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위기를 기회 삼아 국가 R&D 예산 더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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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남북군사합의는 종북 세력 주도 반국가 행위
나사·다르파 원용 국가 과학기술 개발 지원 필요
연구개발은 생존의 문제, 더욱 매진해 투자할 때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24 06:31:30

1950년 6·25 남침전쟁 이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시도 때도 없이 무력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의 숙주와 같았던 문재인 정권에서 북한의 의도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 동의했던 ‘9.19남북군사합의’의 경우 우리만 지켰을 뿐 북한은 합의를 지키지도, 지킬 의지도 없었으며 애당초 우리 군의 손발을 묶어 버릴 목적에 지나지 않았기에 사실상 종북 세력이 주도한 반국가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때다.

북한의 연일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종지부를 찍고자 국방부는 20일 도발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며, 북한은 불과 하루 뒤인 21일 22시43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함으로써 그 답을 했다. 결국 북한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오직 통제의 대상일 뿐이라는 게 드러났다.

이번 발사는 1차(5.31) 및 2차(8.24) 발사 실패 때와는 달리 위성체(만리경-1호)가 궤도에 정상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월31일 우리 측이 인양한 북한 위성체는 그 조잡함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목적으로 포탄 및 로켓 등을 지원한 북한에게 러시아가 보상 차원에서 로켓·위성 기술을 지원했을 가능성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발사 자체’가 이미 명백한 ‘9.19남북군사합의’의 중대한 위배 사항이라 판단하고 22일 오후 3시를 기해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 가운데 공중 관련 협의사항의 우선효력 정지했다. 이제야 우리 감시정찰 자산을 정상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보다 앞선 18일 미국 텍사스 주 남부의 우주 발사 시설인 ‘스타베이스’에서 순수 민간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가 자체 제작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됐다. 하지만 곧 통신이 두절되자 스페이스X는 추락 사고에 대비하고자 자동비행종결시스템을 실행하여 우주선을 폭파시켰다. 이유야 어째든 두 번째 실패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실패를 대하는 개발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은 상식과는 사뭇 달랐다.

스페이스X 품질공학 매니저인 케이트 타이스는 “계획보다 빠르게 슈퍼 헤비 부스터가 분리되었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성공적인 날”이라고 했으며 존 인스프러커 수석통합 엔지니어는 “발사체 분리 성공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특히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우주비행은 굉장히 혁신을 요하는 모험”이라며 “오늘 일도 그 과정의 하나일 뿐 나사와 스페이스X는 인간을 달·화성, 그 너머로 데려갈 것이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민간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가 나오기 전까지 우주개발은 나사의 전유물이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사는 1957년 10월4일 소비에트연방(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자 패닉에 빠진 미국 정부가 곧 기존 조직을 보강하고 유사기관을 통폐합하여 설립한 기관이다. 미국이 항공우주산업을 최우선 국가사업으로 추진한 것은 냉전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던 시기에 소련이 미국보다 앞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는 데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소련의 대미(對美) 감시정찰 능력이 획기적으로 발전되었고 ‘대형탄두 장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안정적으로 성공하리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현재 나사와 함께 미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은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다. 나사와 다르파는 미국 첨단과학기술 개발의 표상과 같다. 나사가 항공우주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면 다르파는 그 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기획·평가·관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직접 개발이 아닌 대학연구소나 방산업체들을 경합시켜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선정하는 곳이다. ‘고위험-고성과(high risk-high return)’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기술개발 ‘성공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그 결과 만들어진 기술은 미국을 세계 최고의 기술 선진국으로, 최강의 군사력 보유국으로 만들어 준다.

북한이 ‘낮은 수준의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글로벌호크(RQ-4)와 유사한 무인기(샛별-4)도 개발하고 위성발사도 하는 등 신기술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첨단기술 R&D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에게서 배울 것이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은 ‘군사과학 기술개발에 대한 열성과 과학자에 대한 대우’다. 과거 미국이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에 놀란 나머지 전폭적 지원으로 설립했던 나사와 다르파가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듯이 북한의 미사일·위성 개발은 우리에게도 똑같은 상황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나사와 다르파를 원용하여 국가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투자하자. 우리의 생존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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