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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의 지구촌 IN & OUT
“BBC가 변하건 말건 우리는 그냥 살랍니다”
법으로 시청료 징수권 보장받는 BBC·NHK도
격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데
정치화한 우리 공영방송은 ‘언론탄압’ 구호만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02 09:23:17
 
▲ 이혁재 언론인·칼럼니스트
 영국 공영방송 BBC가 인터넷 방송을 강화하는 ‘디지털 최우선 전략(Digital First)’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도 시청자 돈을 받아 BBC를 운영하는 기존 ‘시청료 제도’를 개편하려 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 역시 시청료 인하 등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공영방송사의 공통점은 변하는 세상에 발맞추려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선 보기 힘든 모습들이다.
 
안정된 시청료 수입 있지만
 
BBC는 1922년 라디오방송부터 시작했다. 현재 영국 전역을 향해 지상파 TV 1·2 등 8개 TV채널을 방송하고 있다. 위성방송도 8개 있다. 라디오 10개 채널, 인터넷 방송인 BBC iplayer도 운영한다. 이들 사업에 7조6700억원이 소요되며 예산의 70%를 ‘시청료’로 충당하고 있다.
 
시청료는 1927년 제도화됐다. ‘TV 프로그램 수신장치를 갖고 있는 사람’은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시청료를 내야한다. 시청료는 연간 159파운드(약 25만2000원). 안 내면 1000파운드(158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고 벌금마저 안 내면 교도소 간다. 적지 않은 시청료를 받는 만큼 프로그램 질은 높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동물의 왕국’은 물론 드라마, 비리 고발 다큐멘터리 등 수준급 프로그램이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다. BBC 국제뉴스는 보도 프로그램의 교과서로 꼽힐 정도다. 그렇게 잘 하고 있는 BBC건만 변화하는 세월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디지털 최우선주의 선언
 
영국 정부는 4월에 ‘방송 제작 백서’를 발표했다. 텔레비전의 존재를 인정은 하면서도 “심화되는 시장경쟁과 기술 발전이 초래한 요즘 변화상에 맞게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BBC도 한달 뒤 ‘보다 현대적이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조직’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경영계획을 발표한다. ‘디지털 최우선주의’를 제창하며 SNS·팟캐스트 등 다채로운 디지털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내 BBC 시청자 중 절반이 이용하고 있는 iPlayer 이용률을 7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또 올해 1000만파운드(약 158억원), 2025 년부터는 매년 5000만 파운드를 투자해 디지털 중심 콘텐츠를 제작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다가가겠다고 선언했다. 한마디로 ‘탈TV 선언’이다.
 
본 만큼만 돈 내세요
 
디지털화는 수신료에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영국 정부 백서는 ‘수신료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올 1월 영국 정부도 “의무적인 수신료 납부가 과연 적절한지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개혁 방향은 ‘넷플릭스’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만이 돈을 내는 ‘수익자 주의’가 채택될 전망이다. 변화 시점은 2027년 정도다. 시청료 완전 폐지까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청료가 결코 신성불가침한 존재가 아님을 보여준다.
 
일본 NHK의 경우
 
NHK도 자신들이 나름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이다. 시청료 받고 있는 공영방송 NHK는 인터넷 세상, 디지털 세상 속에서 과연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욕을 덜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을 그저 디지털로 전환한 뒤 인터넷을 통해 방송한다고 공영방송의 존재가치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 시청자가 도저히 외면할 수없는 감동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야 시청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NHK가 갖는 위기감은 결코 적지 않다.
 
안 변하고 정치만 하는 우리 공영방송
 
한국은 공영방송 천국이다. KBS1·2와 MBC, EBS, KTV, 연합뉴스TV, YTN, 국회방송, 아리랑 TV 등이 모두 공영이다. 정부가 홈쇼핑 채널까지 운영한다. 또 BBC NHK와 달리 KBS는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교통방송(TBS) 노조는 이강택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영방송이었다면 진즉에 없어졌을, 그리고 세금 먹으며 정치 방송을 해온 TBS의 이 대표는 사퇴요구에 대해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이재명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언론의 편파 보도가 너무 심하다”고 했다. 이 후보의 불만과는 다르게 공영방송 KBS와 MBC는 이 후보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대장동 의혹 특집’ 보도를 50분 동안 내보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공영방송이 이런 편파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내진 못한다. 대한민국 공영방송이 인터넷 세상, 디지털 세상을 맞아 “시청자를 위해 뭘 해야하나” 고민한다는 소리는 안 들린다. 들리는 거라곤 “언론자유” 구호뿐이다.
 
영국·일본 공영방송들은 “세상이 변하니 방송도 변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은 방송인들이다. KBS MBC TBS는 “세상은 변해도 한국 공영방송은 안 변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은 정치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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