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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정석<24>]- 금융권 오픈페이
‘간편결제 대항마’ 오픈페이, 일부 불참에 반쪽짜리 전락 우려
카드사 新 무기 도입에 현재 9개 카드사 중 6곳만 긍정적 입장
‘효과 의문시’ 삼성·현대카드, 독자노선 추진하거나 상황 관망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10 13:10:00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올해 상반기 ‘오픈페이(OpenPay)’가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카드사의 참여 여부가 아직 안개 속에 덮여있다. 당초 카드업계가 빅테크의 간편결제를 견제할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카드사간 이해관계 등이 엇갈리면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 앱(App)에서 다른 경쟁사 카드도 등록해 쓸 수 있게 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카드사 전체의 참여가 불발될 경우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9개사 중 6개사 관련 협의체 참여 ‘긍정적’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카드와 NH농협카드 6개사는 최근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모바일협의체 전문분과에 참여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최근 NH농협카드를 더해 총 6개사가 오픈페이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간편결제는 한 가지 앱에서 제휴 카드를 모두 등록할 수 있고 계좌 연동, 충전, 정기 결제·납부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이러한 편의성을 무기로 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이들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일평균 55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9.4% 급증했다. 2020년 이용금액 기준 삼성·카카오·네이버페이 등의 점유율은 65.3%에 달한다.
 
반면 각 카드사 앱은 여전히 자사 카드만 등록할 수 있어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타사 카드까지 등록이 가능한 오픈페이 플랫폼에 관해 논의해왔다.
 
지난해 5월 여신금융협회의 카드사 모바일협의체 회의에서 ‘앱 카드 상호 연동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규격’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표준 API 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각 카드사는 이를 토대로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필요 사항을 개선·보완할 예정이며,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오픈페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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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부 카드사가 아직 오픈페이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점이다. 8일 현재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카드, NH농협카드 등 6개사는 오픈페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삼성·현대·우리카드 등 3개사는 참여를 검토 중이거나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 신한·KB국민카드는 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와 금융서비스를 연계·통합하고 있다. 사진은 신한카드 ‘신한플레이(pLay)’ 앱(왼쪽)·KB국민카드 ‘KB페이’ 앱. [사진제공=각 사]
    
대체로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는 참여로, 비금융그룹 계열(기업계) 카드사는 미정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신한·KB국민카드는 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와 금융서비스를 연계·통합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플레이(pLay)’ 앱으로, KB국민카드는 ‘KB페이’ 앱으로 여러 기능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은 계열사 간 비슷한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정리·통합하는 ‘슈퍼 원앱’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여러 가지 앱을 써야 하는 이용자의 불편함 해소와 개방성·확장성에 주목한 성장 전략으로 오픈페이 방향성과 맞닿는다”고 강조했다.
 
삼성·현대·우리카드, 참여 여부 불투명 
 
반면 점유율 2~4위의 삼성·현대카드는 참여에 미온적이다. 그룹 내 은행 또는 증권사 등이 없어서 계열사와 동반상승 효과를 꾀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증권 같은 계열사가 없으면 데이터 생성 등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애초 중소형 카드사가 대형사에 고객을 뺏길 우려로 오픈페이 참여를 망설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삼성카드는 독자 노선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4월부터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간 통합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으며, 최근 연내 시험판(Beta version)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중심의 가입자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어 동반상승 효과를 노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금융권 새 먹거리로 떠오른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은 ‘암 입원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이달 초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경고 중징계를 통보 받았다. 이를 수용할지 불복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나머지 7개 카드사 모두 올해 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카드는 처음부터 모바일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내 자체 결제망을 구축·완료하는 게 급선무라서 상황을 관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우리카드는 전업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결제망 없이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했는데 작년 말 독립을 예고했다. 내년까지 국내 가맹점 250만개를 모집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에는 은행·카드사가 있으나 아직 증권·보험사는 없다.
 
가장 큰 고객을 잃게 된 BC카드는 수익 다각화 등 체질 전환이 절실하다. BC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금융사에 카드 관리·대금 결제를 대신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매입업무 수익이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며, 이 가운데 약 37%가 우리카드 몫이다. 올해 자체 카드 45만장 발급, 해외 진출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며 오픈페이, 마이데이터 참여도 그 중 하나다.
              
▲ 삼성카드(왼쪽)와 현대카드는 여전히 오픈페이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편,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원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플랫폼 간담회에서 “간편결제 수수료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산정, 부과되도록 유도하고 수수료 공시 제도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 이뤄지는 간편결제 수수료를 대폭 손질하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 카카오페이는 설 연휴 시작되는 지난달 31일 간편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영세·중소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려는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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