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조선일보 스타 여기자의 뻘짓 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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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위안부 소문 이용수의 실체 모르는 김윤덕 기자
‘주인 없는 회사’ 유한양행도 찬양... 뭘 몰라서 한심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14 06:31:20

한 번은 실수이고, 두 번 하면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 걸 거푸 세 번을 반복하면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 아닐까? 조선일보의 스타 여기자 김윤덕이 요즘 꼭 그 모양이다. 올해 내내 눈에 거슬리는 지면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오해 마시라. 내 눈에 거슬린다는 건 기호나 취향 고집 같은 게 아니다. 국민 상식 그리고 시장경제의 기본 등에 비춰 그렇다는 것이다.

일테면 올 3월 김윤덕 기자는‘1700만 원 횡령 윤미향 의원이 지은 가장 큰 죄’란 칼럼을 썼다. 윤미향의 죄는 반세기 여성운동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고, 위안부 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저버렸다는 내용이지만 그게 도무지 말이 안 된다. 여성운동과 위안부 운동이란 게 어떤 숭고한 목적이 따로 있는데 윤미향이 그걸 망쳤다는 논리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헛소리다.

여성운동과 위안부 운동은 주사파가 내세우는 종북·반일 깃발을 드는 바람에 제풀에 망가졌다. 그게 누구도 외면 못할 현대사의 진실이다. 백 번 양보하자. 김윤덕의 그런 뻘짓이란 반일을 자기 정체성으로 착각해서 결정적일 때 좌익 진영에 영합하는 조선·동아일보 민족지의 태생적 한계를 반복했을 뿐이라고 접어 두자. 급기야 지난달 김윤덕은 자칭 위안부 할머니 이용수 인터뷰에 한 면을 할애했다. 그게 10월23일 자 지면이다.

이용수가 누구던가? 가짜 위안부 할머니란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다. 그걸 주장하는 단행본 ‘빨간 수요일’(김병헌 지음)까지 등장했지만 웬일인지 이용수는 못 본 척하며 뭉갠다. 하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인공인 이용수는 전·현직 대통령을 차례로 이용해 먹은 무서운 할머니가 아니던가? 한때는 끔찍한 인간 문재인과도 쿵짝쿵짝 잘도 놀아났다.

그때 청와대 출입도 무시로 했다. 그랬더니 대선 후보 시절의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일본의 사과를 꼭 받아 달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정말 가관은 최근 김윤덕이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를 띄우는 데 나선 대목이다.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씨를 다시 한 면에 걸쳐 소개하면서 유 박사가 얼마나 훌륭한 기업인이었나를 재삼 찬양했다. 그게 11월6일자 신문인데, 일부 사람들은 내게 물을 것이다. 이번엔 큰 잘못이 없어 보이는데 왜 쌍심지를 켜고 이런 글을 쓰시냐? 아니다. 지금도 유한양행을 존경하는 기업의 하나로 꼽는 ‘시장경제 바보들’에게 천하의 조선일보가 아부를 떤 것부터 큰 문제다.

틈만 나면 나오곤 하는 유한양행 찬양이 왜 문제인가는 실은 10여 년 전에 당시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시절의 정규재가 교통정리를 잘 했다. 유한양행은 제약업계를 리드하는 기업도 아니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로컬 제약사의 하나일 따름이다. 그게 뭐가 대단한가를 용기 있게 지적한 것이다.

“창업자 (유일한 박사)가 사회 공헌 활동에 일찍 눈을 떴다는 것 외에 기업활동 그 자체로는 탁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어떤 기업이든 좋은 기업 혹은 존경할 만한 기업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불리려면 무엇보다 업(業)의 본질에서 인류에 공헌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시장경제의 기본을 모르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받아쓰기 해야 할 대목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구악(舊惡) 기자 노릇하다가 끝내 쫓겨났던 호남 출신 주필 송희영 시절부터 조선일보는 기본을 잊어 왔다. 유일한 박사는 인간적으로 멋졌지만 기업활동의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아니었다. 2세 경영을 거부하고 전문경영인을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묻지 마 찬사를 보내는 건 “기업 내놓으라”고 대기업을 겁박하는 행위다.

사실이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가 다 그러하듯 신약 복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한 해 매출액도 그저 그렇고 고용창출 효과도 그저 그렇다.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와는 비교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제약업계로 치면 글로벌 1등 기업인 미국 화이자급이거나 그 이상이지만, 유한양행은 당연히 순위권 밖에 머문다. ‘주인 없는 회사’가 이만큼 굴러가니 신통할 뿐이라는 건가?

재확인하자. 사회 대중의 잘못된 통념을 좋은 신문이 추종하거나 증폭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반기업심리가 강하고 매국적 종북 논리·반일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자명하다. 그 점에 비춰 조선일보가 띄워 온 여기자 김윤덕의 활동은 유감천만이다. 그 여성이 밉다 곱다는 차원이 아니고, 자칭 일등신문의 게이트키핑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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