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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SK가스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논란
당진의 눈물 서울까지, 미세먼지 최대공장 짓나
화력발전 세계1위 지역에 또 건설 파장…24명 암 발생 공포 속 ‘절대반대’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01 13:17:06
국내 1호 민간석탄발전소 당진에코파워가 논란이다. 지난 2010년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 발전사업을 허가받은 당진에코파워는 지난달 3일 산업부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의 가결을 거쳐 가동까지 산업부장관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다. 당진에코파워는 SK가스가 운영한다. 지난 2014년 산업은행과 동부건설이 보유한 지분 60%를 2010억원에 인수했다. 당초 동부발전당진이란 이름도 SK 측의 인수와 함께 당진에코파워로 바꿔 달게 됐다. 지난해부터 환경운동현합과 당진환경운동연합은 SK가스 측에 투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석탄발전소가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란 점을 강조하며 인근 주민들의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운 자본논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해당 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당진의 석탄발전소 미세먼지는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시말해 당진에코파워는 지역문제가 아닌 수도권, 나아가 전국적인 사안으로 다뤄져야 할 사안으로 떠올랐다. 스카이데일리가 당진에코파워가 자리한 충남 당진시를 찾아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이슈를 현장 취재했다.

 ▲ 충남 당진시에 추가 건립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놓고 비판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가중 시키는 주범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지목되면서 SK가스가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시설 업체인 당진에코파워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충남 당진=이성은 기자] 본격 운행까지 산업부장관 승인만 남겨둔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화력발전소의 유해물질이 당진뿐 아니라 서울등 수도권 시민들에까지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미세먼지 공포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환경부는 국내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석탄화력발전소 폐기를 주장하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1160MW 규모의 국내 첫 민간 석탄화력발전소가 추가된다는 데 대해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미세먼저 불안 넘어 공포…시민들 “추가 화력발전소 건립 절대 불가” 한 목소리
 
기자가 만난 충남 당진 주민들은 추가로 들어서는 석탄발전소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확고했다. 지역개발 등을 이유로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절대 다수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당진시 석문면에는 앞서 세워진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동서발전이 운영하는 500MW급 발전소 8기와 1000MW급 2기 등 총 10기다. SK가스의 당진에코파워 발전소도 석문면에 세워진다. 당진에코파워가 계획 중인 발전소는 500MW급 발전소 2기다. 완공될 경우 당진에만 총 7200MW 급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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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민들의 직접적인 반대 원인이기도 하다. 석탄발전소 부지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석문면사무소 인근을 찾았다. 석문면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김상문(가명·65·남) 씨는 “발전소에 근무하는 친구가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바람이 내륙 쪽으로 들이닥칠 때 확연히 심각함을 느낄 수 있다”고 토로했다.
 
 ▲ 기자가 만난 당진시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립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은 자녀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공포수준이었다. 시민들은 현재 추가 건립이 되지 않은 상황에도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에 심각성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진은 당진화력본부 인근에 있는 석문면사무소 앞(위)과 당진시내 일대(아래) ⓒ스카이데일리

2년 전 석문면에 정착했다는 석문공단부동산 중개인 김응철(57·남) 씨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김 씨는 “전자파 등을 이유로 송전탑도 반대하는 마당에 발전소는 어떻겠느냐”며 “가동 중인 동서발전도 못미더운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있던 김 씨의 아내 김세희(54·여) 씨도 “지어선 절대 안 된다”고 강력히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당진 시내도 이처럼 불안을 넘어 공포감을 전하는 분위기는 비슷했다. 특히 자녀를 가진 부모들 사이에서 더 거센 반응이 나타났다. 6살 딸을 키우고 있다는 황보정(44·여) 씨는 “아이가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환절기만 되면 더 예민해진다”며 속상해 하는 모습으로 신규 화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황 씨는 “평소 대기상태를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꼼꼼히 확인하는 편인데 타 지역에 비해 당진의 오염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엄마들이 모이면 주로 입에 올리는 주제 중 하나가 석탄발전소와 관련된 것들이다”고 덧붙였다.
 
충남도·당진시도 반대…발전소 가동 후 인근 주민 24명 암환자 발생해 13명 사망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과 관련해서 충남도와 당진시 역시 반대 입장을 확고히 드러낸 상태다. 이들 두 지자체는 환경단체 등과 함께 SK가스와 산업부에 반대 의견을 개진한 상태다.
 
충남도 측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절반 이상인 29기가 충남 서천·보령·당진·태안 등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진시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화력발전소 밀집지역임을 강조했다.
 
현재 당진시의 발전용량은 6040MW다. 이는 2위 밀집지역인 대만의 타이중(5500MW)보다 540MW 높은 수치다. 더구나 SK가스의 신규 발전소가 건립될 경우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돼 추가적인 화력발전소 건립에 난색을 표하는 것이다.
 
