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도 아르헨 이어 ‘GMO 밀’ 재배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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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계 2번째,수확량 많은 종자로 식량난 해결
적은 물로 쑥쑥 자라는 해바라기 유전자 활용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05 14:54:01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유전자 변형(GMO) 밀 재배를 공식 승인했다. 무엇보다도 기상이변으로 가중되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과 브라질 매체 글로부는 브라질 과학기술혁신부 산하 생물안전위원회가 품종명 ‘HB4’로 알려진 GMO 밀 국내 경작을 허용키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O 식품이 인체에 유해 여부가 가려지지 않아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에 이은 세계 2번째 사례다. 유전자 변형은 특정 작물에 없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특성의 품종을 개발하는 생명과학 기술이다.

그동안 GMO는 가축용 사료로 주로 사용되는 옥수수와 콩으로 한정됐다. 밀은 쌀과 함께 인간의 주식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밀에 대한 유전자 조작은 오랫동안 금기시돼 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20년 아르헨티나의 생명공학업체인 바이오세레스가 개발한 GMO 밀 HB4를 세계 최초로 상업용 유통을 허가했다. HB4는 일반 밀보다 생산량이 40%가량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은 물로도 척박한 땅에 잘 자라는 해바라기의 유전자를 활용했기 때문에 가뭄에도 잘 견디고 수확량이 많다는 게 HB4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문제는 ‘유전자 오염’이다. 농산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일반 밀과 GMO 밀이 섞이는 유전자 오염이 일어날 수 있으며, 또 식품 생산 시스템 안에서 성분이 뒤섞이거나 실제로 검출되는 사례도 있다. 바이오세레스는 "블록체인 기술과 지리참조 기술을 사용해 유전자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오세레스 측은 성명을 통해 “브라질 정부 당국이 HB4의 안전성 평가를 마치고 상업화에 대해 완전한 허가를 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그러면서 심각한 가뭄 상황에서도 "기존 품종보다 40% 이상 높은 수확량 향상을 보였다"며 자사 농작물이 물 부족 스트레스에 직면한 농부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라질에는 히우그란지두술과 파라나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3만㎢의 대단위 밀 경작지가 있다.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남미 전체 밀 재배 면적의 9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린은 브라질이 이미 2021년부터 아르헨티나산 HB4 밀을 수입하고 있던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식품공급공사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은 2021년 770만t에 이어 지난해 800만t에 육박하는 밀을 생산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은 브라질이 곡물 경작에 좋은 날씨와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서, 남부를 중심으로 옥수수·대두·밀 3모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