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부터 제약업계에서 매출 10위의 일동제약이 자금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는 후문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터져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결정을 두고 제약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동제약은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배경으로 금리상승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을 완화하고 조직과 연구개발 재정비 통한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했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일동제약은 2020년 4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2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보다 영업손실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144억원으로 무시못할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10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차입부채는 1304억원이다. 이 중에서 단기차입금은 약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대에 불과했던 대출금리가 평균 5% 중후반에 달할 정도로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차입금 부담은 클 수밖에 없어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회사 측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차입금한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유동성에 대한 상황을 모니터링해 차입금 한도나 약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더해 자본 구조를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장ㆍ단기 자금차입,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기준 일동제약의 기업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가 ‘A2-’ 등급을 부여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A3+’로 평가해 현재까지는 우량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일동제약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표면적인 이유는 금융 부담 외에도 연구개발(R&D)을 확대·강화하는 과정에서 쌓인 적자였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2016년 기업분할 뒤 R&D에 투자한 누적 금액이 거의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효율적인 R&D의 지속을 위해 연구개발을 재정비를 하겠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연구비 집행의 효율을 높이고 연구개발 중인 신약 중 수익성이 있을만한 제품에 대해서는 조기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일동제약 측은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고 합리적인 재고 관리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히는 동시에, 시장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다파글리플로진과 시타글립틴 복합제 제네릭 개발을 올해 초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동제약은 인력 조정도 단행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전체 임원의 20%를 줄이고 차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남은 임원들의 급여도 20%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 치고는 지나친 대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업적자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R&D 투자로 구조조정을 불러온 것은 경영진인데 책임은 나눠서 지는 처사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일동제약은 1997년 외환 위기와 함께 워크아웃 신청했다가 2001년 워크아웃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1998년 3월말 804명이던 임직원은 1999년 3월말 631명으로 줄었다. 현재 직원 수는 약 14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는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3세 경영인이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KPMG 인터내셔널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PI팀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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