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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下-대학교육)

거꾸로 가는 대학교육… 대한민국 국가경쟁력 발목 잡는다

입시경쟁 뚫고 들어간 대학교육 경쟁력, OECD 최하위권

국가경쟁력에 악영향… 노벨상 수상은 ‘딴 나라 얘기’

정부 규제가 대학 발전 방해… 기업, 필요인력 충원 곤란

기사입력 2022-05-16 00:03:00

 
 
▲ 대한민국 대학 교육의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정문 모습.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한원석 부장|임한상·김기찬 기자]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는 조부모까지 동원된 입시 관문을 거치면 대학교육의 장이 열린다. 하지만 입시지옥을 거쳐 진학한 대한민국 대학 교육의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대학교육이 자칫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평가 주요국 대비 ‘최하위권’… 우수논문 생산·연구영향력도 떨어져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뒤처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64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2018년 27위에서 2019년 28위, 2020년 23위, 지난해 23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교육경쟁력은 2018년 25위에서 2019년 30위, 2020년 27위, 지난해 30위로 하락했다. 특히 대학교육경쟁력은 2011년 39위에서 2021년 47위로 추락하며 OECD국가 중 하위권을 기록했다.
 
다른 세계대학평가 결과들을 살펴봐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 QS의 종합순위 300위 내 대학을 분석한 결과, G5(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와 중국·한국을 포함한 7개국 중 한국의 300위 내 포함 대학 수가 9곳으로 가장 적었다. 미국이 59곳으로 압도적인 1위였고, 이어 영국 34곳, 독일 15곳, 중국 14곳, 일본 11곳 순이었다.
 
중국 상해교통대의 세계대학평가 종합순위 300위 내에도 우리나라는 중국(20곳), 일본(11곳), 프랑스(9곳)에 비해 적은 6곳(서울대·한양대·KAIST·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에 불과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우수논문 생산 실적과 연구 영향력도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논문을 가장 많이 게재한 300위 대학에 포함된 한국 대학은 5곳에 그쳤다. 지난해 네이처 인덱스 3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학은 서울대·KAIST·연세대·포스텍·UNIST·고려대·성균관대의 7곳 뿐이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이나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연구업적을 보유한 한국 대학은 아예 없었다.
 
대학 구성원, 졸업생에 대한 평판도 선진국 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QS세계랭킹 기준 교수에 대한 평판도가 높은 글로벌 300위 내 한국 대학은 7곳, 졸업생에 대한 평판도가 높은 글로벌 300위 내 한국 대학도 9곳에 불과했다. 세계1위인 미국이 각각 54곳과 43곳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다.
 
국제화 수준도 뒤떨어졌다. 외국인 교수비율이 높은 글로벌 300위 내 대학 중 한국 대학은 한 개도 없고, 외국인 학생비율이 높은 글로벌 300위 내 대학 중 한국 대학은 한 개에 그쳤다.
 
▲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이나 필즈상을 수상한 연구업적을 보유한 한국 대학은 아예 없었다. [사진=뉴시스]
  
대학경쟁력 강화 막는 정부규제… 등록금 14년째 동결중
 
우리나라의 대학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대학에 대한 규제로 사실상 14년째 동결 상태인 대학등록금이 꼽힌다. 입학금 폐지와 기부금 감소 등으로 대학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학의 교육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은 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도록 규제돼 있다. 여기에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올해 3000억원 규모의 ‘국가장학금Ⅱ 유형’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해 사실상 등록금 인상을 막아둔 셈이다. ‘국가장학금Ⅱ 유형’은 대학이 한국장학재단에 참여를 신청하면 장학재단이 대학들의 교내장학금 규모 증가 및 등록금 인하 등 학생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학들의 노력을 평가해 차등지원하는 방식이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과한 대학에 지원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가 약 628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달 29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22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일반대·교육대 194개교 중 96.9%인 188개교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내렸다. 동결은 180개교(92.7%)였고, 인하는 8개교(4.2%)다.
 
이 때문에 사립대학들은 재정적 악화가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등록금 인상에 따른 국가장학금 참여 조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입학금이 폐지된 데다, 교육부가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를 지키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는 입학 정원을 최대 10%까지 감축하겠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다만 윤석열정부는 내년 상반기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연계한 등록금 동결 요건을 폐지하고 2024년에는 교내장학금 유지·확충 요건을 완화한 Ⅱ유형 지원계획을 수립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수도권 소재 대학은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입각해 입학 정원 제한을 받고 있다. 정원 총량제 때문에 수도권 대학은 학과 정원을 늘리거나 학과를 신설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전문인력 육성이 대학 교육에서부터 막힌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규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는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푸는 등의 과감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명예교수는 “전문인력의 요람인 대학정원의 규제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고 인재를 유치하려면 정부와 각 기업, 대학의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학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등록금 동결과 입학정원 제한 같은 정부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한 대학교 졸업식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국회에서 대교협과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이 개최한 포럼에서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나라 경제력에 부합하지 못하는 대학 경쟁력을 방치하면 지식과 인재양성 기반이 잠식될 것”이라며 “고등교육 보편화 시대에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해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투자와 함께 적극적 대학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교협 회장단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와 만나 다음과 같은 사항을 건의했다. △GDP 1.1% 고등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제정과 고등교육세 전환·신설 △대학설립·운영요건 등 대학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혁파와 맞춤형 대학평가 △글로벌 미래 지식을 선도하는 권역별 연구중심대학의 육성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소도시형 지역대학 상생혁신파크 조성과 한계대학 종합관리 방안 등 4대 고등교육 정책을 건의했다.
 
대학들은 대학 자율성 확보와 재원의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지자체를 통한 예산 지원보다는 대학에 직접 지원해 줄 것을 윤석열 정부에 요청하는 입장이다. 홍원화 대교협 회장(경북대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새 정부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올바른 고등교육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대학 기부문화를 활성화해 대학재정을 강화하고, 해외석학을 유치하는 등 대학의 종합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4차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강국이 되기 위해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필수”라며 “글로벌 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한원석 기자 / wsha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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