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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닿는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포근함, 걱정하던 찬 기운은 아직 스미지 않았다. 소중한 것에 대한 망각은 아직 유예 기간이 남아 있어.”
장훈성 작가의 ‘소금꽃 질 즈음’은 사람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한 20대 공학도가 쓴 치매 소설이다. 알츠하이머는 기억력·사고력 및 행동상의 문제를 야기하는 뇌 질환으로 몸과 마음의 변화를 초래한다.
제5회 ‘디멘시아 문학상’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제자의 눈으로 스승인 화학과 교수의 치매가 진행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화학식과 치매를 하나로 묶은 독특한 설정은 독자가 알츠하이머 병을 이해하고 환자를 이해하는 데 좋은 단서가 되어준다.
저자는 삶의 생산성을 중요시해 공과대학을 선택했지만 우리 삶은 기술만으로 채워지지 않음을 깨닫고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인간은 서로의 존재로 인해 고통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인간 관계에서 큰 기쁨과 위로를 찾는다.
소설은 재밌다. 지식과 감성을 충족시키기에 적절한 도구다. 소설은 가공된 이야기이므로 원재료의 취사선택이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작가가 젊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장애와 일상생활의 변화·심리를 전문가적 견지에서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치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넘어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써 독자에게 특별한 감동·위안을 선사한다.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의 연약함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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