소 가동 이후로 기관지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며 “주변에서도 기침이 잦아지거나 기관지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형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조직교육위원장은 “미세먼지가 늘어나면 하우스 농가의 빛이 투과되는 비율이 낮아져 작물을 기르기 힘들어진다”며 “또 수정이 되지 않아서 작물에 열매가 잘 맺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농민들이 경험적으로 아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농작물의 미세먼지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생을 바다에 의지해 살아 온 어민들도 화력발전소로 인한 생계위협을 호소했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돼 어획량 감소 등 피해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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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 주민들은 지난 1983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삼천포화력발전소 탓에 이미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민들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농작물에 피해는 물론 건강악화까지 호소하고 있었다. 어민들은 온배수로 이해 어획량이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주민들의 발전소 반대 플래카드 ⓒ스카이데일리
 
강재식(63·남) 씨는 40년 전인 지난 1976년부터 지금까지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처음 배를 타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삼천포항 인근은 물 반, 고기 반인 천혜의 어장이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씨는 “삼천포항은 놀래미, 도다리, 가자미 등 차가운 물에서 주로 사는 한류 어종이 잡히는 어장이다”며 “그런데 화력발전소에서 온배수가 나오면서 어종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따뜻한 물로 인해 토착 한류 어종들이 산란과 부화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어민들은 “물고기를 잡는 기구인 어구가 훨씬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물고기가 한창 잘 잡히던 시기의 1/3 수준 밖에 잡히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삼천포에 거주 중인 한 어민은 “육지에서는 미세먼지, 바다에서는 온배수로 삼천포 주민들의 삶은 엉망이 돼 버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큰 규모의 화력 발전소를 짓는다고 나서는 것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농민의 권익 증진 및 지원 등의 설립취지 무색…“농민 죽이는 농협에 배신감” 분분
 
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해 인근 지역 농·어민들이 생계위협 우려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해당 사업을 주도하는 당사자가 ‘농협은행’이라는 사실로 인해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농협의 설립 취지는 ‘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업생산력의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 도모, 이를 통한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고성그린파워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97.1%를 보유하 농협은행이다. 사실상 농협은행 단독 소유나 다름없는 지분구조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성그린파워는 농협과 선을 긋고 있는 입장이다. 나용기 고성그린파워 기획예산팀 팀장은 “현재 고성그린파워의 실질적인 주요 주주는 남동발전, SK가스, SK건설, KDB인프라자산운용 등 4곳이다”며 “농협은행이 9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유는 농협은행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농협 역시 마찬가지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농협은행이 신탁업체로 등록됐기 때문에 감사보고서에 그렇게 기록이 됐다”며 “농협 측이 고성그린파워의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달랐다. 대부분의 자금을 댔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농협이 사업을 주체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농협이 농민들의 생계는 물론 건강 위협이 불 보듯 뻔 한 발전소 건설에 관여했다는 것 사실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천포항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있는 주민 황문성(50·남)씨는 “농협이 발전소 건설에 관여했다는 사실 자체에 배신감이 느껴진다”며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이라면 몰라도 농협은행이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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