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인상 여부를 놓고 손해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가 최근 자동차 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금융당국은 보험료의 과도한 인상이 발행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한 손보업계는 고객 배려 차원에서 일제히 보험료 인하를 단행했지만 최근 해당 부문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손보사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적자…7월 손해율도 급증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2001년 이후 16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은 손해율 개선과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 확대에 힘입어 216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개선되자 손보사들은 일제히 자동차보험료 인하 결정을 내렸다.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함이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많이 감소해 이익이 증가했고 특히 사업비 부문이 크게 줄어 보험료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보험료 인하 배경을 설명 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를 결정한 후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달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11개 손보사 자동차보험 판매실적은 8조38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00억원(1.2%) 줄어든 액수다. 영업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2243억원의 이익을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16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경과보험료(당해 사업년도에 받은 보험료) 증가폭에 비해 손해액 증가폭이 컸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손보자들의 자동차보험의 경과보험료 합산 총액은 7조5197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은 736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올 상반기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발생손해액은 6조140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조7929억원보다 3476억원이나 증가했다.
손해액 증가로 국내 손보사들의 손해율도 일제히 악화됐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통상 적정 손해율은 77~78% 정도로 책정된다.
올 상반기 11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7%로 전년 동기 대비 3.9%p나 상승했다. 특히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등 상위 6개 손보사의 올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7.4%로 전년 동기보다(80.5%)대비 6.9%p 올랐다. 보험업계는 올해 최악의 폭염과 태풍 등 재해가 시작된 7~8월에는 손해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판매실적(원수보험료)이 감소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차량등록대수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원수보험료 또한 감소했다. 올 상반기 국내 11개 손보사의 원수보험료 총합은 8조3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4911억원 보다 1052억원 감소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에는 기록적인 한파로 손해율이 80%까지 올라갔고 지난 7월에는 최악의 폭염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7.3%를 기록했다”며 “정비요금 인상, 병원비 지급 증가 등 앞으로도 손해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4%이상 보험료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인상에 제동을 건 금융당국…“사업비율부터 줄여라”
손해보험업계가 손해율 증가 등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손보업계가 염두중인 보험료 인상폭에 비해 훨씬 낮은 인상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자동차보험은 회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하고 온라인 보험도 확산 돼 사업비 절감 시키는 요인이 있다”며 “가뜩이나 국민 체감 물가가 올라가는 마당에 보험사들이 이에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폭염과 불가피한 생활물가 상승으로 많은 국민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자동차 보험 인상 요인과 반영 방식 등에 대해 보험 업계의 의견을 듣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보다 사업비 절감으로 인상폭을 제한하거나 보류할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달리 손보업계는 금융당국이 언급한 사업비 부분이 실질적인 절감요인으로 연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소 손해보험사의 경우 사업비를 이유로 자동차보험료를 4% 이상 높이지 못할 경우 적자가 지속 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한 중소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보험이 다이렉트 등 비대면 영업 활기로 설계사에 지급되는 수수료나 시책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보험사가 인터넷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투입하는 광고비용, 플랫폼 비용 등을 합치면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업비가 소진돼 금융당국이 말하는 사업비 절감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부 대형 손해보험사를 제외한 중소 손보사들의 경우 사업비를 줄이면 대형손보사와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여기에 보험료를 높게 받지 못하면 중소 손보사는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대형 손보사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보험환경이 만들어질 것인데 그 피해를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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