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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 주택사업 침체 속 중견건설업계 생존기
자금난에 ‘본업’ 분양 줄이는 중견건설사… 생존 위해 사업 다각화 ‘총력’
PF 대출 난항, 공사비 부담, 미분양 증가에 중견건설사 위기 가중
신용등급 하락 넘어 부도 위기설까지… 올해 시장 전망도 ‘첩첩산중’
공공공사 확대, 프롭테크·친환경 등 신사업·포트폴리오 확장 나서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2 13:30:00
▲ 부동산시장 침체 속 PF 대출 부실 우려, 공사비 상승 등 여파로 중견건설업계의 주택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 소재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스카이데일리
 
부동산시장 침체가 올해 들어서도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등 자금난·부채증가에 중견 건설업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도 많아 대형건설사와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본업에 속하는 분양 사업을 축소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잇몸으로라도 올해를 버텨야 하는 중견 건설사들이 생존을 위해 선제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본업위기 봉착한 중견건설업계
 
지난 십여 년간 호황이었던 국내 주택시장의 사업성이 감소하고,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이슈 이후 PF 대출에 대한 금융기관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건설업계의 분양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 방법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이 가운데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부담은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건설용 재료 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144.86으로 2021년 초 108.62와 비교해 33%나 올랐다.
 
금리가 올라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가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주택 수요 자체도 얼어붙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107호로, 전월 대비 17.4% 증가하면서 2013년 4월 이후 9년8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분양 사업을 추진해도 막상 팔리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부동산 빙하기를 맞아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영업이익이 하락했고, 상대적으로 보유현금이 부족한 중견·중소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종합건설업체로 등록한 건설사 중 시공능력평가순위 202위 우석건설(충남)·388위 동원건설산업(경남) 등 총 5곳이 부도가 났다. 지난해 하반기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180건으로, 2021년 하반기(135)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중견건설사 태영건설(A+)과 한신공영(BBB+)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동부건설(BBB) 역시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 2023년에도 주택시장 침체가 전망되면서 현재 지역 건설사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부도 위기가 점차 상위 건설사로 확대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들 회사는 부채비율·차입금 의존도가 높아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는 평가들을 받았다.
 
특히 수도권이 주요 무대인 대형건설사에 비해 지방 소재 주택사업이 많은 일부 중소·중견건설사의 경우 부도 위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 10곳 중 6(60%)가량이 지역 소재 건설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도 주택사업은 최소 상반기까지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중견건설사 또한 분양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견건설업계는 9개사가 9개 사업장에서 총 1569세대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전월(5004세대) 대비로는 3435세대, 전년 동월(3550세대) 대비로는 1981세대 감소한 수치다.
 
올 1월에는 중견건설사 7개사가 10개 사업장에서 총 1986세대를 공급했다. 기저효과에 따라 전월(1569세대) 대비 417세대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3159세대) 대비로는 여전히 1173세대 감소한 수치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 사업은 대부분 축소되거나 거의 없다시피 해 분양 인력을 토목 등 분야로 일부 전환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공공사업분야 토목·건축 발주를 따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사업 치중된 체질 개선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 모색
 
주력 사업이 막히는 등 이러한 위기에 중견건설업계는 체질 개선과 동시에 신사업 등 포트폴리오 강화 및 사업 다각화에 일찌감치 집중투자하는 모양새다.
 
코오롱글로벌은 스마트기술을 토대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중동 등 해외수주를 위해 설립된 원팀코리아에서 건설인프라 부문 대표로 참여한 코오롱글로벌은 상하수도시설·하수종말·폐수종말처리 등 수처리 관련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분을 투자한 스마트팜 업체 올레팜을 통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식품 제조·수출입·유통사 파이드 인터내셔널 푸드 컴퍼니(FAIDH)’와 스마트팜 사업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모듈형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고 국산 딸기 종자를 사우디에서 재배·생산·유통할 예정으로, 향후 네옴시티 내 관련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등 친환경 사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범석 청주시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사장, 김영환 충북도지사. [사진제공=아이에스동서]
 
우미건설은 이석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IT 기술의 합성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공학도 출신의 이 부회장은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와 함께 2018년 한국프롭테크포럼을 설립하고, 이듬해 직방이 세운 프롭테크 특화 IT전문 투자회사 브리즈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프롭테크워터링펀드100억 원을 출자했다.
 
뿐만 아니라 3D 디지털 트윈 제작·BIM(건축정보모델링) 등 콘테크(건설 + IT기술) 개발사와 부동산 거래·중개, 공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의 경우는 수년 전부터 공공공사의 저변을 늘려왔으며, 최근 주암댐 안전성 강화사업 건설공사수주를 사실상 확정지어 기존 건축분야를 넘어 기술형입찰 공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21년에는 강릉~제진 단신전철 건설공사 1공구를 수주하면서 철도 기술형입찰에서도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이밖에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 태양광 발전 및 전력 중개업과 폐기물·부산물 연료화 사업 등을 정관에 추가하고 친환경 관련 신사업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에스동서 역시 폐배터리·폐기물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충북도·청주시와 손잡고 향후 오창 테크노폴리스 내 99000m² 부지에 2500억 원을 들여 파쇄 전처리 시설과 배터리 원재료 추출이 가능한 후처리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도 아이에스동서는 경기 화성시에 연간 7000톤 처리 규모의 수도권 최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부지를 매입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23년 상반기에도 주택시장 침체가 전망되면서 주택사업에 치중했던 건설업계의 포트폴리오 변화가 좀 더 빨라지고 있다”며 이를 실제 성과로 먼저 도출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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