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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새해, 대한민국號의 ‘중심축’ 전환을 기대한다

고장 난 자본주의 수리해야 신바람 생겨나고 활력 넘쳐나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03 11:15:05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여지없이 새해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올해는 더 나아질 일상을 기대하면서 삶의 현장은 벽두부터 급박하게 돌아간다. 검은 호랑이 해라는 임인(壬寅)년이라고 해서 애써 우리와의 연관성을 찾고 운세를 가늠해 보기도 한다. 우리 민족의 기질을 동물로 연관을 지어 곰과 호랑이(범)에 빗댄다. 곰은 은근과 끈기를, 호랑이는 비호같은 동작과 용맹을 상징한다. 
 
앞선 70여년간 비약적인 경제 성장과 국력·국격의 획기적인 도약을 평가하면서 곰보다 오히려 호랑이를 더 자주 인용한다. 우리가 이룩한 성취는 쾌거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며 밖에서도 이런 평가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 호랑이는 강하고 열정적이며,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자신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며,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남과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지나치게 현실에 도취해 무늬만 호랑이고 실체는 고양이가 돼가고 있지나 않은지 주변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지구촌은 코로나 팬데믹 3년 차로 누구도 이에서 자유롭지 못한 불안하고 우울한 또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바이러스의 공포로 인한 불안감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으면서 모두를 움츠리게 한다. 위기에서 먼저 헤어나기 위한 이기주의와 이로 인해 양극화된 세계가 더 심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국가 만능주의의 유혹에 빠지면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시장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역기능이 반복되면서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위협이 상존한다. 
 
 
세계 질서가 요동을 치고, 새로운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무리가 곳곳에 꿈틀거린다. 자칫 자리를 잘못 잡았다가는 국가의 명운이 일순간에 추락할 수 있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대한민국이 이 대전환의 시기에 어떤 포지션에 위치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와 타협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계속 표류하고 있는 정치도 큰 선거를 통한 변화의 시험대에 오른다. 변하는 것을 거부하면 패자의 자리를 예약할 뿐이다.
 
앞으로 5년은 우리에게 실로 중요한 시간이다. 미래의 생존과 관련 계속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로 관심의 초점이 모인다. 안타깝게도 다음 국가 지도자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의외로 낮다. 그래서인지 기대치를 낮추어 최소한 현상이라도 유지해 주기만을 바라기도 한다. 성장의 원천인 기업이나 미래 세대의 발목이나 잡지 말아 주었으면 할 정도다.
 
그나마 위안은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가 우리만이 아닌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연내에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역전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한 종식은 아니더라도 과거의 일상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낙관은 금물이지만 지나친 비관으로 일관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낭패다. 경제의 펀드멘탈을 다잡고, 극복을 위한 개인이나 집단의 욕심이나 이기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가 닥쳤을 때 속수무책으로 쳐다만 보다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憂)를 범하게 된다.
 
파이를 나누는 것이 아닌 키우는 것이 고통 아닌 사기충천으로 연결돼야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나 잣대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다. 특히 지난 5년간 좌파 정부의 무모한 국가 경영이 경제적 자본은 물론 사회적 자본의 심각한 약화를 가져왔다. 소득 불평등은 심화, 노사 관계는 악화하고, 세대 간의 갈등은 증폭됐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정책들이 성장의 동력을 약화시키면서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 경제를 왜곡시키고, 민간의 창의는 대폭 위축됐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나 청년 일자리의 감소,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국가가 시장의 기능을 무시하고 성장과 분배의 순환에 대한 오판에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다. 
 
코로나와의 투쟁에서도 과학적 근거보다 정치적 접근에 따른 방역에 치중하다 보니 국민적 불신만 키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정치적 실험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에 대한 위기의식과 전면적인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는 점이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라는 비장함이 엿보인다. 이런 무리가 많아져야 하고,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지속해서 확장돼야 한다.
 
당장 시급한 것은 국가 중심축의 거대한 전환이다. 국가가 주도하고, 민간은 속절없이 구속당하는 낡은 방식으로는 추가 성장 동력이 절대 생겨나지 않는다. 갈수록 만연해지고 있는 도덕적 해이와 일부 선동적 집단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자본주의의 실패를 부추긴다. 민간이 주도하는 시스템으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계속 역주행할 수밖에 없다. 인재가 공적 부문이 아닌 민간 영역에 더 많이 침투되는 선순환적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정치 포퓰리즘이 퇴출당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이 21세기판 또 하나의 고장 난 자본주의의 대표 사례 국가로 전락할까 두렵기까지 하다. 불행하게도 우리 공동체의 상층부에서 이런 기류를 감지하기가 힘들다. 우물에서 숭늉을 찾고 있는 꼴이나 아닌가 할 정도로 비관적이다. 누구나 호의호식하고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렇게 하려면 절제와 양보의 미덕은 기본이다. 그리고 현재에 만족하기 위해 허리띠를 푸는 것이 아니고 더 졸라매는 집단적 지성과 이성의 회복이 절실하다. 그것이 고통이 아니고 신바람이며, 사기충천으로 연결돼야 한다.
 
축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고, 우리가 처한 대내외 환경이 이를 재촉하고 있다. 또한 지금의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여기서 추락의 급제동이 걸리지 않으면 재기 불가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바깥세상도 국가 대 국가의 개념보다는 중심축 대 중심축 간의 대립으로 변환되는 중이다. 네 편 내 편 편가르기가 진행되면서 우물쭈물하다가는 코를 베일 수도 있는 형국이다. 내부에서는 반(反)시장·친(親)노동에다 경제보다 정치 논리가 우선하면서 경제 주체들은 밖으로만 나가려 한다. 
 
국내 산업 기반은 축소되고,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생겨나면서 일자리는 감소하고 지방 경제는 소멸한다. 저임금 국가를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세계화가 도리어 공급망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음이 코로나19가 던져준 생경한 교훈이다. 이에 따라 경쟁국은 자국 중심의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이 들어오도록 리로케이션을 서두른다.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돼야 포용적 성장도 가능해진다. 기업과 인재, 우월적 기술 등 우리 내부 자산을 추슬러야 한다. 대한민국은 아직 정점(頂點)을 지나지 않았고,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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