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트로트 전설’ 심수봉 국민 프로듀서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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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 심수봉 가수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6 18:02:17

심수봉(본명 심민경)은 1973년부터 서울 소공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칸티나’ 등에서 노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재즈음악가 엄토미의 부탁으로 박종규 전 대통령 경호실장이 주최한 파티에 피아노 연주자로 참석하게 된다.

이때 박 전 실장 눈에 띄어 1975년 대통령 만찬에 초대됐고 여기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심수봉의 자서전 ‘사랑밖엔 난 몰라’에 ‘눈물 젖은 두만강’ ‘황성옛터’를 들으며 박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실려 있을 정도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다.

본격 데뷔곡은 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그때 그 사람’이다.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MBC ‘금주의 인기가요’와 TBC ‘가요 베스트7’의 정상에 등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TBC와 KBS 신인가수상·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며 인기 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197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인 ‘10.26 궁정동 사태’에 휘말리며 가수 인생에 타격을 받았다. 이날은 충청남도 당진과 아산을 잇는 국내 대규모 방조제의 완공식이 있던 날이었다. 기분이 좋았던 박 전 대통령이 연회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려 심수봉도 참석하게 됐다.

당시 현장에는 심수봉 외에도 모델 신재순·중앙정보부장 김재규·대통령 경호실장 차지철 등이 있었다. 그런데 만찬 도중 김재규가 쏜 총탄에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경호실장 차지철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 이후로 심수봉은 지속적인 정부의 감시를 받았으며 헛것을 본다는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에 감금돼 한 달이 지나서야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이후로도 고난은 계속돼 TV에 출연하면 10.26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1980년 방송정지 조치를 당해 오랜 칩거 생활을 했다.

1980년 피폐해진 몸과 마음의 치료를 위해 지인을 통해 심리학자 한기석을 만나 1년여간 동거하다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약 1년 만에 끝났다. 그 사이 아들 한승현을 낳고 이혼했다.

이후 자신이 노래하던 밤무대의 사장 박진섭을 만나 결혼해 1984년 딸 박성희를 낳고 9년간 결혼생활을 이어 갔지만 성격 차이로 또다시 이혼했다.

1993년 지금의 남편 김호경을 만나 세 번째 결혼을 했다. 당시 김호경은 MBC 라디오 ‘심수봉의 트로트 가요 앨범’의 PD였다. 심수봉은 본인의 히트곡 ‘비나리’가 당시 김 PD를 짝사랑했을 때 만든 노래라고 밝힌 바 있다.

1984년 방송 금지가 해제된 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그대와 탱고를’ 등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 갔고 1987년 ‘사랑밖엔 난 몰라’가 히트하면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비나리’(1996), ‘백만송이 장미’(1997), ‘개여울’(2005), ‘나의 신부여’(2011) 등을 히트시켰으며 올해 4월에는 신곡 ‘부부행진곡’을 발매하는 등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심수봉은 28일 오후 9시10분 첫 방영되는 MBN ‘현역가왕’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다. ‘현역가왕’은 2024년 치러질 ‘한일 트로트 가왕전’에 나갈 대한민국 대표 ‘최정상급 여성 현역 트로트 가수’ TOP7을 뽑는 서바이벌 음악 예능이다.

최종 선발된 7인은 일본 후지티비의 자회사 ‘넥스텝’에서 ‘불타는 트롯맨’의 판권을 구입해 제작 중인 ‘트롯걸 in 재팬’ TOP7과 맞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출전해 본격 한·일 대항전을 펼치게 된다.

국내 최정상급이라 불리는 현역 여성 트로트 가수를 대상으로 현존 최고 현역을 뽑기 위한 맞짱 승부를 펼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데뷔 45년차 경력을 살린 날카로운 심사평이 기대되는 가운데 심수봉의 빌딩이 주목받는다. 심수봉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빌딩 하나를 소유 중이다. 1989년 2월 역삼동의 350.2㎡(약 105.93평) 규모의 토지를 매입해 1990년 연면적 300.48㎡(약 90.89평)의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을 지어 사무실과 자택으로 사용했다.

이후 건물을 허물고 2007년 12월 현재의 건물을 완공했다. 같은 땅에 신축한 두 번째 건물로 지하 2층~지상 2층·옥탑 1층, 대지면적 350.2㎡·연면적 866.26㎡(약 262.04평) 규모다.

근린생활시설 및 주거시설인 이 건물엔 교회·디저트 카페 등이 입주해 있다. 2층은 심수봉 가족의 자택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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