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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빅테크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

‘간편결제 수수료 논란’ 재점화 조짐… 정부, 자율규제로 선회

정부 해법 ‘비교 공시’, 실효성 의문 지속

간편결제업계, “카드사와 수수료 구조 달라”

업계가 자율적으로 수수료 정하는 방향으로

기사입력 2022-05-19 14:00:00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 서비스를 앞세워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빅테크의 각종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빅테크의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정부의 직접규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직접규제보다는 자율규제로 입장을 바꿨다.
 
윤석열정부는 3일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빅테크 기업이 소상공인 등에게 부과하는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해 ‘수수료 비교공시’ 시스템을 제도화해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드와 다른 수수료 산정 체계 탓에 현실적으로 직접 손대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수료 비교공시’ 도입을 통해 수수료 인하 유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간편결제 업계도 카드사처럼 정부의 일률적인 수수료 통제를 받는 것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춰 자발적 인하를 하는 게 앞으로 사업 전개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카드 vs 간편결제, 가맹점 수수료 달라
 
‘간편결제’란 스마트폰에 미리 저장해둔 신용카드, 은행계좌 등의 정보 또는 충전한 선불금 등을 이용해 거래 시 비밀번호 입력, 단말기 접촉 등의 방법으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서비스다. 온라인에서는 공인인증서 없이, 오프라인에서는 실물 카드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토스, 페이코, 삼성페이, 신한플레이, NH페이, 당근페이 등이 대표적인 간편결제 수단이다.
 
간편결제 시장은 그동안 온라인쇼핑 경쟁력과 편리함 등을 앞세워 급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더욱 빠르게 시장을 흡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중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는 하루 평균 1981만건으로 전년 대비 36.3% 늘어났다. 간편결제를 통해 거래된 하루 평균 금액도 6065억원에 달해 1년 전과 비교하면 35% 증가했다. 코로나19 본격화 전인 2019년 3171억원과 비교하면 거래금액 규모가 2배가량 뛰었다.
 
온라인쇼핑 이용도 늘었다. 통계청의 2022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7조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성장했다.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2조8108억원으로 17.2% 성장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74.3%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간편결제는 시장 장악력을 키웠지만 카드사 대비 수수료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여론에 간편결제 업계는 소상공인들이 내야 하는 수수료율이 낮아지도록 기준을 변경했고, 우대 수수료율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 됐다. 카드사 수수료보다 여전히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 한국마트협회 회원들이 3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협상권 쟁취 집회에서 동네마트, 슈퍼마켓 등의 일반가맹점에 최대 2.3%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카드사들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에게 부과되는 간편결제와 신용카드 수수료의 차이가 크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한정 의원에 따르면 당시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소상공인에게 적용되는 수수료는 신용카드가 0.8%인데 비해 네이버페이 주문형 결제수수료는 2.2%로 약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억원 초과 구간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2.3%인 반면 빅테크 결제 수수료는 3.2~3.63%였다. 김 의원은 “8월 말 기준 카드사의 우대가맹점 기준인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는 0.8~1.6% 범위”라며 “하지만 빅테크의 결제 수수료는 2.0~3.08% 사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 기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도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적용되는 신용카드와 달리 간편결제는 가맹점 수수료율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이나 영세 소상공인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 등에 관한 내용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따른 규제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간편결제 업계는 수수료 논란에 대해 카드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수수료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간편결제 수수료는 카드수수료가 포함돼 있고 여기에 더해 가맹점 편의를 위한 시스템 운영 비용 등이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도 비슷한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 수수료와 간편결제 수수료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간편결제 수수료에는 카드수수료와 달리 PG(결제대행 서비스) 수수료 등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에 비해 간편결제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수수료 구성은 온라인 카드결제 수수료의 경우 △카드사 원가(80% 이상) △펌뱅킹 수수료 △호스팅 수수료 △부가세 △시스템 운영비 등 비용들로 구성돼 있어 카드수수료와 구조상의 차이가 있다”며 “이 수수료는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최소한의 운영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 공시 정책에 대해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정해지면 맞추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尹·인수위 ‘동일 규제’서 ‘자율 규제’ 선회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1월 열린 금융플랫폼 간담회에서 “간편결제(전자금융업) 수수료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부과되도록 수수료 공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금융위원회는 올 1월31일부터 연 매출 3억 이하의 영세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0.8%에서 0.5%로 인하했다. 전체 가맹점의 75%에 해당하는 약 226만 가맹점이 혜택을 봤다. 연 매출 3억~5억원 가맹점은 1.3%에서 1.1%로, 5억~10억원은 1.4%에서 1.25%로, 10억~30억원은 1.6%에서 1.5%로 수수료율이 낮아졌다.
 
이번 수수료 인하는 카드수수료 적격 비용 재산정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적격 비용은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자금 조달 비용, 업무 원가, 신용리스크 등을 고려했을 때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최소 비용을 산출한 값이다. 당국은 2012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3년마다 적격 비용 재산정 작업을 통해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통제하고 있다. 같은 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도 결제 수수료를 일제히 내렸다. 간편결제 수수료 비용에 포함된 카드수수료가 인하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간편결제도 신용카드처럼 수수료 규율을 입법화해 가맹점 수수료와 성격, 서비스 범위 등에 따른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인 2월 ‘심쿵 약속’을 통해 “영세 소상공인에게 적용되는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며 “‘동일 기능·동일 규제’ 적용 원칙에 따라 간편결제 수수료도 신용카드 등과 같이 준수 사항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 등을 거치며 방향이 바뀌었다. 일단 간편결제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카드사와 간편결제 간의 동일 기능·동일 규제를 적용한다는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 간편결제 업계가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변경했다. 다만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자율규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19일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시스템 구축 작업을 위해 전자금융업자 결제수수료율 공시 제도 관련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 관계자, 간편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오픈마켓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번 회의에서 제기된 업계 의견을 관계 부처에 전달해 보완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간편결제 수수료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업계·부처와 지속 논의해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한상 기자 / 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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