 ▲ 당진에코파워 부지는 기존 당진화력본부 위치 옆이다. 이 부지 출입로에는 당진에코파워가 세워둔 경고문(사진 위)이 있다. 이곳은 현재 허허벌판(아래)이다. 부지에 서 있으면 당진화력본부가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이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2년 당진시는 대기환경규제지역으로 지정 예고되기도 했다. 이는 충남에서 유일한 지정 예고였다.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석문면 난지도리와 송악읍 정곡리 2곳에서 측정한 국가 대기오염 실시간 측정망 자료에 따르면 오존과 미세먼지 등이 환경기준을 최대 172회나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진시는 전국에서 대기오염 배출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12만3682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두 번째로 배출량이 많은 포항 남구의 배출량 10만5463톤보다 17.3%가 높은 수치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주민들의 건강도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충청남도가 단국대학교에 의뢰해 충남 오염취약지역 6곳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진화력발전소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소 인근 교로2리 주민들은 발전소 가동 이후 24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투병환자가 11명이고 사망자가 13명이었다. 주민들은 유독 발전소를 가동한 이후 암 환자가 급증했다고 토로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중국만이 미세먼지의 원인이 주범이라는 프레임이 강조될수록 이익을 보는 측은 석탄발전소 사업체들일 것이다”면서 “지자체·주민 등까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석탄화력발전소를 당진에 세우겠다는 것은 중앙 부처의 횡포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물론 석탄발전소만이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객관적인 지표를 확인했을 때 주범 중 하나임은 틀림 없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소 추가건립은)폐암에 걸린 환자에게 담배를 피우라고 하는 꼴”이라며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은 아니지만 LNG로 발전시설을 변경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수도권에도 영향 당진 석탄화력발전소…“연료 고민없이 값 싼 게 전부인가”
 
 ▲ 당진에코파워 부지에서 바라본 당진화력본부 내 발전소 굴뚝에서는 수증기(사진)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 수증기는 기자가 방문할 당시 바람에 의해 수도권 방향으로 향했다. 감사원 자료에 의하면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달 기준 ‘수도권 지역에 미치는 충남권 발전소의 미세먼지 기여율’은 PM10(미세먼지)이 21%, PM2.5(초미세먼지)가 27%다. ⓒ스카이데일리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는 단순히 충남도와 당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감사원이 공개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추진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 도 내 위치한 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온 오염물질로 인해 수도권 1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에 최대 28%의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은 바람에 의해 배출 지역에서 주변 지역으로 확산된다. 오염물질 중 연료를 고온으로 연소할 때 대기 질소의 일부가 산소와 반응해 생성되는 대표적 오염물질인 질소 산화물(NOx)은 대기 중에서 암모니아(NH₃) 등과 화학 반응을 통해 소멸하면서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바람의 영향으로 확산돼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2015년 12월 한국대기환경학회에서 감사원에 제출한 자문의견서에 따르면 수도권 밖에 있는 대규모 석탄화력 발전소가 주로 편서풍이 부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수도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보고서를 통해 충남지역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수도권과 바로 인접해 수도권 대기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료 : 감사원 ⓒ스카이데일리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를 일컫는다. 지름 10㎛의 먼지는 PM10이라 한다. 입자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이하의 먼지를 의미한다. PM2.5라 표기한다. 감사원이 밝힌 충남 지역 소재 발전소가 1일 최고 평균농도 대비 수도권 대기오염에 영향을 주는 기여율은 PM10이 최소 3%, 최대 21%이며 PM2.5는 최소 4%, 최대 28%에 이른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여름이나 초가을 등 편서풍이 주로 부는 조건에서 수도권에 나타나는 고농도 대기오염을 줄이고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충남 등 수도권 외 지역의 오염원 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자문역할을 담당한 김순태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미세먼지 영향 분석은)광역적 오염현상이라 불리는 넓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우리나라 자체가 좁기 때문에 좀 더 넓게 봐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기본적 생각이었다”고 전하며 “SK가스가 충남 지역에 추가로 석탄발전소를 건립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다만 연료물질이 석탄일 때와 LNG일 때가 다른데 LNG를 사용하면 (오염물질 배출이)석탄 대비 절반 정도 줄어든다”며 “발전 단계에서만 값이 싸다고 결정할 게 아니라 환경비용적 문제를 고려한 발전을 따지다 보면 석탄발전소보다 건강상 영향이 적은 LNG가 더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남 지역이 수도권 외 지역이고 연료에 대한 고민 없이 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SK가스가)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값이 싼 게 전부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충남 당진시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립 논란에 대해 SK가스 측은 답변을 거부하면서 아시아 최대 규모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 조성과 기존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발전소 모델을 제시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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