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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헌의 스포츠 세상

척추에 철심 박은 장애인 루이스는 ‘천사표’ 골퍼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0-14 09:32:44

 
▲박병헌 언론인·전 세계일보 체육부장
척추 측만증 치료 위해 철심 5개 심어
미국 여자 프로 골프의 에이스로 성장
육아와 투어 활약 등 1인3역 ‘워킹 맘’
우승 상금 전액을 재해 복구비로 쾌척
“훌륭한 엄마가 되겠다”는 게 그녀 꿈
 
미국 여자골프의 간판이었던 스테이시 루이스가 어느덧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고참이 됐다. 벌써 투어 생활 13년차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루이스는 육아, 집안일과 골프투어 등 1인 3역을 억척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는 ‘워킹 맘’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톨리도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의 권유로 놀이차원에서 8살 때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아칸소주립대학을 거치며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12차례나 석권하고 2008년에는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회계학을 공부했다.
 
주위의 만류 뿌리치고 골프에 집중
 
하지만 그는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11세 때 걸음을 제대로 못 걸을 정도로 심각한 척추 측만증을 앓았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여고시절 척추에다 철심 5개를 박는 대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에 가족과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골프 선수를 고집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11년간 투어를 동반한 프로 출신의 캐디와 결혼한 그는 임신 중에도 11개 대회에 출전하는 열정을 과시했다.
 
아칸소대학 골프팀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는 척추 보정기를 착용해야 했다. 척추 수술을 받은 뒤 그는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스윙 연습에 몰두해야 했다. 자신의 신체적 핸디캡을 연습으로 커버해야 했기 때문이다.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골프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칸소대학 골프부 주장으로도 활약했다. 그가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이 매년 열리고 있는 로저스를 방문할 때마다 열렬한 환영을 받는 이유다. 그의 몸속에는 아직도 철심이 들어있다. 루이스의 삶을 얘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사실상 신체장애인이나 마찬가지다.
 
2008년 12월 지옥의 관문이라 불리는 LPGA투어 Q스쿨을 한 번에 통과하며 2009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약했다. 아마추어 시절 최강자로서 명성을 날렸지만 정작 프로 무대에서는 우승 트로피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각 나라에서 최정상급 선수들이 몰려든 LPGA에는 아마추어와는 다른 높은 벽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뒤늦은 우승 메이저에서 보상받아
 
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그의 첫 우승은 2011년 4월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이며 디펜딩 챔피언인 대만의 쳉 야니를 3타차로 제치고 메이저 퀸에 오르면서 그간의 우승 갈증을 멋지게 풀었다. 2012시즌 LPGA투어의 양대 산맥이던 쳉야니와 신지애가 주춤한 사이 루이스는 박인비와 함께 투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해 상금왕은 박인비가 가져갔지만 4승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은 루이스가 가져갔다. 1994년 베스 다니엘 이후 18년 만에 올해의 선수상을 미국 선수가 차지한 것이다. 2013년 박인비가 독주하던 해에도 베어 트로피를 차지하며 역시 베스 대니얼의 수상 이후 19년 만에 미국 선수가 가져갔다. 2014년에는 박인비, 리디아 고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인 끝에 올해의 선수상, 베어 트로피, 상금왕까지 루이스가 차지했다. 1993년 벳치 킹 이후 무려 21년 만에 미국 선수의 상금왕 수상이었으며, 3관왕을 모두 차지한 것도 벳치 킹 이후 처음이었다. 스웨덴 한국 호주 멕시코 대만 등 외국 선수들이 활개치던 LPGA투어에서 미국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2012년과 2014년에는 당당히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2017년 9월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한 그의 사연은 극적이었다. 대회 직전 텍사스주 휴스턴 일대가 허리케인 ‘하비’로 큰 재해를 입자 상금 전액을 복구 지원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고, 3년 만에 우승했다. 약속대로 우승상금 19만5000달러(한화 약 2억3200만원) 전액을 휴스턴 지역의 재난 복구기금으로 기부했다. 타이틀 스폰서인 KPMG로부터 받은 우승 상금과 같은 인센티브 전액을, 다른 후원사인 정유회사 마라톤도 그의 뜻에 따라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데 기꺼이 동참했다. 당시 전인지에 한 타 차이로 쫓기면서도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우승 상금을 복구 지원기금으로 내놓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때 준우승 징크스 따라다녀
 
그에게는 한때 ‘준우승 징크스’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한국 선수에게 약한 모습이 두드러져 보였지만 한국 선수들만이 그의 우승을 좌절시킨 것은 결코 아니었다. 국내 언론들이 한국 선수들의 희생양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한 탓이 크다. 2014년 열린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는 허미정에게 져 2위를 차지했고,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선 박인비가 앞을 막았다. 2015년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는 양희영에게 밀려 공동 2위를, 3월 열린 JTBC 파운더스컵 대회에서도 김효주에게 우승을 내주고 2위에 머물렀다. 그가 2014년 월마트 아칸소챔피언십 이후 우승 문턱에서 2위에 머문 게 9번이나 되었는데 한국선수에게 막혀 우승을 놓친 경우가 다섯 차례이니 한국선수가 우승을 모두 막았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 한국 선수들을 꺾고 그렇게 갈망하는 우승을 거둬야겠다는 투쟁심과 욕망이 루이스에게 없을 리는 없다. 그와 동반 라운드를 경험한 한국 선수들의 말을 빌리면 루이스는 예의 바르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훌륭한 품성을 지닌 선수로 여겨진다.
 
착한 심성 덕에 KPMG가 13년째 후원
 
착한 심성을 타고 나 어린 시절 장애를 극복하고 골프선수가 된 자신을 뒤돌아보며 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을 위해 수입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마음씨 착한 루이스다. 세계적인 종합 회계‧재무 자문 그룹인 KPMG가 12년째 루이스를 후원하는 것도 그의 착한 심성 때문이다.
 
키 165cm의 왜소한 신체 조건에 장타와는 거리가 먼데도 그의 골프가 경쟁력을 갖는 것은 딸 앞에서 “훌륭한 엄마가 되겠다”고 마음속으로 스스로 배수진을 치는 습관 때문이 아닐까. 그에겐 단지 승리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와 같은 선행을 실천하거나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겠다는 숭고한 그 무엇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도 미국대표로 출전했고, LPGA투어에서 13승을 거둬들인 그는 올해 들어서는 투어에 두 차례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세계랭킹은 56위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8월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우승 이후 이렇다할 성적이 없다. 기부와 선행에 앞장서는 ‘워킹 맘’ 루이스의 활약을 오래 보고 싶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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