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논란된 ‘번개탄 생산금지’…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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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자살예방책, ‘생산금지’→ ‘접근성 감소 추진’ 변경
복지부 “불필요한 논란 피하기 위해 변경한 것”
복지부, 유해가스 감소시키는 등 번개탄 품질 개선에도 나설 전망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4 15:05:01

▲ 4일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에서 한국성형목탄협회 측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 (한국성형목탄협회 제공)

보건복지부가 4월 내 발표 예정인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3~27) 본안에서 논란이 됐던 ‘번개탄 생산금지’ 부분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대신 복지부는 번개탄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정책에 대한 번개탄 업계의 반발과 정책의 실효성 논란 등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는 이 같은 내용을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한국성형목탄협회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가 협회 측에 전달한 문자 메시지(SMS)에는 복지부의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 내 번개탄 내용과 관련해 “번개탄의 판매 개선(비진열·용도 묻기·포장지에 위험문구 삽입 등)을 통한 접근성 감소 지속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문자에서 복지부는 “(번개탄에 대한) 판매 개선사업도 지속적으로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을 나타낸 의미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복지부가 초안에서 자살예방책 중 하나로 언급했던 번개탄 생산 금지 내용을 빼고 번개탄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자살 예방정책 중 번개탄 생산금지 항목이 빠진 배경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취한 조치”라고 말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복지부는 “자살 수단의 접근성 감소가 보건복지부에서 당초 추진했던 정책 방향이었다”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당초 번개탄 생산 금지 정책을 번개탄에 대한 접근성 감소 정책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복지부가 2월13일 발표한 기존의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 초안에는 자살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번개탄 생산금지 조항이 담겨 사회적 논란이 됐다. 당시 해당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을 비롯해 번개탄 생산 업계의 반발과 야권의 비판까지 이어졌다.

당시 해당 정책을 놓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복지부의 자살을 막기 위한 번개탄 생산 금지 계획에 대해 당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소 가격 방어하려고 소를 없애고 자살 방어하려고 번개탄 없애는 게 어지럽기까지 하다”며 이를 꼬집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초안이 발표되자 업계에서도 “복지부의 발표로 번개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며 크게 반발했다.

복지부 측과 간담회를 가진 협회 관계자는 “복지부가 자살 예방 방안으로 산화형 착화제가 첨가된 번개탄 생산을 금지한다고 했는데 애초에 이를 고시로 규제한 산림청의 뜻은 환경문제 때문에 산화형 착화제의 대체재를 찾아보자는 취지였다”며 “착화제 때문에 사람이 죽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2월21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복지부는 자살을 예방하겠다면서 번개탄 생산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데 소가 웃을 일”이라며 “번개탄이 없어지면 자살률이 줄어드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복지부가 협회 측에 보낸 SMS에는 자살예방 정책으로 번개탄에 접근성 감소 방안 외에도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를 감소시키는 등 번개탄에 대한 품질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7일 복지부는 향후 5년간 자살률을 낮출 방안이 담긴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의 4월 발표를 앞두고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제3차 자살예방정책실무위원회를 열고 자살예방기본계획의 핵심 과제를 논의한 바 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