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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中-중·고등학교)

‘입시공화국’ 대한민국… ‘우왕좌왕’ 대입제도에 우는 학생들

정권 바뀔 때마다 ‘조변석개’하는 교육정책… 학생·학부모만 피해

‘입시지옥’ 중·고교 교육, 몇십년째 제 자리… “달라진 게 없어”

여론의 눈치로 실종된 교육혁신… “교육정책 분명하게 발표해야”

기사입력 2022-05-16 00:05:00

▲ 대한민국에서 해방 이후 80년 가까이 대입제도는 끊임없이 변화해왔지만 교육 현실은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한원석 부장|임한상·김기찬 기자]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계층 이동의 유일한 수단으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학생부터 부모, 사회 전체에 이르기까지 대학입시에 사활을 건다. 이른바 ‘입시공화국’이다. 입시제도를 둘러싸고 수십 년간 뜨거운 논쟁이 반복돼왔고, 이에 따라 해방 이후 80년 가까이 대입제도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하지만 교육현실은 바뀐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고·외고 폐지에서 존치로… 정권 바뀔 때마다 달라져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정책의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은 요동치며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를 놓고 벌어진 존치 논란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교육부가 2025년 자사고와 외고를 일괄 폐지하기로 했지만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달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다양한 학교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 검토”라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자사고·외고 폐지를 백지화 한 것이다. 인수위는 ‘학생들의 학업 선택권 확대’와 ‘교육의 다양성’을 명분으로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자사고·외고 문제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고교 교육과정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지난해 교육부는 자사고·외고를 모두 2025년 3월 일반고로 전환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자사고·외고를 유지시키려면 국회 의결과 무관하게 국무회의를 열어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측은 “자사고와 외고는 설립취지에 맞는 운영을 지원해야 하며, 특정학교 폐지를 통한 교육 평준화가 아니라 일반고의 교육역량 강화를 대폭 지원하는 방향이 맞다”며 “또 고교체제를 시행령으로 쉽게 바꿀 수 없도록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윤석열 정부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국제고 존치를 예고했다.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새 정부 방침이 알려지면서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나오고 있다. 자사고·외고 등이 전문성을 살린다는 설립 취지 보다 명문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돼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시행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사고와 외고·국제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각각 월평균 53만5000원, 49만4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반면 일반고 진학을 희망한 경우는 32만3000원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사교육 시장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지출액은 23조415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등교일수가 줄어들면서 학습 결손을 우려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온통 사교육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사교육 시장 과열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자사고·외고 존치 방침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정반대의 신호를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사고나 외고에 진학하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요는 꾸준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사고, 특목고가 선발시험 없이 중학교 내신성적만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교육 유발 효과가 별로 없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괜찮은 자사고, 특목고 때문에 자체적으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견해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현재 특목고 경쟁률은 1.45:1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론의 눈치로 실종된 교육혁신
       
전문가들은 정부가 교육정책 방향에 있어 확고한 철학 없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
   
현재 중학교 1학년부터는 모든 대학 입시제도가 바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개편되고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등 대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정책들의 방향성이 아직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아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일선 교육현장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교 교육에 대해 갈팡질팡하며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책 방향에 있어 확고한 철학 없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입시 정책 방향에 대해 현재 뚜럿한 컨트롤 타워도 없고 일관성도 떨어져 보인다”며 “학종이나 수시의 여러 가지 폐단으로 인해 정시 확대 방향들을 발표했지만 지금와서는 확대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흐릿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대표는 이어 “2024년 2월까지 변화하는 사안에 대해 교육부가 발표를 해야 하는데 방향성 자체를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 “현재 중학교 1학년 이하의 학생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6월 1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 교육감들은 각각 교육정책들을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교육감의 정책이 다를 경우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임 대표는 “정부가 정시를 확대해 수능 위주의 입시 정책을 편다면 학교의 방향도 수능 위주로 맞춰 공부를 열심히 시켜야 한다”며 “어떤 지역은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활동들을 시킨다든지 등의 정부 정책과 지역 교육감의 정책이 서로 엇박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학생이 속한 지역의 교육감이 누구냐에 따라 대학입시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입시제도 단순화, 정시 비율 확대를 통한 특혜 선발 논란 차단, 입시 비리가 확인되는 대학에 대한 정원 축소와 관련자 파면 등 공정성 강화방안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교육 전문가들은 윤석열 새 정부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일선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교육정책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발표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김인철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전격사퇴한 이후 새정부 교육부 수장은 아직 내정 조차 못한 상태다. 
 

 [임한상 기자 / 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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