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추락하는 한국 경제, 출구(出口)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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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은 경제 회복 국면인데 한국 경제는 후진 중
경제 회생 위한 절박함으로 가시적 정책 전환 절실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01 06:31:40

경기 바닥론이 다시 스멀스멀 새어 나온다. 세계 경제의 침체 인내가 마침내 한계를 드러낸 것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 연말이 최저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6개월 정도 빨라질 수 있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온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라는 초긴축이 글로벌하게 확산하면서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었다.

미국 연준은 다시 금리를 0.25%p를 올려 22년 만에 최고치인 5.5%로 한국과의 금리차는 2%p로 벌어졌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 중국 경제회복 지연은 또 다른 변수로 계속 위협 중이다. 한편으로 지구촌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곡물 혹은 원자재 가격이 출렁한다. 여전히 부정적인 변수가 많음에도 현재가 바닥일 수 있다는 주장에도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러한 배경에는 세계 각국이 긴축에 종지부를 찍고 회생 쪽으로 경제 운용의 중심축을 옮겨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경색이 실물경제를 더 버틸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아 자칫 회복 가능 시기가 계속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의 팽배다. 미국의 경우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우세하다.

근원물가지수가 여전히 높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물가는 하향 안정세다. 연착륙·경착륙 논쟁이 격렬하긴 하지만 흘러가는 상황만을 놓고 보면 전자에 가까운 추세다. 중국은 경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들었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장이라는 벼랑 끝 초강수가 예고된다. 미국과 중국, 두 쌍두마차가 잘 굴러가야 그만큼 반사이익이 늘어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 전망 수정치를 보면 숨통이 트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우선 성장 전망치를 종래 2.8%에서 3.0%로 올렸다. 다만 단기적으로 회복 트랙에 올라서고 있으나 여전히 위험 상황은 지속된다는 사족을 달아 불안감은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플러스 추세로 반전되고 있으나, 한국과 독일만 오히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돼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의 경우는 정부 발표치와도 일치한다. 문제는 한때 경제우등생이던 한국의 성장률이 30년 이상 추락의 쓴맛을 본 일본과 같아지고 있는 점이다. 25년 만에 한·일 간의 성장률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까지 나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혹시 양국이 서로 포지션 변경을 주고받지나 않을지 두렵다.

한국 경제의 단기 혹은 장기 전망에 대한 우리 자체 평가나 외부의 평가가 비슷하게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근본 원인은 경제의 기초 체질, 즉 펀더멘탈이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쓰러지지는 않겠지만 자칫하면 서서히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국 경제의 절대적 버팀목은 제조업이고, 이에 기반해 축적된 수출시장이다. 수출이 되지 않으면 제조업이 흔들리고 경제 전반에 활력이 떨어진다. 다른 한 축인 내수도 수출이 잘 돼야 돈맥이 돌면서 선순환이 생겨난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이로는 불충분하고 체력을 보충해야 체질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발동한다. 멈춰있으면 굴러가지 않기 마련이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라는 암울한 먹구름이 짙게 엄습한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2분기 성장률이 0.6%라고는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서 만들어진 전형적인 불황형 저성장이다. 수출에서 반전(反轉)이 생겨나지 않으면 이러한 고리가 더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7월까지 10개월 연속 큰 폭으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이미 예상되어 언제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약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중국 시장 혹은 반도체 수출 회복에만 전적으로 매달려 있기에는 현재 처한 상황이 매우 진중하다. 이 정도라면 정부가 나서 수출 회복을 범정부 특별 전담반을 구성하여 긴급 대책을 꾸려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와 같이 관 주도의 일방통행이 아닌 민간의 현안이나 걸림돌 제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수출 현황을 보면 극단적으로 이중적이다. 시장과 상품의 명암이 뚜렷한 만큼 한쪽은 더 늘리고, 다른 쪽은 만회할 수 있게 길을 터주어야 한다. 시장에선 미국·유럽연합(EU)·중동·중남미 시장에서 호조세이고, 중국·동남아·일본 등 효자 시장에서 부진하다. 품목으론 자동차·기계·선박·방산 등은 증가세이고, 반도체·석유화학 등은 감소세다. 당연히 맞춤형 처방이 나와야 한다.

시장 회복세에 편승하는 경제 운용 패러다임 전환이 보이지 않는다. 방향은 활력 제고이고 가시적 역동성의 발현이다. 투자 확대를 위해 안방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나가 있는 기업 유턴과 탈(脫) 중국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야 한다. 내국인에 더해 외국인의 방한을 늘려야 내수가 살아난다. 지난 정부와 같이 현황판 쇼는 하지 않더라도 일회성 보여주기식이 아닌 지속성과 연결성을 담보하는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

김상철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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