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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 올해 유독 추운 취약계층의 겨울(上-난방)
‘서민 연료’ 오르고, 후원 줄고… 취약계층의 더 추운 겨울나기
가격 치솟은 등유… “겨우내 보일러 때면 200만 원 넘어 부담”
백사마을 거주 어르신들 “수입도 없는데… 보일러 때기 두렵다”
“취약계층에게 연탄·등유는 생존과 직결… 정부·기업 관심 필요”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05 00:07:00
12월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영하권을 유지하며 본격적인 겨울을 맞고 있다. 여기에 생활물가는 급등하고 있어 우리 주변 저소득·취약계층들을 더욱 움츠리게 하고 있다. 농·어촌과 저소득층에서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연탄은 기부가 줄었고, 등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비싼 곳도 생겨나며 취약계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겨울철 장바구니 물가 또한 급격하게 올라 저소득층들은 지출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식비’에 쓰고 있다. 일부 판자촌과 쪽방촌 사람들은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 거주하고 있어 대형 화재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형편이다. 이에 스카이데일리에서는 올해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우리 주변 취약계층의 어려운 현실을 살펴보고 지자체나 관련 기관들의 대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체감온도가 영하 15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시민들이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준구 팀장‖ 임한상·김기찬·이건혁 기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과 도심 변두리 노후주택 등에서 난방 연료로 사용되는 등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취약계층들의 난방비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할 것으로 예보돼 취약계층의 올해 겨울은 유독 추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특별대책반을 꾸리고, 가격 인하 계도 및 가짜석유 유통 차단 등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의 후원으로 겨울을 나던 취약계층들은 고물가 등 경기둔화로 연탄과 등유 등 후원이 줄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체감하진 못하고 있다.
  
당 1600원 상회하는 등유… “취약계층에 큰 부담”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넷째 주 실내 등유의 가격은 ℓ(리터)당 평균 1600.7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올해 1월과 비교할 때 당 약 500원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평균 946.8원)와 비교하면 59.1% 오른 가격이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선 서민용 난방유인 등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도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난방용으로 등유를 사용하는 가정의 경우 한 달에 한 드럼(200) 정도를 사용한다.당 1600원으로 계산했을 때, 등유 한 드럼당 약 32만 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하지만 판잣집 등 더욱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은 보다 일찍 한파가 찾아들기 때문에 10월경부터 보일러를 땐다.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보일러를 가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6개월 간 약 7~8드럼의 등유가 필요하다. 이 경우 겨우내 2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난방비로 지출해야 한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보다 등유 가격이 더 높게 책정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CE+)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기로 했고, 등유와 생산 라인이 겹치는 경유 생산에 방점을 두면서 등유 공급이 줄어든 것이 등유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줬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은 것도 한 이유다.
 
게다가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유류세 인하 등 대책에서 등유는 이미 유류세가 거의 없는 정도로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원책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가격 인하 대책에도 눈에 띄는 가격 변동이 나타나질 않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등 유관기관은 합동으로 ‘등유 특별점검반’을 지난달 24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가짜석유 유통 차단, 가격 인하 계도 등 치솟는 등유 가격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급등한 등유 가격이 기름보일러 등을 활용하는 취약계층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 바우처 등을 활용해 최대한 지원하고, 정유·주유업계와 매주 점검회의를 진행하면서 높은 등유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수입도 없는데”… 겨우내 등유·연탄보일러 때면 100만~200만 원 ‘훌쩍’
 
하지만 아직 이들 취약계층에게 정부의 노력은 닿질 않는 모양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알려진 노원구 중계본동에 위치한 백사마을을 지난달 28일 방문했을 땐 여러 주민들이 올 겨울 난방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 곳의 한 주민은 “주민들 절반가량은 등유보일러를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연탄보일러를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에 위치한 백사마을. ⓒ스카이데일리
 
가스업자와 LPG통을 교체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던 한 주민은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결코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집보다 형편이 나아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나이가 70~80대인 독거노인들이 비교적 저렴한 연탄보일러를 때고 싶어도 혼자서 연탄을 갈 여력이 없으니 사용이 편한 기름보일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민은 이어 “겨울이 오면 형편은 팍팍했어도 연탄을 나누는 등 주민들끼리 돕고 함께 견뎠지만, 재개발이 결정되면서 주민도 많이 떠난 데다 겨울을 버티게 해줄 연탄, 등유 등의 가격이 올랐고 후원도 줄어 걱정이 많다”며 “백사마을 건물들이 대부분 가벽을 댄 형식으로 지어졌고, 단독으로 있다 보니 추위에 더욱 약한 환경이기 때문에 겨울을 나려면 보일러를 아껴 때거나 옷을 더 껴입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 연탄보일러 앞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두 어르신은 “백사마을이 산자락에 위치하다 보니 한파가 일찍 찾아오기 때문에 10월경부터 4월까지는 보일러를 땐다”며 “약 6개월의 겨울을 버티려면 장당 850원의 연탄 비용을 아낀다 해도 120만~130만 원은 평균적으로 필요하다”고 연탄보일러에 대해 설명했다.
 
등유보일러와 관련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등유 가격이 올라 20리터당 3만4000원 정도를 지출하는데 한 달에 200리터 정도를 쓰고, 6개월간 겨우내 사용한다고 하면 200만 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하니 적잖은 부담이 된다”며 “가뜩이나 연탄 옮길 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독거노인의 경우에는 수입도 없기 때문에 보일러 때기 겁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등 경기 둔화로 후원, 자원봉사 등 도움의 손길이 줄어든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같이 차를 마시던 다른 주민은 “후원이 예전보다 줄기는 했지만, 겨울 초입인 요즘 연탄 후원이 비교적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면서도 “다만 못해도 4월까지는 보일러를 때야 하는데 늦겨울엔 후원도 잘 들어오지 않을 뿐 아니라 후원받은 연탄이나 등유를 다 소비해 새로 사와야 하기 때문에 불씨가 살아있을 정도로만 약하게 틀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취재진이 만난 주민 일곱 명은 겨울을 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후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책적인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후원이 없으면 당장 겨울을 지내기도 벅찬 만큼 후원과 나눔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이에 서울연탄은행 백사마을센터 관계자는 “총 300만 장의 연탄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후원이 줄면서 목표 대비 190만 장 가량의 연탄이 모자란 상황이며, 이는 전년 대비 약 57% 줄어든 규모”라며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연탄이나 등유가 물을 데우거나 음식을 하는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기업, 정부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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