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우리가 해야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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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국제안보 상황, 스스로 힘 더욱 키워야
국정원 및 군 정보기관의 조기경보 능력 재정비
병력감축 시대, 이스라엘 예비군 제도 적극 검토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0-13 06:31:30

1973년 10월6일 이집트와 시리아의 기습공격으로 ‘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했다. 남쪽 국경 지역에 모래 성벽을 쌓아놓고 안심하던 이스라엘군은 독일산 소방펌프를 이용하여 모래방벽(바레브 라인)을 2시간 만에 무너뜨린 이집트군의 기습에 허를 찔리면서 궁지에 몰렸다. 긴급히 예비군을 소집한 이스라엘군은 북쪽의 시리아 진군을 막아내는 한편 10월25일 이집트 제3군과 수에즈를 포위하는데 성공했다. 전쟁의 승기를 잡았으나 더 이상의 확전을 우려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10월26일 휴전안이 발표되면서 전쟁이 끝났다.

그로부터 50년 후인 2023년 10월7일 안식일에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가 7000발의 로켓을 일시에 발사했다. 이스라엘의 우수한 방어시스템과 분당 200발 탐지 및 발사대당 20발의 요격미사일로 제한된 아이언돔 시스템을 지능적으로 교란시키는 한편 ‘모터 패러글라이더(Motor Paraglider)’를 이용하여 경계장벽을 넘어 기습한 것이다. 하마스는 수백 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150여 명을 납치하고 어린이들을 철장 속에 넣고 산 채로 화형시키는 등 끔찍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기습 성공에도 불구, 결과적으로 분노에 찬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하마스는 물론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모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인종청소까지 몰아갈 수도 있을 만큼의 무모한 테러 행위다. 여기에 가장 궁금증을 낳는 것은 하마스가 배후세력 없이 가능했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수천 발의 로켓은 어디에서 어떤 이동 루트를 통해서 구했으며 세계 최고라는 정보력을 가진 이스라엘 정보망을 피해 수년간 어떻게 숨기고 있었을까.

당연히도 1차적으로 지목되고 있는 국가는 이란이다. 그렇다면 이란에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미국과 중동국가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빈틈을 비집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까지 고려해야 할까. 테러단체에 불과한 하마스의 뒷배인 불량국가 이란의 뒷배가 러시아라는 것은 상식이다. 모든 것을 떠나 현재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러시아다.

더욱이 벌써 20개월이 넘어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미국은 물론 서방국가들의 ‘무기 재고’가 급감하고 있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확연히 줄어 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미 전 세계 뉴스 채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가 이스라엘 뉴스로 빠르게 대체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현 상황의 원인과 진행 과정을 함부로 속단하거나 예측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다. 큰 변수의 하나로 중동 아랍권 국가들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는 10일 팔레스타인 편에서 사태 조기 마무리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국제법적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함으로써 아랍 국가들을 달래는 한편 어렵게나마 자리 잡아가던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크게 해치지 않으려는 정교한 외교관계의 의도도 보인다.

우선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2021.8) 이후 중동에서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만큼 이번 이스라엘 사태에 적극 개입해 조기 마무리함으로 내년 중간선거를 고려한 대외 신인도 회복에 집중할 것이다. 또한 소련 패망 이후 단극체제에서 미국이 자신의 책임을 도외시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다.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 역시 국제 질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미국 안보 위협과 직결된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미국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안전보장의 방파제이고 이스라엘은 중동 통제의 절대적 존재라는 점에서 만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이미 무기 재고가 고갈되어가는 상태에서 적극 개입할 수 있을까? 또한 하마스가 북한 무기를 사용하고 북한식 땅굴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진 가운데 첨단무기의 빈틈을 알게 된 북한도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다.

동유럽에서 전쟁, 중동에서 전쟁 그리고 위태로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인류는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통제력 분산으로 시작된 다극화 시대에 분명히 이전과 같지 않은 미국의 위상과 군사력 운용의 한계 가능성도 이미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단순한 패턴을 가진 하마스 공격쯤은 쉽게 막을 수 있다는 이스라엘군의 안일한 인식 속에 발생하였다. 문재인정부 5년간 무너진 우리 정보기관의 조기경보 능력은 어떠한가? 또한 군의 체질 개선도 시급하다. 좌파들의 세뇌 공작에 의해 와해된 ‘군 정신전력’ 강화와 함께 장비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이스라엘과 같은 수준의 ‘예비군 정예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도 필요하다.

박진기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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