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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제왕’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 美서 징역 4개월 실형
자금세탁 창구로 지목돼 공든탑 무너져
암호화폐 거래 등 대북제재 위반도 엄중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1 17:42:00
▲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가 지난달 30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주 서부 연방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이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4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애틀의 워싱턴주 서부 연방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았고 ‘집행유예’ 선고를 이끌어내려던 변호인단의 노력은 무위로 끝났다. 
 
자오가 선고 직전 “적절한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못했다. 그 실수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고, 재판을 주재한 리처드 존스 판사는 그가 미국 법률 준수보다 바이낸스의 성장과 수익에 우선순위를 둔 점을 지적했다.
  
자오의 형량은 23일 미 검찰이 구형한 징역3년보다 32개월이나 적다. 고객의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자이자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의 25년 형과 대조적이다. 자오가 불법행위임을 미리 인지했는지 여부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존스 판사도 이런 점을 짚었으며 검찰 역시 판결 결과를 수용했다. 테사 고먼 연방 검사는 “실형 판결이 중요했고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자오는 돈세탁과 금융제재 위반·사기 등 혐의로 2020년부터 미 당국의 조사를 받다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북한·이란·시리아·우크라이나 크림반도·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제재 대상 지역 내 사용자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거나 방지하지 못한 혐의도 있다. 특히 총 80회 북한의 437만 달러(약 56억 원) 상당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해 대북제재 위반 혐의가 주목받았다.
 
이번 판결에 앞서 그는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났고, 자금세탁 방지를 규정한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에 따른 43억 달러(약 5조5000억 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 징역18개월 내 형일 경우 항소 포기도 합의 조건에 들어갔다.
 
1977년 중국 동부 장쑤성의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자오는 1980년대 후반 온가족과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갔다. 몬트리올의 맥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도쿄·뉴욕 등지에서 선물거래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비트코인에 눈뜨면서 인생 행로가 바뀌었다. 
 
2017년 7월 홍콩에 설립된 바이낸스는 업계 최저 수수료 등 차별화 전략에 기대 반년 만에 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등 급성장했다. 2018년 2월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암호화폐 부호 19인’에 리플 창시자 크리스 라슨, 이더리움 창업자 조지프 루빈에 이어 3위로 자오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미국의 제대 대상 국가·단체 등의 자금세탁 창구로 지목되면서 그간의 명성은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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