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운동권·호남 출신 앞세우면 무조건 혁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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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패거리 늘리기 아닌 신념과 가치관의 공동체
늑대와 싸우겠다고 이리를 불러들이는 한심한 여당
정치 본질 모르고 패거리 문화에 젖어있는 정치인들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0-27 06:31:30

최근 벽안(碧眼)의 호남 출신 의사 인요한 연세대 교수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자리하게 되자 연일 갑론을박이다. 그는 ‘당과 당 대표는 물론 대통령에게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강도 높은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의 어록을 인용하여 “와이프와 아이만 빼고 다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두 좋은 말이다. 그러나 그가 간과하고 있다. 그 말은 오직 이건희 회장이기에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다. 처절한 후계자 경쟁에서 승리하여 삼성그룹의 오너가 되었고 반도체 사업 추진 등 미래 산업에 ‘선견지명’과 ‘추진력’ 그리고 탁월한 ‘용인술’로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회장만이 할 수 있었던 말이다.

평생 의사로 살아온 인 교수가 정치에 처음 입문하면서 쉽게 내뱉을 만한 문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은 변화의 불씨 하나라도 만들 수 있을까? 동시에 반(反)국가 운동권 출신들도 영입하기로 하였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것은 삼민투 위원장으로 1985년 미국문화원에 불을 지른 ‘용공(容共)사범 출신 '함운경(59세)’은 물론 이적(利敵)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지낸 ‘민경우(58세)’도 포함되어 있다. 북한 공산당에서나 발탁될 만한 인물들을 말이다.

어린 나이에 박근혜 키드로 발탁되어 당 대표까지 하였으나 아직 나이가 어려 성숙되지 않아 언행과 처신의 문제가 있기는 하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청년들의 대동단결을 주도하여 현 정부 출범에 큰 도움을 주었던 이준석 전 당 대표를 토사구팽하고, 객관적으로 자력과 역량이 부족한 후보를 내세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하자 비 맞은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부랴부랴 반국가 운동권 출신과 호남 인사를 영입하면 시쳇말로 “살림이 좀 나아지겠는가?” 이번 행태는 ‘늑대와 싸우겠다고 이리를 불러들이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그들만 영입하면 언제나 85~90% 이상 무지성적으로 좌파정당의 손만 들어주는 호남인들이 쉽게 보수진영으로 돌아선다고 하나? 아니면 국민의힘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좌파정당이 되고자 하는가? ‘정당 정치’란 세(勢)가 적고 많음이 아닌 ‘확고한 신념과 비전과 가치관’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기본도 모른 채 그저 ‘패거리 숫자 늘리기’로만 알고 있는 ‘한심한 여당 정치인들’은 지금 자신들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호, 공산주의 척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이며 보수정권 출범을 위해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불철주야 노력했던 수많은 보수우파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다. 국민의힘은 보수우파 국민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던지 무조건 복종할 노비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위헌 소지가 다분한 사전투표제, 전 세계적으로 밝혀진 전자투표의 낮은 신뢰성, 부정비리가 만연한 선관위 등에 대한 확고한 대책도 없이 그야말로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상황을 두고 “한국 정치가 이렇게까지 타락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김기현 대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당직자들만 해고하고 평생 의사로 살아온 인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선택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0.7%p라는 역대 최소 표 차이로 대통령이 된 이후 대법원장 인준 부결,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라는 현실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깨달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 순천 출신 인요한은 혁신위원장이 되자마자 순천 당협위원장 ‘천하람’에게 혁신위 위원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천하람의 거절은 그저 자기 생존을 위한 약삭빠른 행동으로 보일 뿐이다. 이 단편적 에피소드만으로도 인요한 스스로 ‘편협한 전라도 지역주의’의 소유자이며 ‘나이브(Naive) 생각’과 ‘현실 정치의 감이 없음’을 증명해 줄 뿐이다.

인요한의 혁신위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치경험 없는 사람 한 명이 거대 정당을 하루아침에 탈바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강서구청장 선거 책임을 물어 김기현 의원에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라하면 바로 그가 “알겠습니다” 할까. 곧 있을 총선의 공천권을 두고 대통령은 개입하지 말라고 하면 대통령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을까? 정치를 해본 적도 없고, 정치판에 있어 본 적도 없으며 아무런 정치적 기반과 의사 이외 다른 경험도 없이 오직 ‘귀화(歸化)한 호남 출신 의사’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정치판의 고인물’을 일순간에 뒤엎을 수 있을까?

게다가 악성 운동권 출신 용공분자 등 좌파진영조차 용도 폐기된 그들을 전진 배치하면 정당이 일순간에 혁신되고 보수정당의 기치가 바로 세워지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많은 보수우파 국민의 분노는 느껴지지 않는가?

박진기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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