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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한·미 미사일지침 폐지와 사드(THAAD) 반대의 이중성

미사일지침 해지는 최대 성과 아닌 선행 협의의 종착점

국가 안보 보장은 정치인 아닌 국민을 위한 최종 지향점

이제는 중국이냐 미국이냐 확실한 노선정립 필요한 시점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6-04 10:50:36

▲ 박진기 한림국제대학원 교수
테라포밍(Terraforming)’이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즉 ‘한반도 테라포밍’이란 지금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과 사드는 창과 방패(矛盾)의 관계
 
박근혜 정부시절 좌파정치그룹이 최대 정치 쟁점화 도구로 활용하면서 반미(反美) 투쟁과 반정부 선동 소재로 악용하였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드(THAAD) 배치’ 논란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 사드란 무엇인가? 사드의 공식 명칭은 ‘종말고고도지역방어’(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로 미군의 탄도탄요격 시스템을 말한다. 
 
최대 1000km에 달하는 고성능 탐지레이더와 800km 내의 표적을 추적하는 사격통제 레이더로 150km의 높이에서 비행하는 미사일을 직접 요격하는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전방 배치모드(FBM)와 종말모드(TM)로 구분되며 성주에 배치되는 장비는 한반도를 방어하는 종말모드용 장비이다. 말 그대로 ‘미사일 방어용 시스템’이며 미국이 구축하는 ‘미사일방어시스템(MD)’의 핵심 위치에 있는 장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방어용 시스템 도입을 두고 당시 중국 공산당 정부는 높은 수위의 비난을 하였고 이 땅의 좌파정치그룹들은 그들의 하수인이 되어 반미 시위와 반정부 시위를 지속하였다. 현실적으로 사드의 방어 대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을 넘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중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는 정작 그들의 지지 세력인 강성 노조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된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은 축소하는 한편 오히려 ‘한미 미사일지침 폐지’를 집중 부각시키며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라고 자축하는 분위기이다. 과연 그럴까? 좌파정치그룹 내에 노련한 국제관계 및 군사전문가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한·미 미사일 지침의 역사와 폐지 그 이후
 
한·미 미사일 지침은 과거 박정희 정부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우려를 표명하던 미국 정부의 요구로 1979년 양국 정부 간 체결된 공식 외교문서로 한국이 지대지 미사일을 자체적 개발할 경우 ‘탄두의 중량과 사거리를 제한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1990년 노태우 정부 시절 미사일 개발 자체를 포기하는 수준의 개악(개惡)도 있었으나, 2012년 이명박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합의하여 ‘사거리 800km, 탄두중량 500kg’으로 넓히는데 성공하는 등 이전과 비교 시 괄목상대할 성과를 올리기도 하였다.
 
2017년에 있었던 3차 개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로 탄두중량 제한을 해지하였고 2020년 4차 개정 시에는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도 해제되었다. 사실상 이번 미사일지침 폐기는 선행된 협의에 대한 ‘최종 마무리’에 지나지 않는다. 최대 성과가 아닌 양국 정부가 오랫동안 지속해 온 ‘합의의 종착점’이라는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략적 관점에서 미사일지침의 핵심적 사인을 무엇일까? 바로 ‘고체연료’의 사용 여부이다. 흔히 로켓이라 부르는 발사체는 고체연료 또는 액체연료를 추진 에너지로 사용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2가지의 연료에 있어 극명한 차이가 발생한다.
 
산화성이 높은 액체연료의 경우 그 물질적 특성 때문에 안전을 고려하여 반드시 개활지에서 발사 직전에만 주입이 가능하다. 그러하기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북한의 경우 장거리 미사일 발사체 실험 시 부득불 개활지에서 진행하며 이를 위해 수일 전부터의 사전준비 작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미 정찰위성 등 한미 연합 감시정찰 자산에 노출되기 쉬운 것이다.
 
최초 주입 후 교체할 필요가 없는 고체연료의 경우 장기간 보관이 용이하여 지하 발사대인 사일로(Silo)에 숨겨 두었다가 필요시 즉각 발사 할 수 있기에 탐지 및 추적, 요격에 대한 반응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점이 바로 전략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가 된다.
 
물론 이미 대한민국의 경우 미사일지침의 규정은 준수하되 전술적으로 유사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사거리 800km급 탄도미사일과 1500km급 순항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는 제트엔진을 사용하여 비행하듯이 날아가는 순항미사일에 비하여 추진체 연소로 얻은 강력한 추진력을 이용하여 발사체를 대기권까지 올리고 이후 자유낙하 운동에너지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의 경우 마하 6이상의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에 발사 후 변곡점을 지나 낙하 모드로 전환되었을 경우 요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특성과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전략 전술적으로 활용가치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무기체계 개발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대한민국의 주적과 잠재적 적국이 어느 국가이며 어느 정도의 공격 및 방어 무기체계를 도입하느냐하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6.25 전쟁을 도발한 북한이 주적이며 북한을 지원한 중국, 舊소련(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무기 개발 및 외화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해외무기판매 협력국가인 이란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만일의 급변사태 발생 시 교전 가능한 대상은 북한과 중국 정도로 압축된다.
 
일부 좌파적 민족주의에 빠진 철부지들이 일본을 가상 적국으로 보고 있으나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핵심 파트너로서 일본과의 전쟁 또는 사소한 국지도발의 가능성 역시 발생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북한의 격한 반응과 국내 좌파정치그룹의 혼선
 
최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을 저질러 놓고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면서 우리의 자위적인 국가방위력 강화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소리가 없게 됐다’고 맹비난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남조선의 미사일 족쇄를 풀어준 목적은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군비경쟁을 더욱 조장하여 우리의 발전을 저해하려는데 있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 역시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산동(山東)반도와 랴요둥(遼東), 다롄(大連) 등도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고 비난하면서도 자신들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발전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의 경제력을 고려 시 대량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하였다.
 
핵무기 보유국으로 잠재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북한을 대적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처럼 동등한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을 경우에나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유념해야할 것은 과연 대한민국에게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필요한가라는 점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핵무기 개발과 ICBM 개발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 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미사일기술통제체제) 등 국제조약을 고려 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순수 방어용 시스템인 사드와 관련하여 지금도 중국, 북한의 지령을 받는 사드반대 단체들은 2017년 9월 사드 배치이후 아직까지도 물자 이송 및 기지 출입을 방해하는 한편 전자파 피해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流言蜚語)도 퍼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더라도 미사일지침 폐지는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은 소식인 것이다. 실제로 중국과 북한에게 실질적 위협은 방어용 장비인 사드가 아닌 공격용 무기인 장거리 탄도미사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보다 높은 수준의 군사적 압박 수단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좌파정치그룹의 의도와 희망과는 달리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는 물론 중국과 북한을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더욱 압박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동참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국제사회의 공통된 헤게모니 안으로 편입되었다. 미천한 외교능력을 가지고 대한민국 정부를 이끄는 좌파정치그룹을 손쉽게 드라이브한 미국 행정부의 노련한 외교 성과일 수 있다.
 
이제 돌아갈 수는 없다. 중국을 사대하던 조선보다 더 굴욕적인 저자세로 중국 공산당을 추종하면서 중국몽을 꿈꾸며 변방의 속국으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동북아의 주인공으로 거듭나 주도적으로 판을 이끌 것인가? 이미 정해진 목적지로 흘러가는 역사와 세계사라는 큰 물줄기 속에서 말이다. 더 이상 선택을 우매한 좌파정치그룹에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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