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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기간’이라 불리는 집권 초반기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개혁 동력에 적잖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데드크로스’로 불리는 부정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사 현안부터 노동계 문제까지 각종 악재와 현안이 산적해 있어 자칫 국정동력이 약화되거나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4%였고,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0.2%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일주일 전보다 긍정 평가는 2.2%포인트 줄었고 부정 평가는 2.5%포인트 증가했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간 차이는 5.8%포인트로 나타났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밖의 데드크로스여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후 첫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6월 넷째주 조사에서는 긍정 46.6%, 부정 47.7%로 격차(1.1%포인트)가 오차범위 내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 긍정평가와 국민의 힘 지지율이 조정 없는 하락을 보이면서 연이은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 위원은 “당 윤리위를 앞둔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은 대통령 평가와 당 지지율을 동시에 떨어뜨린 요인으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배 위원은 이어 지지율 악재 이유를 분석하며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자금법 위반 대검 수사 의뢰△민생과 경제를 외면하는 당내의 극한 갈등 등에 대한 비판이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이날 리얼미터가 공개한 정당지지율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 6월 4주차 주간 집계 대비 1.3%포인트 낮아진 43.5%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5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민주당 지지율이 5월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하더니 이번 주에는 40%대에 진입했다는 얘기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3.2%포인트로 좁혀지고 있어 양당 지지율도 역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이목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데드크로스가 나타나고 있다. 인사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유념칠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라며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30일(현지시각) 이틀간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한 윤 대통령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첫 해외방문에서는 다자외교무대 데뷔전에 집중하면서 국내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북핵문제의 공론화를 비롯해 △한·미·일 공조강화 △포괄적 안보협력에 강화 등의 성과를 언급했을 뿐이다.
현재 국내에는 긴급 현안과 과제들이 해결의 손길을 기다리며 대기중이다.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사회부총리 및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이 국회 원 구성 합의 불발로 청문회 일정조차 제대로 잡히지 못한 상황에서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사퇴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최근 김창룡 경찰청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며 행정안전부의 경찰국(경찰 지원 조직) 신설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아직도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경찰들은 집단 시위까지 불사하며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월북여부’ 진상규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과 소송전 등 행정, 입법, 사법부를 둘러싼 잡음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 상황 등 경제지표는 거의 최악수준이다.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음은 물론이다.
지난 문재인정부 초 36%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50%에 육박했고, 재정확장 추세가 계속될 경우 현 정부 말인 2026년에 69.7%에 이를 것이라는 암운한 전망도 나옥 있다. 실물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는 가운데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오르면서 서민들의 물가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당장 기재부만 해도 서민물가안정 대책,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망 안정화 경제안정 정책 등을 고심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여당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전혀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준석 당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더불어 헌정사상 초유의 당 대표 윤리위 징계를 앞두고 당내 권력다툼을 수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나마 국회 공전 35일만에 협상이 극적 타결돼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이뤄지게 된 것은 그야말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각종 경제현안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다. 경제문제는 국내외가 따로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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