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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장외주식시장 활성화 방안
벤처기업 요람 ‘장외시장’, 세제혜택 확대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16 00:02:30
▲ 윤승준 금융부 기자
 
‘동학개미’ 열풍이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주식시장으로까지 불어오고 있다. 가격이 낮을 때 대어급 기업공개(IPO) 종목을 미리 구입하려는 심리로 읽힌다. 올해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도 모두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종목들이다. 오래 전 이들을 사들인 투자자는 엄청난 수익률을 봤을 것이다.
 
실제로 장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인 K-OTC의 올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6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50%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량도 79만주에서 94만주로 18% 올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누적 거래대금은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3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1년 만에 크게 불어났다.
 
장외주식시장이 양적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질적으로 성장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비(非)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비상장주식 계좌대체 규모는 대략 30억주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제도권 장외시장 규모는 3억주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최근에는 규제특례를 받은 모바일 거래 플랫폼들이 대거 출시돼 제도권만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기존 증권사와 연계하는 서비스로 증권사는 매수·매도자 가운데 자리해 결제불이행을 막고 안전거래를 돕는다. 다만 아직까지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설주식거래사이트에 비해 양도세와 거래세가 높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대다수 비상장주식 투자자들은 여전히 직거래를 기반으로 한 사설 시장에서 거래하고 있다. 마땅한 안전장치가 없는 직거래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조직화된 장외주식시장을 만들어 이들을 비교적 안전한 범(汎)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서도 장외주식시장은 활성화돼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전문투자자들의 유입이다. 국내 벤처캐피탈(VC)시장은 주로 IPO에 의존하는 있는데 투자에서 회수까지 오래 걸리는 실정이라 전문투자자의 자금회수 불확실성은 큰 편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 IPO 소요기간은 16.4년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오래 걸리면 전문투자자들이 벤처투자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장외주식시장을 활성화해서 자금조달에서 투자, 회수까지 이어지는 벤처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023년부터 확대되는 금융투자소득세의 내용은 아쉽다.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소득세는 상장주식, 집합투자기구, K-OTC 중소·중견기업의 경우에만 양도세 기본공제 5000만원을 부여한다. 그 외 비상장주식 등은 합산 공제가 고작 250만원에 불과하다. 벤처기업·장기투자에 대한 조세특례도 반영되지 않았다. K-OTC 소속 기업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전체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장외시장은 벤처기업의 요람이다. 비상장주식에 대한 기본공제·세제혜택을 확대해 투자자를 시장에 끌어들이며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한 대기업 계열사 비상장기업에 일회성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이 장외주식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를 크게 낮추는 등 장기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적 고려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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