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팟현장]-서민 울리는 기획부동산(上-실태)

신기루 개발호재 미끼로 서민지갑 노리는 기획부동산 검은손

재테크 강의로 유도 후 은근 슬쩍 부동산투자 유도

개발 가능성 희박한 버려진 땅 비싼값에 속여 판매

회사명의 바꾸고 잠적, 뚜렷한 피해구제 방법 없어

윤수현기자(shyu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3-29 14:54:00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최근 전국 각 지역에서 개발 이슈가 쏟아지면서 허위 정보를 앞세워 부당 이득을 취하는 속칭 ‘기획부동산’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오피스빌딩이 즐비한 테헤란로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속칭 ‘기획부동산’은 허위 개발호재를 미끼로 개발제한구역이나 맹지, 산 등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쪼개서 비싸게 파는 업체를 일컫는다. 그들은 허위 개발 정보를 미끼로 거래가 어려운 땅을 비싸게 판매하는 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다.
 
이들의 수법은 상당히 치밀해 속아서 땅을 매입한 후 경제적 피해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기획부동산은 토지를 잘게 분할해 판매하기 때문에 그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액도 상당하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후에는 이미 도망가 버리고 없기 때문에 손실을 보전하기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점점 고도화되는 기획부동산 사기 수법…‘어플’ 통한 재테크 강의로 유도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 한 어플리케이션에서 우연치 않게 강의를 신청하게 됐다. 해당 강의를 진행하는 J사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고층 빌딩에 자리했다. 번듯한 외관에 실내 또한 그럴싸해 보였다.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 직원 두 명은 평소 생각해온 투자 방식을 물어보더니 자연스럽게 화제를 ‘토지투자’로 유도했다. 현재 개발이 될 예정이라는 하남 교산과 지제역 근처 그리고 강동구에 있는 토지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A씨에게 강동구에 위치한 토지를 매물로 추천했다. 직접 서울시와 강동구 홈페이지에 들어가 개발이 된다는 증거라며 자료를 안내해주기도 했다. 심지어 본인과 회사 대표도 이 토지를 구입했며 거래 서류를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다. A씨가 매물시세가 적정한 지 의심스러워하는 태도를 보이자 인근 토지 값을 보여주면서 ‘적정가’라고 안심시켰다.
 
그들은 후기를 좋게 남겨주면 강의를 무료로 듣게 해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란한 화술에 깜빡 속은 A씨가 이내 관심을 보이니 곧바로 토지 주소를 알려주고 지금 당장 현장을 구경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물론 입금계좌를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 기획부동산은 호재를 설명하며 토지의 지번까지 소개한다. 대부분 그 토지는 개발 가능성이 낮은 곳이다. 사진은 기획부동산에 대해 경고하고나 피해 여부를 묻는 글 [사진캡쳐=온라인 카페]
 
 
갑작스런 제안에 당황한 A씨는 몇 일 고민을 한 후 연락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후 해당 업체에 대해 알아본 결과 그곳이 유명한 기획부동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곳에서 사기를 당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기획부동산이 사용하는 수법은 대동소이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B씨 역시 테헤란로 소재 한 고층빌딩에 자리한 기획부동산 T사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그곳의 방식도 거의 비슷했다. 그곳 직원은 부동산과 주식, 코인으로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자연히 토지로 화제를 이끌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토종합계획 1차부터 5차까지를 설명하며 3차 때부터 1기 신도시가 생기고 그 토지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보상금을 받아 투자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설명했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설명하며 그린벨트여도 해제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곳 관계자는 국가에서 나온 정보를 미리 받아서 확정이 난 토지만 판매한다고 했다.
 
다른 회사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조작 자료일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덧붙이며 가지고 있는(나라에서 나온) 자료도 보여줬다. 과거에 판매한 토지가 어떻게 변했는지, 성공한 사례 사진이 첨부된 자료까지 보여줬다. 해당 직원은 현재는 매물이 없어 개발이 될 만한 토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넌지시 빠른 결정을 종용했다.
 
개발 불가능한 땅 판 후 거세게 항의하자 “산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냐” 적반하장
 
30대 남성 C씨는 이러한 기획부동산의 사기 피해자다. 그는 기획부동산의 꾀임에 넘어가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야산 일부를 매입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해당 토지는 비오톱 1등급으로 대상지 전체가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유형이었다. 개발이 불가능한 땅이었던 것이다.
 
C씨는 곧바로 항의했으나 해당 기획부동산 직원은 “산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느냐”며 “역세권 주변 개발지니 조금 있으면 용도 변경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른 토지의 매입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C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큰돈을 투자했는데 속에서 천불이 난다”며 “해당 회사 직원들에게 토지를 원가로라도 팔고 싶다고 말하면 ‘곧 개발이 될 텐데 팔려고 하느냐’며 뻔뻔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D씨 역시 몇 년 전 기획부동산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 그는 몇 년 전 한 경매부동산에서 일하는 지인의 설득 끝에 경기 부천 소사본동 산60-3번지의 토지를 ㎡ 당 50만원의 가격에 매입했다. 해당 지인은 본인도 땅을 살 예정이고 부천은 밀도가 높아 무조건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며 D씨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해당 토지는 D씨가 매입하기 직전 경매로 나온 임야를 해당 부동산에서 헐값에 매입한 후 지분을 쪼개 D씨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몇 배의 폭리를 취해 팔아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개발 여부도 불확실했다. D씨는 지인에게 속아 돈도 사람도 잃었다고 좌절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본인이 사기를 당한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나 혹은 속았다는 것을 알아도 자신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피해가 확산된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청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기도 부동산거래질서 도우미를 운영하면서 기획부동산 사기 593건을 신고 받았다”며 “현재 경찰에 넘겨 현재 수사 중이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해를 당한 사람은 더 많지만 신고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창동 밸류맵 팀장은 “경기도와 밸류맵이 합동 조사한 결과 2018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경기도에서만 판매한 건수가 10만 건이 넘었고 금액으로는 2조7000억원, 업체만 550곳이다”며 “땅을 매입한 사람 중 상당수는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스스로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벌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서민다중피해범죄라 전체로 보면 금액이 크지만 개인으로 보면 1000-3000만원 사이의 소액이 대부분이고 한 필지에도 적게는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소유자라 피해 사례를 증명하기가 힘들다”며 “경찰에서는 피해자로 규정해도 법원에서는 무혐의로 판결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윤수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 좋아요
    32

  • 감동이예요
    20

  • 후속기사원해요
    46

  • 화나요
    7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기업 집단에서 금융사 중 유일하게 신규대기업 집단에 오른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정몽윤' 회장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권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기병
롯데관광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3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이죠”
방과 후 학교 선생님, 문화센터 강사 등 프리랜...

미세먼지 (2021-02-26 15: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